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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전쟁이 끝나는 시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라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한다. 우크라이나는 아쉬워도 끝낼 수 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열세에 있는 사이 러시아는 조금이라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 필사적이다. 막판 최전방에 북한군을 세웠다. 수천명이 죽었다는 믿기지 않는 통계가 나왔다. 전우의 시체를 넘으며 싸우는 기술은 날로 늘어 전투력이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국가는 병사를 전장에 내몰면서 참전 사실마저 부인한다.

 

그러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포로를 감출 수 없다. 처음 붕대를 감은 북한 군인을 뉴스로 보았을 때 가짜라 생각했다. 북한군인 참전은 사실로 나타났다. 휴전 협상에서 포로는 가장 큰 이슈가 된다. 이슈가 되는 북한군 포로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이다. 국가가 참전을 부인하니, 병사에게 국가는 없다. 그렇다고 러시아 군인도 아니다. 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병사는 한국을 희망한다. 이들을 국내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병사는 한국으로 올 수 있을까. 참전을 부인하는 국가는 포로를 송환할 생각은 있는가.

 

존재조차 인정되지 않는 병사에게 어떤 선택이 있을까. 그들은 귀향할 수 있을까. 병사의 생명에 조금도 관심 없는 권력자가 병사를 전쟁 소모품으로 내몰고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름도 국적도 없이 전쟁에 참여한 병사는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기 어렵다. 불법 참전한 병사를 우크라이나에서 어떻게 할지 또한 관심사이다. 우크라이나는 북한 병사를 어떤 방식으로 교환할 것인가. 북한 병사를 최전방에 내몰고 설마 참전 사실마저 부인하면 포로가 된 그들이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병사의 나라가 당신을 버리지 않고 참전을 인정한다면 군인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군인에게 자유로운 선택이 주어진다. 한국전쟁이 그러했던 것처럼 전쟁이 끝나는 시점에 포로의 귀향 문제는 이슈가 된다.

 

전쟁은 참혹하다. 보다 참혹한 일은 포로 교환이다. 정치의 연장이 전쟁이라는 말처럼 포로 교환에 정치가 작동한다. 더욱이 이념으로 일어난 한국전쟁에서 포로들을 어떻게 했었는지 아직 과거는 살아 있다. “당시 아버지는 전쟁 포로가 되어 거재도 포로수용소에 있었다. 고향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나서라 했다. 용기 있게 앞으로 나선 사람들을 그 자리에서 총으로 모두 쏘아 죽였다. 아버지는 뒷줄에서 그 광경을 목격했다. 먼저 나선 사람들의 죽음이 있은 뒤 아버지는 포로 교환으로 함북도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살아왔다는 이유로 의심에 눈초리를 받았다. 포로 교환된 사람들은 사상 증명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었다.” 북한이탈주민의 증언이다.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서명한지 70년이 지났다. 전쟁이 끝나가는 시점에 포로가 된 병사의 생사에 권력자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전장에서 죽은 병사와 살아남은 병사의 귀환을 책임져야 한다. 사상검증 했던 시대는 지났다. 병사는 소모품이 아니다. 병사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라. 살아있음을 부정하지 마시라. 포로의 귀환은 병사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전쟁으로 얻는 이익보다 포로 귀환이 먼저 이슈가 되어야 한다. 살아있음에 당당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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