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가 지난달 22일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부사관 이 모 중사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다. 여야 정치권과 국방부 등이 성범죄 근절 TF, 특위, 민간자문단 구성 등 뒷북을 치느라고 호들갑 떠는 익숙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인권문제가 그렇듯이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비상벨’이 오작동하거나 고장이 난 상태로 방치되는 게 문제다. 특히 군문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지휘관에게 책임과 불이익이 과다하게 돌아가는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개혁해야 할 과제가 다분히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공군 여부사관 이 모 중사 사건은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가 어떻게 불합리하게 다뤄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사건은 군 사법체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군사경찰이 이 중사 사건을 4월 7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군 검찰은 계속 미적거리다가 피해자가 고통을 못 견뎌 목숨을 끊은 지 9일 뒤인 5월 31일에야 피의자를 처음 조사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명령과 복종의 계급구조가 생명인 군문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 중에서 성범죄는 단순히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다수 부하를 통솔해야 하는 개별 지휘관의 역량만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모병제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대선 도전에 나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0대 기업 초봉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모병제를 제안했다. 현행 징병제를 지원자 중심의 모병제로 전환하자는 문제는 오랫동안 제기돼온 민감한 이슈다. 이와함께 정치권에서 남녀평등복무제 신설, 군 가산점 부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발행하는 《군사균형 2019~2021》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징병제보다 모병제 국가가 많지만 상비군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징병제 채택율이 조금 더 높다. 우리의 현역 군인은 55만명으로 세계 8위다. 그러나 0점대의 세계 최저 출산율인 인구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병력구조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병력 문제는 앞으로 국가지도자가 고민하고 결단해야 할 중대 사안인 만큼 대선을 앞둔 이번 기회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섰으면 한다. 우선 가장 고민해야 할 지점이 ‘사회 정의’의 문제다. 모병제를 할 경우 소위 가난한 집 자녀나 저학력자 위주로 군대를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의 가치는 사회문화·정서적 문제와 함께 두 번째로 관건인 예산과 직결돼 있다. 소위 ‘
▲박귀순씨 별세, 남궁진(기호일보 경기본사 정경부 차장)씨 조모상 = 7일, 대한장례식장 201호 VIP(전북 전주시 완산구 구이로 2050), 발인 6월 9일 오전 9시 30분, 전주승화원. ☎063-227-4444
지난달 31일자 본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시민단체·경기도-의료계의 입장 차이가 크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청회에서도 드러났듯이 찬반 논의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16년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 숨진 고 권대희 씨 사건 이전인 2015년부터 지금까지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이 지나치게 의료계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권씨 사건이 일어난 병원의 원장은 수술실에서 환자의 뼈만 절개하고, 계속 다른 수술실을 옮겨 다니며 뼈를 절개했다. 그 뒤를 이어받아 20대 유령 의사가 나머지 수술을 했다. 환자의 과다 출혈 조짐이 나타났지만 당시 의사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간호조무사가 혼자 지혈했다. 군 전역 후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던 안면부위 윤곽을 다듬고자했던 25살 청년은 꿈을 펴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이 사건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국 최초로 공공의료원에 CCTV를 도입했다.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원 등 도내 경기도의료원 전체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이준석 돌풍’이 세기와 몸집을 키우며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영향권에 들어갔다. 6·11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얼마남지 않았다. 36세의 이준석 후보를 에워싼 다른 중진 경쟁자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 태풍의 눈이 이동 과정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으면 더 강하게 성장하듯 ‘이준석 바람’이 현재 그런 양상이다. 물론 지금의 위력을 간직한채 골인지점에 도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9개월여 앞두고 나타난 이같은 현상이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세대교체’는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의 또다른 표현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적폐가 끊임없이 분노의 수증기를 생성시켜왔다. 불과 두세달 사이에 ‘LH파문·도자기 대량반입·관평원 유령청사’ 등이 잇따라 민심을 덮쳤다. ‘4·7 재보선’ ‘이준석 바람’에 이어 제3의 태풍을 몰고올 뇌관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민심보고대회’를 가졌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과를 포함해 지난 4년의 국정 전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집값 폭등, LH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세종시 특공, 지도층의 가족 입시·취업 비리
