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 등 OTT를 통한 K드라마와 아이돌 팬덤 확산이 식품·화장품 소비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SNS에서 화제가 된 불닭볶음면, 아이돌이 사용하는 쿠션 팩트 등이 해외 소비자의 즉각 구매로 이어지며 한류가 한국산 소비재 수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농수산식품(K푸드) 수출은 올해 9월까지 누적 92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2021년 첫 100억 달러 돌파 이후 4년 연속 호조세이며, 올해 연간 수출은 약 12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K뷰티의 기세도 가파르다. 2023년 화장품 수출은 전년보다 20.3% 늘어난 102억 달러로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도 9월 누적 기준 85억 달러로 15.4% 증가하며 연말에는 약 11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반도체·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소비재 산업이 이제는 정부가 지정한 15대 주력 수출 품목에 버금가는 규模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K뷰티가 프랑스를 제치고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으며, K푸드는 동남아시아·중동에서 할랄 인증 제품과 현지화 소스류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식품·화장품 수출은 각각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가전(약 80억 달러)·이차전지(약 98억 달러) 등 일부 전통 소비재보다 큰 규모로 성장했다. 반도체(약 1419억 달러), 자동차(약 708억 달러) 등 최상위 품목과는 격차가 있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다만 업계는 여전히 인증 절차와 물류비가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다. 한 중소 화장품 기업 대표는 “한류 효과로 해외 바이어 문의가 30% 넘게 증가했지만 인증·물류비 부담이 큰 걸림돌”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한류 마케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품질 경쟁력 강화와 국가·지역별 맞춤 전략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도 K소비재를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 보고 연내 ‘K소비재 수출 확대 방안’을 발표해 마케팅·물류·인증 등에서 현장 애로 해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지금이 시장 확대의 기회”라며 “한류라는 기반 위에서 제품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