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밀댁이야기-정태륭 소설집 정태륭 | 우인북스 | 290쪽 | 1만원 ‘제밀댁이야기’는 ‘우리말상소리사전', ‘조선상말전’을 펴내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 정태륭의 소설집이다. 작가는 어느날 아버지와 바람이 난 젊은 여자, ‘제밀댁’과 이를 시기하는 ‘엄니’의 이야기를 슴슴하게 풀어낸 ‘제밀댁 이야기’를 비롯해 9개의 단편소설과 담시(譚詩) 열 두 편을 엮어 책을 냈다. ‘제밀댁 이야기’에서 제밀댁은 ‘제물포댁’ 즉 인천여자라는 뜻으로, 어린시절을 인천에서 보낸 작가의 고향이야기인 동시에 작가가 꿈꾸는 사랑의 원형이다. 본처, 책의 시점으로 말하면 ‘엄니’에게 볼꼴 못볼꼴 다 당한뒤 쫓겨나고도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를 돌보기위해 다시 찾아온 제밀댁에게서 작가는 조건 없이 순수한 사랑을 찾는다. 엄니는 남편이 병으로 죽고난 뒤엔 병수발 들던 제밀댁을 다시 쫓아낸다. 하지만 이내 허전한 마음에 제밀댁을 다시 들이는 엄니의 모습에선 진한 한국적 정서가 느껴진다. 작가는 1944년 인천에서 태어나 평생 철도공무원이었던 부친을 따라 연천 검불랑 이북의 흥남 등을 전전하며 살았다. 6·25 직전 남하해 인천문학초등학교, 인천중을 나와 제물포고를 다닌 작가는 고향에
60살 넘은 노인도 사랑을 하고, 때론 삐지기도 하며, 때론 외로움을 느낀다. 전국연극제 경기도대회 예선에 출전한 하남시지부의 연극 ‘나더러 어쩌라고!’(원제:늙은 날의 초상)는 이런 노인들의 희노애락을 유쾌하게 그린 연극이다. 노래교실에서 만난 네 노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으로서의 그들을 잘 표현해냈다. 뛰어난 자식들이 있어도 무관심속에 상처받는 순덕, 재혼이라는 이유로 남편이 죽자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금봉, 폐지를 주우면서 힘들게 살아도 항상 자식걱정인 거북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엄마’를 떠올렸고, 함께 울고 웃었다. 특히 능청 맞은 할아버지 장수역을 맞은 이봉규씨의 탁월한 연기력은 연극을 자연스럽게 이끔과 동시에 중간중간마다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스타카토처럼 끊어지는 극의 구성도 관객의 상상력을 최대한 자극하며 극의 감칠맛을 더했다. 네 노인이 서로 다투고 토라지고 싸우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스토리에 관객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으며, 극장을 나갈때까지 그 유쾌한 감동은 이어졌다.
지난 3월 2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도립국악단의 신춘음악회는 ‘신춘(新春)’이라는 말에 걸맞게 봄 기운이 가득 차 있는 상큼한 무대였다. 국방부 전통악대의 우렁찬 고함으로 시작한 ‘대취타’는 진짜 군인이 연주하는 군인의 음악이어서 그런지 씩씩한 장부(丈夫)의 기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도립 극단과의 협조로 임금의 행차를 그대로 무대로 가져온 설정은 무대를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했으며, 공연장 뒤쪽에서 등장한 임금이 무대 앞으로 나갈 때까지 연주된 ‘수제천’도 특유의 아름다운 가락이 두드러진 완성도 있는 연주였다. 임금이 등장해 봄을 맞는 연회를 연다는 설정은 국악고 학생들의 화려한 검무와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보허자’로 이어져 감동을 더했다. 하지만 디테일에선 2% 부족했다. 음향시설의 문제인지 연주내내 쇳소리와도 같은 잡음이 들려 공연내내 몰입을 방해했다. 특히 1부 관현악연주 때 두드러진 잡음은 피리의 청아한 소리를 탁하게 만들었다. 임금 행차 때 쓰인 창고에서 막 꺼내온 듯한 꼬깃꼬깃한 햇빛가리개도 실망스러웠다. 작은 실수였지만 프로답지 않았다.