경찰이 지난달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비리 의혹 수사 중 성남 수진·신흥 재개발 지구 일대에서 투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잇따라 터져 나오는 LH 직원들의 신도시 관련 사전정보취득·토지매입 소식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투기 관련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례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2018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솜방망이 처벌만 했다. 지난 3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2020년 12월 LH 감사결과 처분보고서 및 관련자료’에 따르면 LH는 2018년 고양·원흥지구 개발도면을 유출한 직원 3명에 대해 경고 및 주의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과천권 신규 공공주택지구 사업 후보지 유출 건’ 관여 직원 3명도 주의 처분만 받았다. 직원 중 1명은 지난해 1월 승진도 했다. LH 뿐 만 아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제 식구 봐주기 식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해 ‘강등’처분을 요구받은 경기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올린 데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민주당 이낙연·정세균 두 대권 주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올림픽 보이콧’을 언급했다. 일본의 얄미운 행태를 생각하면 도쿄올림픽 참가 따위는 거둬들이는 게 맞다. 그러나 정작 우리 국내의 학계와 요직을 장악한 ‘식민사학’ 타파도 못 하는 실정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짝이 없는 으름장이다. 독도 표기를 뺀 동북아역사재단의 지도 제작 문제마저도 흐지부지하고 넘어간 여야 정치권 아니던가.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지도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한 채 2년이 넘도록 시정 요구를 뭉개고 있다. 2019년 7월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지금까지도 수정하지 않았다. ‘올림픽 불참’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해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기준 3만7천7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일본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정부는 ‘올림픽 보이콧’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미스터 스마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한술 더 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35년 이전에 미국에 완승(own America)할 거라고 믿고 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버지니아주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밝혔다. 홍콩의 중국 정치 전문가 쑨자예(孫嘉業)는 지난달 8일 밍보 기고문에서 “중국이 2027년 대만 통일을 위한 시간표를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지 한 싱크탱크 보고서를 인용해 대만해협의 현재 무력충돌지수가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 초대 대만 총통이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건너온 직후 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2027년 건군 100주년을 맞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명칭은 대만을 ‘해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5년’을 언급하면서 “나는 시 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통역만 두고 24시간 동안 개인적 만남을 했고 1만7000 마일을 날아갔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미·중 양국의 지도자가 패권 다툼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알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이후 우방과의 동맹을 복원하고, ‘ESG(환경·사회성·투명성)규범’에 기반한 ‘다자·소(小)다자·양국’간 가치 동맹으로 중국을 옥죄고 있다. 기존의 한미동맹과
▲유병철씨 별세, 유재석(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유재영·유재삼·유완기 씨 부친상 = 31일, 새고창 장례식장 특2호실(3층), 발인 6월 2일 오전 11시 30분, 고창 푸른숲 자연장. ☎ 063-563-1001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이 자리에서 “수술실 CCTV 설치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의사들이라는 사실에 부끄러움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CCTV 의무 설치 반대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오주형 대한병원협회 위원장도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행정편의주의라며 반대했다. 의사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범죄 행위에 참여한 공범이기 때문에 내부자 제보도 거의 불가능하다. 은폐성으로 인해 무자격자 유령수술의 조직적 은폐가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문제에 대한 의료계와 시민단체간의 입장은 이처럼 분명하게 달랐다. 수술실 CCTV 설치여론이 확산된 것은 고 권대희 씨 사건 이후다. 권씨는 지난 2016년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다.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국 최초로 공공의료원에 CCTV를 도입했다. 2018년 10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까지 수원, 의정부, 파주, 이천, 포천, 안성 등 경기도의료원 전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