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0여 년 전부터 기초 일본어학습자를 대상으로 틈틈이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일본어를 시작하는 학습자를 조금씩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데, 학창시절부터 봉사활동에 눈을 떠 물질적인 기부는 쉽지 않지만 재능기부로 봉사를 하면 더 의미가 클 것 같아 13년 전부터 포천시청과 고양시에서 무료강좌를 운영하고 있어서 이제는 어엿한 일본어강사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영어로 학력고사를 준비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2학년 봄방학 때 일본어로 바꾼 후 암기하는 방식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다보니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만을 아는 불균형의 공부법으로 애를 많이 먹었다.
대학에 진학한 후로는 교양일본어를 배우는 학과동기나 동아리 선배들을 대상으로 ‘시험대비일본어’ 강습을 했고, 국문학과 일문학을 전공하여 2개의 학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기업체나 약사회 등 단체에 출강하여 무료수업으로 수강생을 가르쳤으며, 포천시와 고양시에서 청소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강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가 일본어를 무료나 실비로 가르치는 데에는 단 하나의 목표나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이 우리를 지배했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일본을 싫어하거나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견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근대이후 다수의 우리 문화재를 강탈하거나 대마도를 무단점거하고 있으며, 엄연한 우리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다고, 역사교과서마저 사실을 왜곡한 채 중·고교생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옛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일본이 싫다고 일본을 증오하고 등한시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마음속으로 웃으며, 우리를 바보라고 조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