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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새 3조 늘어난 가계대출…빚투·영끌 다시 고개 드나

금리 인하에 레버리지 수요 급증…DSR 강화 선수요도 겹쳐
이달 가계대출 증가폭,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 전망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불과 보름 만에 3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억눌려 있던 ‘레버리지(차입) 수요’가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조짐에 반응하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선수요’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5조 9827억 원으로, 4월 말(743조 848억 원) 대비 무려 2조 8979억 원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가 월말까지 지속된다면, 이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5조 8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8월(9조 6259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금리 인상과 대출 총량 규제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연초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규제 완화 기조가 감지되자 2월(+3조 931억 원)을 시작으로 3월(+1조 7992억 원), 4월(+4조 5337억 원)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회복세에 접어든 것이다.

 

대출 급증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금리 하락이 꼽힌다. 한국은행이 작년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시장금리도 동반 하락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 기준)는 3.57~4.57%로, 하단 기준으로는 약 3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변동금리(4.055.45%)와 고정금리(3.484.88%) 모두 작년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흐름은 자산 시장에도 반영돼, 올해 2~3월에는 주택 거래가 급증했고, 그 여파가 시차를 두고 현재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5월 들어 보름 만에 1조 939억 원이 늘어나 4월 전체 증가폭(8868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주식이나 가상자산(코인) 등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DSR 규제도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단계가 도입되면 총 대출액이 1억 원을 초과할 경우 모든 대출에 대해 DSR 70% 규제가 적용돼 대출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규제가 본격 적용되기 전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가 최근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DSR 규제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고, 실제 상담 후 대출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당분간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자산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레버리지 수요가 늘어날수록 주택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에 대한 기대 심리도 커지고, 이는 다시 대출 증가로 이어지는 ‘부채 악순환 고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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