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개선할려고 하는 아이템이 있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국가 R&D 지원사업의 신청이 가능하다.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연구개발(R&D) 단계를 크게 3가지 기초연구, 응용, 연구개발 등 3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연구개발은 중소기업에게 필수적이다. 따라서, 회사의 자금으로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지원으로 기술개발이 가능하다. 1세대 R&D(연구개발, Research and Development)는 19세기 말 등장해서 개인 연구자와 발명가의 역량이 중시된 형태이고, 2세대 R&D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국방기술 개발 체제가 벤치마킹 되면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통한 R&D 관리가 특징이다. 3세대 R&D는 연구소와 사업부 간 조율을 통한 전략적 R&D가 특징으로, 기업부설연구소 혹은 연구전담부서 설립이 확대되고 있다. 4세대 R&D는 시장 고객 그리고 R&D를 통합한 가치 창출형 기술개발이 특징이며 그 결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분석하여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객 중심의 R&BD (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로 진보하고 있다. 앞으로 5세대 R&D의 특징은 명의신탁주식, 가지급금, 자사주 매입, 미처분 이익잉여금, 주식이동, 가수금, 기업인증, 특허/노무/세무/법무 협력,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신용평가관리, 법인전환, 가업승계, 자본거래전략을 바탕으로 대표이사와 법인이익을 우선한 절세컨설팅과 국가과제 R&D 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가와 협력이 필수적일 것이다. 국가 정부에서는 한해 정부지원 R&D 공고문만 거의 8000건 이상 공고하여 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해주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정보를 모르고 단순 생산에만 치우치면 회사의 발전을 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정부지원을 받는 업체만 계속 받고 있으므로 R&D 연구개발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서는 기업의 CEO와 함께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정부과제 R&D 지원 전문가 필요하다. 중연지 중소기업연구개발지원협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우수한 기술과 아이템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연구과제 지원 로드맵 작성 서비스, 맞춤형 연구과제 지원 정보 서비스, 과제 타당성 검토(과제 중복성, 지원 적정성 검토), 관련분야 특허/시장 동향 작성 서비스 등을 통해 많은 자문과 지원을 해주고 있다. 중소기업 정부과제 R&D 기술개발이 어려운 이유 2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유로는, 중소기업 내부에는 한계가 존재해서 회사 업무 및 과제 작성(기술개발 내용) 업무 등 2중 고통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정부기관도 매년, 사업계획서 포맷, 콘텐츠(사업계획서 내용)가 지속적으로 변화시켜서 사업계획서 작성이 점점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함께 뛰어줄 조력자가 필요하다. R&D 지원사업에 선정이 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정부지원 R&D 지원사업을 통한다면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국내/해외 시장 및 경쟁사를 알게 되고, 국내외 특허가 어느 정도 있는지 파악하게 된다. 더불어, 제품 성능, 제품 인증, 제품의 신뢰성 평가 시험으로 제품이 개선되고 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 임치제도도 활용할 수 있고, 사업화 자금까지 받을 수 있는 혜택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따라서 기업의 정부지원 R&D 경영은 필수적이고, 전문가 그룹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금강산 육로 관광이 실시되기 한 해 전이었던 2002년의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속초에서 설봉호를 타고 공해 쪽으로 나와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서 북한 장전항(고성항)으로 이동하는 항로를 이용했다. 장전항으로 들어 가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금강산 큰 바위(치마바위, 500명이 올라 파티가 가능하다고 함)에 붉게 새겨진 ‘천출명장 김정일 장군’이라는 글씨였다. 김정일위원장 환갑 기념 축하 글귀다. 대략 글자 한자의 길이와 폭이 가로는 20m 세로는30m, 파 들어간 깊이는 2m 정도라는 안내원의 설명을 들은 기억이 있다. 작업을 위해 동원된 인원과 장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한 기준에서 보면 자연 경관에 그렇게 큰 글씨를 새겨 놓았다는 사실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입항할 때 우리 측 방문 가족들 모두 저마다 한마디씩 논평을 했다. 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가 날개를 달게 됐다. 정책 공론조사에 참여한 경기도민의 87%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 북부의 실정과 분도(分道)의 당위성에 대한 정보를 습득한 다음의 결과물이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유발할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여론 지지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추진할 때가 됐다. 공론조사는 경기도에 1년 이상 거주한 만 18세 이상 도민을 대상으로 성별·연령·권역(경기 북부와 남부 동수로 구성) 등을 고려해 도민참여단을 모집한 후 총 3차례 조사를 시행했다. 1차 조사는 사전학습 없이, 2차 조사는 숙의 토론자료로 자가 학습을 한 후 실시했다. 최종 3차 조사는 전문가발표·질의응답..
