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를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 대해 탈당 요구를 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총리실에서 회의할 때 총리와 비서실장께 전달드렸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회동에서 윤 대통령 탈당 요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한 총리, 추경호 원내대표 등 일부 중진 의원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후속책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탈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야당에 대한) 경고성의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계엄이 경고성일 순 없다”며 “계엄을 그렇게 쓸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반대 입장을 묻자 “그런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연말 정국을 거세게 강타하면서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고 있다.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상황을 비판하며 선포했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자승자박이 되면서 야당으로부터 즉각 퇴진과 하야, 탄핵의 거센 역풍으로 오히려 윤 대통령이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은 4일 일괄 사의를 표명했고, 국무위원 전원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등 정국이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심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국회가 불과 1시간 35분 만인 4일 새벽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면서 사실상 종료됐고, 뒤이은 국무회의 의결로 약 6시간 만에 사태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계엄군의 국회 진입과 경찰의 국회 봉쇄 등에 대한 정치권의 강한 비판과 반발이 여야 구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야당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출로 역공을 하면서 탄핵 위기에 몰리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내각 총사퇴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등 두 가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대립하면서 내홍 양상을 빚었다. 이같은 여당의 내홍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경우, 변수로 부각된다. 민주당 등 야당은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를 열었고 오후에는 야6당이 국회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으로 제출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야6당에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성향 군소 야당은 물론 여당과 보수성향 지지층을 일부 공유하는 개혁신당도 합류, 야권은 사실상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야6당 의원 191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용만 민주당 의원과·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은 이날 국회 의안과를 찾아 ‘형법상 내란미수’ 등의 혐의가 적시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5일 오전 0시(자정)가 지난 시점 국회 본회의를 열고 탄핵안을 보고한 뒤 오는 6~7일 탄핵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탄핵소추안은 국회법 제130조에 따라 국회의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을 제외한 192명의 수로 의결을 위한 200명이 되기 위해 여당의 8표 이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탄핵안을 발의할 경우 그 직후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보고 시점을 최대한 당겨 5일이 되자마자 본회의를 열고, 오는 7일까지 표결을 위한 비상대기에 돌입한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우선 본회의를 자정이 지난 시점에 개의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라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을 해야 하니 오는 7일까지는 비상대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런 정신나간 짓을 할 줄 몰랐다”며 “탄핵 통과를 시작으로 국회는 국정조사라든지 각 상임위 현안질의 등을 통해 대통령이 왜 그런 미친 짓을 벌였는지 명확히 밝혀내고, 누가 미친 짓을 함께 계획하고 시행하고 주동했는지 명확히 밝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긴급현안 질의를 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한밤중 계엄령 선포·해제로 정치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에 불이 붙었다. 야권에서는 탄핵뿐 아니라 ‘내란죄’를 들어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탄핵소추안 작업이 이뤄질 동안 윤 대통령의 또다른 ‘돌발행동’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4일 “이번 쿠데타(비상계엄 선포)의 모의, 기획, 실행을 통해 가담한 자들을 전원 체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체포 당위성을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윤석열은 탄핵의 대상일 뿐 아니라 강제수사의 대상”이라며 “수사기관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 곳곳에서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한 강한 요구가 나오는 것은 ▲탄핵심판 가능 기간이 한시적이라서 ▲소추안 내용 논의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기 위해선 최종적으로 헌법재판관 7인 이상 출석으로 심리가 진행되고 6인 이상 찬성으로 탄핵이 결정돼야 하는데 현재 헌법재판관은 6명뿐으로 국회에서 의결돼도 심판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을 위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현재 헌재체제로도 임시로 탄핵심판이 가능한 상태다. 이 임시 기한은 내년 초까지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탄핵이 실현되려면 이 기간 내 탄핵심판이 열려야 하며 민주당은 이날 자정을 넘겨 본회의를 열고 탄핵소추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윤 대통령은 직무정지된다. 다만 여당이 ‘대통령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부결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만약 72시간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로 간주되는데 민주당은 자동폐기 방지법을 대표 발의해 가처분 기간 안으로 탄핵심판에 넘기겠다는 의지다. 