수원시여성자문위원회(회장 이화자)는 지난달 29일 수원시 천천동 ‘내일을 여는 멋진여성 수원시지회’를 방문해 오버록 미싱을 기증했다. 내일을 여는 멋진여성 수원시지회(회장 김성의)는 205명의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미싱교육을 실시해 일반 의상부터 한복의 수선과 제작 기술을 가르쳐 경제적 자립을 도와주고 있다. 수원시여성자문위원회는 내일을 여는 멋진여성수원시지회에서 교육에 필요한 공업용 미싱을 구입하기 위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여성장애인의 꿈을 실현해주기 위해 공업용 오버록 미싱 1대(싯가75만원)를 전달하게 됐다. 내일을 여는 멋진여성 수원시지회는 오는 5월부터 능력개발을 통한 자신감과 경제적 능력 회복을 위해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미싱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내일을 여는 멋진여성 수원시지회(031-253-3777)로 문의하면 된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지난달 29일 경기복지재단과 공동으로 ‘경기도 위기가정 지원실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연구원이 추진했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군 무한돌봄센터 관계자와 함께 정책방안을 토론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무한돌봄센터 사례관리자, 사회복지사, 상담전문가, 교육자, 연구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토론의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첫번째 발제를 맡은 서해정 한국장애인개발원 선임연구원은 “경기도내 위기가정 지원을 위해 복지, 자활, 고용, 보건, 교육, 정신보건 등을 연계한 통합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간에 대한 재정지원 방식 다양화, 민·관의 역할분담 및 관리평가 방식의 명확화, 종사자의 고용안정 및 교육체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강혜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복지서비스연구실장은 “단순한 현금급여를 통한 생계보장이나 욕구의 충족차원을 넘어, 다차원적 서비스 방식과 전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핵심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전재현 경기복지재단 연구원과 도내 무한돌봄센터 관계자가 나와 더욱 체계적인 복지정책에 대한 토론을 이
슬하에 삼남매를 둔 노부부가 있다. 첫째 아들은 기러기 아빠로 그나마도 사업을 하다 망했고, 둘째 딸은 부잣집에 시집을 가 친정에 잘 들르지도 않는다. 뒤늦게 연극에 빠진 셋째 딸은 노처녀가 될 때까지 시집도 안가고 부모의 속을 썩인다.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프고 서러워도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내색을 않는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때문에 평생 모은 재산을 날려도 행여 아들이 기죽을까 웃음을 보인다.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딸이 걱정돼 찾아간 사돈집에서 문전박대를 당해도, 그 집 대문에 큰 절을 하고 돌아온다. 부디 우리 딸을 잘 돌봐달라는 말과 함께. 노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그 모든 일들을 묵묵히 끌어 안는 모습은 가슴 찡한 감동을 남겼다. 함께 늙어가는 노부부의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는 덤이다. 노부부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울고 웃었다. 노부부의 사소한 실랑이는 귀여우면서도 따뜻했고, 할머니의 죽음이 가지고 온 무거운 슬픔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주인공 노부부 역을 맡은 배우들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감정을 잘 살려냈다. 하지만 극의 감초로 등장해야 할 일부 배우들, 특히 라디오 부스에 있던 연기자들은 연습부족 탓인지, 대사를 버벅거리거나 책을 읽듯
■ 수원시니어합창단 31일 창단콘서트 지난 27일 오후 2시, 장안구청 6층에 위치한 대회의실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40여명의 어르신이 부르는 아름다운 합창소리로 가득했다. 합창 연습 도중에는 “박자에 맞춰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해주세요! 무릎 안 좋으신 분들은 뒷줄로 가시구요~”라는 보통의 합창단에선 들을 수 없는 지휘자의 말도 들렸다. 합창을 듣고있자니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말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찡해졌다. 노래의 주인공은 깊은 울림과 감동이 있는 합창단, ‘수원시니어합창단’이다. 50세이상 70세이하 시니어들로 구성된 수원시니어합창단은 오는 31일에 있을 창단 콘서트를 앞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연습이 한창이었다. ▲수원시니어합창단의 결성 수원 시니어합창단은 지난해 11월 31일 결성됐다. 나이가 들어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기찬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인생의 행복한 이야기들을 합창으로 그려내고 있다. 50세 이상 70세 이하의 시니어들만 가능하다는 연령제한도 있었지만 많은 지원자가 몰려 치열한 오디션이 치뤄졌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51명의 단원들이 선발됐다. 후원도
