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이 중증 급성신손상(AKI) 환자의 체액 관리를 위해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을 도입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급성신손상 환자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급성신손상은 신장이 체액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체액이 과도하게 쌓이는 질환으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체액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중증 환자에게 시행하는 지속적 신대체요법(CKRT)은 24시간 동안 체외로 혈액을 순환시켜 신장 기능을 대신하지만, 체액 조절에 있어 기존 체중 변화나 체액 배출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을 지속적 신대체요법과 병행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생체전기 임피던스는 인체에 미세 전류를 흐르게 해 체내 수분 함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로, 체액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교수팀은 국내 8개 병원에서 급성신손상 환자 208명을 모집해 기존 체액 관리 그룹과 생체전기 임피던스 활용 그룹으로 나눠 체액 조절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생체전기 임피던스를 활용한 그룹은 치료 초기 24시간 이내에 체액 평형 상태에 도달하는 비율이 높았고, 28일 사망률이 37%로 기존 그룹(52%)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한, 체액 제거 속도가 빨라졌음에도 저혈압 발생이나 혈압 유지 약물 사용빈도에서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어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는 체액 과다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절해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김세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기술을 활용해 체액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추가 연구를 통해 사망률 개선을 더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 신장학회지 ‘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Bioimpedance-Guided Fluid Removal in Continuous Kidney Replacement Therapy: The VENUS Randomized Clinical Trial’이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