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비극들을 막아내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 노동자의 산재 사망자 비율이 증가하는 문제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고령화 현상의 연장선상에서 나이가 많은 노동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어쩔 도리가 없는 추세다. 먹고살기 위해서 현장에 나서는 노년층의 산업안전을 위한 정밀한 대책들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살기 위해 산업전선에 나선 노년에게 일터가 위태로운 죽음길이 돼서는 안 된다.
25일 고용노동부의 ‘2024년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재작년 산재 사망자 10명 중 6명 이상이 55세 이상 근로자였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보상을 승인한 사망자는 총 2098명으로, 이 가운데 65.8%가 55세 이상 노동자였다. 사망자 중 업무상 사고로 숨진 근로자는 827명, 업무상 질병 사망자는 1271명으로 집계됐다. 고령화 속 노동환경의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모면하기 어려운 통계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산재 사망자는 18세 미만 0명, 18∼24세 16명, 25∼29세 32명, 30∼34세 39명, 35∼39세 69명, 40∼44세 153명, 45∼49세 160명, 50∼54세 248명, 55∼59세 274명, 60세 이상 1107명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에서 전체 사망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 등 연령이 올라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법적으로 고령 근로자를 55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산업재해 구조가 사실상 고령 근로자 중심의 위험 구조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재 전체를 봐도 고령 근로자의 비율은 절반이 넘었다. 2024년 산재는 14만2771건 발생했는데, 55세 이상 근로자의 산재가 7만4812건(52.4%)인 것으로 집계됐다. 산재 위험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피해의 무게가 고령층으로 확실하게 쏠리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고령 노동자의 산재나 산재 사망률이 높은 원인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로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가 많아지는 추세에 기인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고령 근로자의 신체적 취약성이 원인이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지원으로 작성된 ‘대한민국 고령 근로자의 업무 관련 치명적 부상의 특징’보고서 역시 ‘노동 인구의 고령화는 감각 기능, 균형 감각, 운동 능력의 저하로 인해 산재 발생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령 근로자의 사망 재해는 건설업, 단순노무직, 일용직 등 고위험·불안정 고용 분야에 집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구조의 한계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 고령 근로자들을 아예 투입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게 현실이니 불가피한 노릇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이와 같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고령 친화적 작업환경 개선’과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관리 필요성’을 제안한다. 구체적 방안으로 고령자 취업자를 대상으로 정기 실태조사와 별도 재해 통계를 산출하고 고령 취업자의 노동능력 평가제도를 도입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같은 노령층이라도 신체적인 능력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본인들 마음 같아서는 평생 일해온 경험 등을 바탕으로 자신이 있어 하지만, 이는 객관적인 능력 평가를 거쳐 안전성을 사전에 확인하도록 하는 게 맞다. 더욱이 산재 사고는 사고유발자 자신 한 사람만이 아닌 다수의 희생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을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 모든 안전사고는 방심이나 자만심에서 시작된다.
노동부는 올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확보, 이중 위험 경보기 설치 등 고령 근로자 친화적 작업환경 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고령 근로자 다수 고용 업종에 작업관리 가이드라인 등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고령 노동자에 대한 관리체계는 더욱더 정밀하게 디자인돼야 한다. 고령화는 거스를 수 없는 사회현상이고, 산업 현장 노동자의 고령화는 필연적이다. 먹고살기 위해 일터에 나서는 고령 노동자들의 불행한 사고를 막기 위한 시스템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