방지법 발의 배경에는 여당 반대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탄핵심판 시 실효성 제고와 법률 해석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비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헌재 탄핵심판 시에는 소추안에 담긴 내용만으로 탄핵심판을 하게 된다. 미흡하게 써서 넘겼다가는 기껏 의결된 소추안이 기각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탄핵 기회가 날아가는 것이다. 또 헌법재판소법 제51조를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한 바, 현재 야당이 주장하는 ‘내란죄’로 고발돼 기소될 경우 오히려 탄핵심판을 정지할 가능성도 있어 야당 입장에서 자충수가 되지 않으려면 신중한 소추안 작업이 요구된다. 만약 이러한 부분으로 헌재에서 탄핵심판을 정지하고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했다가 가처분 기간이 지나버리면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다. 때문에 소추안 내용에 더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논의가 길어질 경우 그 사이 2차 계엄 등 윤 대통령의 또다른 ‘돌발행동’ 시 의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6시간 만에 큰 혼란을 불러온 이번 사태를 고려하면 소추안 작업 중에도 어떤 움직임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의결 전 윤 대통령의 손발을 묶을 수단으로 체포가 제시되는 것이다. 체포 및 구속수사 시에는 추가 계엄을 선포하는 등 실질적인 직무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 등을 내란죄, 반란죄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개혁신당과 노동당·녹색당·정의당도 내란죄로 윤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내란죄로 고발하고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여당의 반대로 소추안을 재발의해야 하거나 윤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아 의결 절차에 장시간이 소요될 경우를 대비, 헌법재판관 2명을 추천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계엄 관련 지시를 거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청사 폐쇄를 요청한 것에 대해 “계엄 협조를 요청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도는 전날 밤 11시 20분쯤 행안부 당직실로부터 “경기도청사 출입을 통제·폐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는 밤 10시 23분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약 1시간 뒤로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행안부의 지시에 따라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문을 닫는 등 청사를 폐쇄했다. 하지만 도는 계엄 선포 직후 김 지사 주재로 곧장 긴급회의를 소집,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이 헌법 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파악하고 정부 지시를 불응하기로 했다. 이런 김 지사의 결정은 윤 대통령이 헌법 등에 명시된 비상계엄 요건을 어기고 불법적인 계엄을 했다는 충분한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헌법 89조 5항에 따르면 ‘계엄과 그 해제’에 대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 계엄법 11조 1항은 ‘대통령은 계엄 상황이 평상상태로 회복되거나 국회가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고 이를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김 지사는 계엄 선포 3시간 뒤인 4일 새벽 1시 20분쯤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이 헌법을 비롯한 법령 등을 위반했다는 점을 열거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계엄과 관련해 직접 ‘쿠데타’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 불법적인 계엄 선포라는 당위성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계엄 선포 이후 국회가 ‘비상계엄의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의 쿠데타는 2시간 만에 끝났다”고 평가했다. 또 앞서 행안부에서 도청 봉쇄를 지시했다고 밝히며 “(도는) 도청 봉쇄 요청을 거부했다”며 “이번 계엄령에 대해 분명하게 맞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 현장에서도 계엄 선포 절차가 모두 위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의 쿠데타를 국민들이 막아주셨다. 비상계엄은 내용이나 절차에서 모두 위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신속하게 쿠데타를 막아주셨지만 더 큰 위험을 막아야 한다. 이제 국민이 대통령을 해임해야 한다”며 “(쿠데타) 가담자 전원을 체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웁시다”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지난 3일 밤 10시 23분부터 4일 새벽 4시 27분까지 약 6시간 동안 지속됐다. 이에 각계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하야·탄핵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4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 윤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김 장관을 내란죄로 고발하는 한편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함께 5일 자정을 넘겨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며, 탄핵소추안은 국회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 장관 탄핵소추안은 6일 혹은 7일에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이날 ‘비상계엄 관련 입장’을 내고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방부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비상계엄 사무와 관련,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은 해제됐고 국민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있으나, 국내 정치 상황과 안보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국방부는 이러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당면한 현안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국방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군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국가방위와 국민 안전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군에 부여된 본연의 임무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급작스런 비상계엄령 선포로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이 증폭되며 국회 의사당 일대는 마치 12·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어 20여 분 만에 국회 모든 출입구는 폐쇄됐고, 국회 당직자들은 물론 의원들의 출입까지 제한되며 순식간에 혼란이 덮쳤다. 