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가 창작자인 지역 예술인과 수혜자인 시민이 모두 융성한 문화예술을 누리는 도시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책부터 생활 예술인들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노력이 쌓이는 중이다. 문화예술 도시로서 품격을 높이는 수원시의 전략을 확인해 본다.

◇수원 문화예술인의 삶을 윤택하게
시는 올해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연 150만 원의 기회소득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며 어려움을 겪은 지난 2020~2022년 '예술인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적은 있지만 창작 활동에 소득 개념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시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은 대상 인원이 많아 예산 확보가 필요했던 만큼 신중하게 추진됐다.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원로 예술인 간담회, 예술인 대토론회 등 지속적으로 예술인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인 경우 1인당 연간 150만 원의 현금을 지원한다. 지난 4월 접수 당시 관내 지역예술인 1032명이 지원해 소득시삼을 거쳐 837명이 선정됐다. 지난달 1차분이 지급됐고 다음 달 2차분이 지원된다.
'스스로 빛나는 달'이라는 예명의 싱어송라이터 김다현 씨(25)는 "하루하루 아르바이트를 해서 본업인 음악활동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원받게 돼 창작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며 "스토리를 기반으로 공감각적 느낌을 살리는 음악을 만들어 거리공연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역 예술인이 새로운 미래 예술에 적응하도록 연습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AI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접목하도록 지역 문화자원과 기술을 창작자 중심으로 연결하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 활성화' 사업이 그 예다.
관내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비용과 AI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해 단편영화나 미디어아트, 공익영상 등을 제작하도록 돕는다. 올해 첫 시도로 5개 사업을 통해 30명(팀)에 달하는 창작자들이 참여했다.
예술인 기회소득과 AI를 활용한 미디어콘텐츠 제작 활성화 사업 등은 시가 문화예술인의 활발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새로 도입한 사업이다. 시는 이를 포함해 올해 총 47개 문화예술인(단체) 지원사업을 추진, 총 38억 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전문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공간도 지원한다. 시각 예술 작가 13명의 레지던시 공간인 푸른지대 창작샘터, 공예 작가 6명의 레지던시 공간인 지동예술샘터, 문인협회 등이 활동하는 문학인의 집 등 문화예술공간과 시설을 운영한다.
각 공간들은 오픈스튜디오, 상설 전시, 토론 및 연구모임과 같은 프로그램이 열리고 작품의 원활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지역 예술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 누구나, 수원 어디서나' 문화예술 향유
시에서 문화예술은 전문가나 창작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누리고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으로 예술 참여 기회를 보장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먼저 지역 문화 생태계의 주체가 될 청년 예술인에게 '유망예술가 지원사업'으로 최대 500만 원의 작품활동비와 자문 등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통합하는 지름길도 문화예술 활동으로 빚어낸다. 시는 장애인 문화예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장애인예술단체의 창작 발표 활동을 지원하는 등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밀착형 문화 프로그램이 자생하도록 풀뿌리 예술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예술인이 직접 소규모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소규모 문화예술행사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관내 문화예술단체나 예술인이 주관하는 행사나 거리공연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또 전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위한 문화예술 공모사업도 추진한다. 경기예술활동지원, 형형색색 문화예술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으로 올해 60건의 예술활동을 지원한다.
새빛 생활예술인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생활예술단체 100팀 가량의 공연예술 활동을 지원하며 생활 예술인들이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시는 거리와 골목 곳곳에서 문화예술이 퍼져나갈 수 있도록 18곳의 버스킹존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거리공연을 원하는 누구나 사전예약을 통해 기회를 얻는다.
또 새빛동행길(동네가 행복한 길거리공연) 버스킹은 오는 11월 1일까지 총 24회 진행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예술로 소통하는 시간을 만든다.

◇올해도 이어지는 문화·예술 공연
시는 문화예술의 다채로움을 시민이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한다. 오는 가을에도 발레와 재즈, 공연 및 전시는 물론 예술적 경험을 담은 문화예술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시의 대표적인 예술 축제 중 하나인 ‘수원발레축제’는 9월 5~6일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5일에는 수원에서 발레의 꿈을 키우고 있는 유망주 발레단, 6일에는 국립발레단 등 정상급 전문 발레단의 공연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도심 속 축제를 표방하는 ‘문화도시 수원 페스티벌’은 오는 10월 25일 수원지역 예술인과 시민의 마음에 꽃을 피울 예정이다. 제1야외음악당 메인 무대에서 수원시 예술인들이 만들어가는 음악회와 힐링콘서트 공연이 열린다.
시 관계자는 “시는 예술인의 자립 기반 조성과 주민 참여 확대를 문화예술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수원의 예술인 누구나 안정적으로 창작하고, 수원시민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