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마켓이 ‘5년 내 거래액(GMV) 2배 성장’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2026년을 ‘오픈마켓 선도 혁신기업으로의 부활 원년’으로 선언한 G마켓은 연간 7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국내외 사업을 동시 확장할 계획이다.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제임스 장(장승환) G마켓 신임 대표는 “국내 1위 오픈마켓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G마켓은 앞으로 ‘G-Market’, 즉 글로벌-로컬 마켓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K-상품을 세계로 연결하는 K-이커머스 플랫폼이 목표”라고 말했다.
◇ 셀러 지원 5000억 원…“비용은 줄이고 성장엔 가속도”
G마켓의 핵심 투자는 셀러 중심의 정책 변화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에 집중된다. 연 5000억 원 규모다.
우선 기존 셀러들이 할인행사 비용과 쿠폰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구조를 바꾼다. ‘빅스마일데이’ 같은 대형 프로모션 시 고객 할인 비용을 100% 회사가 부담하고, 그동안 부과되던 쿠폰 수수료도 폐지한다. 이를 통해 연간 500억 원가량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신규·영세 셀러 육성 정책도 확대된다. 지원 예산은 기존보다 50% 늘어난 200억 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일정 기간 수수료를 면제하는 ‘제로(0) 수수료’ 제도도 곧 도입된다. 현재는 중소형 셀러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해 밀착 지원에 나섰다.
또 입점 초기 셀러를 밀착 지원하기 위해 100명의 전문 인력을 새로 채용하고, 20일에는 셀러 컨퍼런스를 열어 구체적 지원책을 직접 안내했다.

◇ 해외 공략 본격화…“5년 내 역직구 거래액 1조 원”
G마켓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해외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JV)이 지난달 공정위 승인을 받은 것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
현재 G마켓은 알리바바 그룹 산하 동남아 대표 커머스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등 5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K뷰티 중심의 첫 할인전을 진행하며 반응을 확인했다.
라자다는 1억 6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초대형 플랫폼으로, G마켓은 이곳에 2000만 개 이상의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G마켓은 올해 동남아 5개국을 시작으로 2026년 남아시아, 남유럽(스페인·포르투갈)에 이어 2027년 북미·중남미·중동까지 진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라자다는 G마켓에 동남아 10년 이상의 운영 노하우를 제공한다.
G마켓은 이를 통해 5년 내 역직구 거래액 1조 원 이상, 신규 고객 수억 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 고객 혜택 1000억 원 투입…“다시 찾고 싶은 행사로”
소비자 혜택 강화를 위해 연 1000억 원 이상을 별도로 투입한다. ‘빅스마일데이’, ‘한가위빅세일’, ‘설빅세일’, ‘G락페’ 등 4대 프로모션의 투자 규모를 50% 이상 확대해, 국내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망과 직소싱 시스템을 활용해 유럽 등지의 신규 상품 100만 개(SKU)를 추가 확보한다.
상품 다변화에도 속도를 낸다. 온라인 판매에 소극적이던 주요 브랜드와의 협력(JBP)을 강화해 올해만 10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마트와의 협업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O2O 기반 퀵배송 서비스도 2026년 상반기 중 도입된다.

◇ AI에 1000억 원 투자…“‘나를 가장 잘 아는 쇼핑몰’이 목표”
G마켓은 AI를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두고 있다. 장 대표 “향후 5년간 이커머스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AI일 것”이라며 “연간 1000억 원을 투자해 알리바바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구현하고, 개인화 광고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G마켓은 딥러닝을 활용해 고객의 행동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강화한다. 쇼핑홈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 추천 피드를 도입해 쇼핑의 '개인화'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에이전트를 알리바바와 공동 개발한다. AI 에이전트는 챗, 리부뷰, 디스커버리, 서치 4개 분야로 판매자와의 상담, 상품 탐색 등이 가능해진다.
텍스트뿐 아니라 감각·이미지 기반의 검색을 지원하는 ‘멀티모달 검색’을 도입해,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처럼 추상적인 검색 의도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셀러 광고 시스템에도 AI를 접목한다. 상품별로 최적의 타깃 고객을 자동으로 추천하고, 광고 효율을 스스로 개선하는 구조다.
G마켓은 총 2가지의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인다. 우선 라이브 쇼퍼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은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 외부 채널에 콘텐츠를 공유하고 수익 쉐어를 받는 기능도 탑재된다.
이마트의 품질 높은 신선상품을 앞세운 장보기 플랫폼도 눈에 띈다. 이마트가 스타 배송으로 판매 중인 다양한 상품과 알리바바가 운영 중인 하마슈퍼의 운영 노하우, 배송 및 물류 기술이 결합해 차별화된 장보기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G마켓의 설명이다.
김정우 G마켓 PX본부장은 “장보기 플랫폼에도 다양한 AI 기술이 적용돼, 구매 주기에 따른 추천은 물론이고 상품 정보 또한 AI가 요약해 줄 것”이라며 “대화형 검색으로 매장에서 직원과 직접 상담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26년은 재도약의 원년”…“AI·상생·글로벌이 3대 축”
장 대표는 “올해 말까지 체질 개선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AI와 상생, 그리고 글로벌 확장을 세 축으로 삼아 다시 성장하는 G마켓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마켓은 단순한 오픈마켓이 아니라, 셀러와 고객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첨단 상생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