안양문화예술재단이 2012년 상반기 기획전 ‘미술관 나들이-현대미술 속으로’ 展을 개최한다. 오는 6월 10일까지 안양문화공원 내 알바로시자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난해한 현대미술 개념을 네 가지 특징에 따라 정리해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고전미술 작품은 ‘눈’으로 감상 할 수 있는 세계다. 많은 사람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사진을 찍어 놓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곧 작품이다. 그래서 고전미술은 한 눈에 알아 챌 수 있다. 반면 현대미술 작품은 ‘마음의 눈’으로 감상해야 보이는 세계다. 캔버스에 찍힌 점하나, 곧은 직선 한 줄, 전시실 바닥에 놓은 벽돌 하나, 심지어 기성품 변기에 사인한 것도 ‘좋은 작품’으로 인정한다. 현대미술은 눈에 보이는 형태보다는 ‘의미’에 방점을 찍어 해석하고 분석하며 관객 스스로가 터득하고 이해해야 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는 이런 난해한 현대미술의 세계를 네 가지 의미로 나눠 정리했다. 균형과 비례, 조화와 같은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주관적인 느낌과 감성을 표현해 낸 ‘
쉽지 않은 주제를 잘 풀어냈다. 어느 날 시골병원에 찾아온 정귀님 할머니의 과거가 하나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관객들은 가슴을 쿡쿡 쑤시는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가 당했던 일들이 어린 귀님의 재연으로 생생하게 전해질 땐, 객석 한쪽에서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도 들릴 정도였다. 현실의 할머니가 병원에서 겪는 이야기와 할머니의 환각속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액자식 구성은 초연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이어졌다. 어린 귀님이 겪는 굴욕의 과거와 현재의 할머니가 겪는 소외감을 모두 전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액자식 구성이 극의 주제와 감정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끌어내는 의사의 역할이 좀 아쉬웠다. 의료 사고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의사가 어느날 만난 할머니의 사연에 이끌린다는 설정은 다소 뻔하고, 억지스러웠다. 할머니의 과거에 적극적으로 빠져들어 나중엔 오열까지 하는 의사의 행동을 이해하기엔 ‘왠지 모르게 이끌린다’는 것만으론 개연성이 부족했다. 결말로 갈수록 슬픈 감정을 너무 강조해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
아주대 의대 의료정보학과 박래웅 교수팀이 전자건강기록을 자동으로 분석, 약물 시판 후 불과 몇 주 만에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알아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학계와 관련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약물 부작용 실마리 탐지기술’이라 이름붙인 이 기술은 약물 출시 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알아내기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던 기간을 불과 몇 주로 대폭 줄여, 약물 부작용에 따른 환자의 치명적인 신체손상과 경제적·심리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전자건강기록에서 성별, 나이, 진단명 등 조건이 비슷한 환자를 대상으로 특정 약물이 투여된 군과 투여되지 않은 군을 비교해 약물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많았는지 계산하는 원리로 만들어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래웅 교수팀(윤덕용, 박만영 박사과정)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아주대병원에 입원한 50만 명의 전자건강기록에 기술을 적용해 본 결과, 알려진 부작용은 100% 찾아냈고, 나머지 16%는 종래 부작용으로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해당 약물에서 새로운 부작용 가능성이 있음을 추가로 찾아냈다. 박래웅 교수는 “그동안 신약의 약물 부작용 감시를 의료진의 자발적 보고에만 의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