자신의 지역구로 귀가했던 의원들은 물론 국회 밖에 머물던 의원들이 속속들이 국회로 복귀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경찰들로부터 진입을 저지당하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며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선을 그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라이브 방송을 켜고 담을 넘어 들어가는 모습을 중계했고, 김교흥 의원은 국회 출입문에서 등원을 막는 경찰과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겨우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국회 출입구에 몰려들었던 인파는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이때 정문에서 한 무리가 “수방사 차다! 군인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요. 막아야 합니다”라고 소리치자 시민들은 차를 에워싸며 온몸으로 진입을 막았다. 곳곳에서 월담을 시도하는 시민 등과 경찰이 대치하며 고성이 터져 나왔지만 이내 “경찰도 원해서 있는 게 아니다”, “불법은 자제하라. 이들도 누군가의 자식들”이라는 외침이 더해지며 사태는 진정됐다. 그러나 같은 시각 국회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국회엔 헬기를 타고 총을 멘 군인들이 진입했다. 본회의장 안에 있던 민주당 등 야당 보좌진들은 다급한 외침을 주고받으며 책상과 의자 등으로 본청 정문에 바리게이트를 쳤다. 다음날 0시 40분쯤 무장한 계엄군은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보좌진 등은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입구 유리문에도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군의 진입을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소화기가 분사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후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긴급브리핑을 통해 “국회에 난입한 수방사 특임대가 우원식 의장과 이 대표, 한 대표를 체포하려는 체포대를 만들어 움직인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1시쯤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석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국회 안팎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 30분 윤 대통령이 완전한 해제를 알리며 상황은 종료됐다. 비상계엄 해제 후 여야는 정당을 가리지 않고 윤 대통령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어떤 이유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명분 없는 정치적 자살 행위에는 절대로 동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 사태 책임자를 내란죄로 고발하고,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국회의원들과 지지자들은 4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윤 대통령은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시민사회당 의원과 범야권 지지자들 5000여 명(민주당 추산)이 모인 가운데 ‘윤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가 개최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어젯밤 참으로 많이 놀라지 않았냐. 저는 어제 밤을 새우며 마치 이상한 나라로 가버린 앨리스가 된 느낌, 마치 만화 속에 들어간 느낌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이 준 권력으로 대통령 그리고 그의 아내를 위한 친위 쿠데타를 했다”며 “상황이 정비되고 호전되면 계엄을 또 시도하고,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며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작은 손톱만 한 이익을 위해 거대한 파괴를 마다 않는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국회의원의 힘만으로는 견뎌내기 어렵다.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떨어뜨리고 간 수갑을 들어 보이며 “그들은 이 수갑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야당의 지도자, 여당의 지도자까지도 묶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을 ‘내란과 군사반란죄를 저지른 범죄인’으로 규정,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 자격이 없으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탄핵뿐 아니라 형사소추와 강제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날 윤 대통령 등을 내란죄로 각각 국가수사본부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도 내란죄 고발 방침을 세우는 동시에 탄핵소추안 국회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선 윤 대통령 퇴진·탄핵 추진에 동참을 압박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는 “탄핵을 동의하는 정치세력은 애국자, 그렇지 않은 세력은 반역자”라고 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일제히 우려를 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세계 주요 외신들은 지난 3일 늦은 밤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선포한 비상계엄령과 관련한 기사를 쏟아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으며, 윤 대통령의 놀라운 움직임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결정이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이며, 향후 전개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의 주요 매체들도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보도하며 이번 사태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및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아사히 신문의 경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안팎에 머물러 있으며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하고 국정운영이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중앙TV(CCTV)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여야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윤 대통령에게 퇴진과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낮은 지지율’이 있음을 주장하며 “권위주의 향수에 빠진 윤 대통령이 일부에게 호응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국회가 만장일치로 (계엄령을) 뒤집으면서 그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노동계를 비롯해 금융계, 의료계까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방침을 내놓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4일 금속노조는 장창열 위원장 명의 