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4000선을 넘어섰지만, 개인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과 주식 가격 상승으로 투자 열기가 극에 달하며, 가계가 보유 자산을 총동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에서만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0조 원가량 급감한 반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은 7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23일 기준 649조 5330억 원으로, 전달 669조 7238억 원 대비 약 20조 1908억 원 줄었다. 하루 평균 8779억 원씩 인출된 셈으로, 지난해 7월 29조 1395억 원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지 조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시중에 대기 중인 유동자금을 뜻한다.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765조 9813억 원으로 이달만 약 1조 8864억 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달 대비 1조 2183억 원 증가한 610조 2031억 원, 신용대출은 7134억 원 늘어난 104조 521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신용대출의 일환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8조 7893억 원에서 39조 3202억 원으로 약 5309억 원 증가하며 1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계약금·중도금이나 국내외 증시, 가상자산 투자 등 자금 수요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24조 4220억 원으로, 전월 대비 약 9292억 원 늘었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약 4년 만에 24조 원을 돌파한 수치다.
증시 내에서는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과거 2021년 코스피 3000 돌파 당시, 마이너스통장 및 신용대출 증가가 주식투자 수요 확대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되며, 반대매매 금액이 평균의 두 배 이상으로 늘고 코스피가 3300선에서 2900선으로 약 10% 하락한 조정 사례가 있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상승장을 유동성 중심의 랠리로 평가하며,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충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금융당국도 “가계부채와 신용대출 증가 추세를 점검하고 있다”며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버블 논란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P 500 지수 7000 시대와 코스피 4000 시대가 맞물려 있지만, 주식 상승만으로 버블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수습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