공지문을 통해 전체 조합원에게 5일부터 이틀간 주야간 각 2시간 이상 파업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날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내란죄 윤석열 퇴진' 투쟁지침을 결의했다. 5일과 6일 주야간 각 2시간 이상 파업한 후 당일 저녁 지역별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한다. 7일에는 지부·지회 간부를 중심으로 특근을 거부하고, 금속노조·민주노총 주최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경우, 1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민주주의를 짓밟은 윤석열의 비상계엄령 소식에 상무집행위원 전원 비상대기에 돌입했다"며 "피땀으로 쟁취해 온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독재 정권 윤석열에 맞서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모았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은행 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등 금융권에서도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어젯밤 우린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했다. 국회가 짓밟히고 공수부대 요원들이 국회의원을 검거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는 오늘부터 지난 60여 년간 선배들이 쌓아온 민주주의를 향한 발걸음을 따라 윤석열 퇴진 투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며 윤 대통령 퇴진 투쟁 준비를 위한 '투쟁상황실' 설치를 선포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파업 중인 전공의 등 의료인을 처단하겠다는 포고령으로 의료계가 강한 반발을 보이는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을 위배한 불법 폭거"라며 "불법적·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 자체가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국회는 비상 계엄 해제 의결에 이어 헌정을 짓밟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지체 없이 의결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퇴진 시까지 무기한 파업 투쟁 방침을 밝혔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지난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요동쳤던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엄령 해제 이후 문을 연 증시 또한 약세를 보였으나 우려했던 대폭락 사태는 모면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커지고 있는 정국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투자심리가 위축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제고)'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9%내린 2460.47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7% 하락한 2450.76으로 출발한 이후 금융당국의 긴급대책이 발표되면서 낙폭을 소폭 만회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91% 내린 677.59에 개장했다. 밤 사이 가상자산·환율 및 해외 증시에서의 한국 관련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가상자산은 삽시간에 20~30%씩 떨어졌으며, 쿠팡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종목도 최대 8%의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야간장에서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 16일, 1488원) 이후 최고치인 1446.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규장 대비 40원 이상 오른 것으로 과거 환율이 장중 42원 이상의 변동폭을 보였던 시점은 IMF 당시인 1997년 12월과 1998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뿐이다. 국내 증시의 낙폭이 제한될 수 있었던 것은 6시간 만에 계엄령이 해제되는 등 사태가 빠르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도 1410원대로 내려오며 안정을 찾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새벽 2시 마감가(1425원)보다 6.9원 내린 1418.1원에 정규장의 문을 열었으며, 이후 한때 1418.8원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사태 진정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증시 대폭락 등 당장의 위기는 막았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평소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정치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명박 정권의 광우병 사태 당시 외국인이 2개월간 3조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2.9% 하락했다. 2016년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 게이트' 사태 때는 외국인이 단 5일 동안 98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코스피 지수는 3.4% 하락했다. 외신과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정치적 변동성에 유의하라고 경고하며 한국 기업 주가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비상 계엄으로 촉발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허를 찔렀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임박하고 중국 경기침체로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주요 경제국이자 글로벌 무역의 기둥인 한국에서 이같은 깜짝 움직임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이 더욱 신중해졌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의 제이슨 토마스 글로벌 리서치 및 투자 전략 총괄도 “윤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실제적으로 강조시키는 격"이라며 “정치적 이슈는 몇 달 이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로 인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기관의 '셀코리아'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소지가 있다"며 "전일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 금액(5650억 원)은 8월 16일(1조 2000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순매도세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후퇴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올해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서 적극 추진해온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추진 동력이 돼야 할 법안 개정 필요 안건들이 빠르게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