중국어 아는 이들은 우리말 한자어(漢字語)가 중국어 어휘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안다. 한자를 중국어 표기 문자로만 아는 한국 사람들이 헷갈리는 대목이다.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에서 역(驛·station)은 중국어로 ‘찬’(站)이다. ‘이(驿)’ ‘이찬(驿站)’이라고도 하나 ’찬‘이 익숙하다. 驿는 驛의 간체자(현대 글자)다. 중국어 일본어의 발음과 한국어 독음(讀音)을 혼동하지 말 것. 일본어는 ‘에끼’(駅·驛의 일본식 약자)다. 한자문화권 한중일 3국은 각각 제 문자를 가졌다. 언어의 역사와 전통도 각각이다. 갑골문에서 비롯한 한자가 세 나라 문자(언어)의 배경을 받치는 고갱이란 점은 공통적이다. 한국어의 한자어는, 익숙하게들 쓰는 영어 ’오픈‘처럼, 한국어(의 한 부분이)다. 우리 일상의 언어에서 한자어를 빼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영어의 비중도 만만치는 않다. 한 라디오 진행자가 “잠시 후 일주일 지나서 일이 터졌다.”고 하는 걸 들었다. 잠시는 뭘까? ’알만한 이‘에게 물었다. 짧은 시간(의 길이) 같은데 더는 모르겠다고 고개 갸웃했다. 한자어 暫時다. ‘잠깐’이다. 그럼 늘 쓰는 말 한참은? 한참은 우리말 ‘한’과 한자 참(站)의 합체다. 지하철역 방송의 중국어 ‘찬’이 站이다. 잠시와 한참, 뭐가 더 길지? 한참이? 왜? 暫(잠)은 벨 참(斬)과 날 일(日)의 합체다. 수레(車 차)와 도끼(斤 근)의 합체 斬은 죄인의 사지(四肢)를 묶은 수레를 사방으로 몰아 몸을 조각내는 옛 형벌, 낮(日)에 얼른 했겠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사(故事)처럼 칼로 목을 치는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잠시’는 순간(瞬間)의 뜻으로 번졌다. 한참의 참(站)은 과거의 역마을이다. 파발마(擺撥馬)가 달리다 지치면 다른 말로 갈아타는 곳, 숙소나 주막도 있었으리. 한참은 ‘참과 다음 참 사이’다. 후에 시간의 단위가 됐다.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 사이의 거리나 시간보다 오래, 대충으로도 ‘한참’ 걸렸겠다. 잠시와 한참의 ‘길이’를 가늠하는 도구로 말의 속뜻인 말밑(어원 語源)을 썼다. 말과 글의 (속)뜻은, 역사와 제도, 비유(比喩) 등 문명 여러 요소들의 ‘화학적’(化學的) 반응 또는 변용(變容)이다. 문화(文化 culture)의 해석으로도 일면(一面) 적실하다 본다. 방송 진행자의 말 ‘잠시 후 일주일 지나서’가 어색(語塞)하게 들린 까닭이다. 어색은 ‘말(語)이 막힌(塞) 것’이다. 어원을 보니 환하다. 말이 막히는 까닭이 뭐지? 요즘, 귀 닫고 싶도록 세상에 어색(語塞)들이 즐비하다. 큰 바다의 좁쌀 한 알 창해일속(滄海一粟), 우주의 영원 속 순간의 윤슬이다. 인간의 크기다. 바다 바라보면 장자(莊子) 나비의 꿈, 그 현묘(玄妙)한 유장(悠長)을 만나리라. 한참(-站) 같은가? 망나니 큰 칼 번득이는, 잠시(暫時)다. 바라보라.
불행한 정신적 고뇌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모두 끝없는 변화 때문에 영원한 소유(관계)를 허락하지 않는 사물(인간)에 대한 우리의 집착 탓이다. 오직 영원하고 무한한 것에 대한 사랑만이 우리의 마음에 순수한 기쁨을 준다. 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 신은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는 자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신을 본디 사랑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신을 두려워할 수 있단 말인가? 신은 두려워해야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 세상의 어떠한 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인격체뿐이다. 나는 신이 인격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신을 사랑할 수가 없지만, 나 자신이 인격체이기 때문에 역시 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신에 대한 사랑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즉 사랑에 대한 사랑이다. 이 사랑이야 말로 최상의 행복이다. 그러한 사랑은 어떠한 존재도 예외 없이 사랑할 것을 요구한다. 비록 한 사람이라도 사랑하지 않는다면 너는 신에 대한 사랑과 사랑의 행복을 잃게 될 것이다. /주요 출처 :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동학(東學)은 우리나라의 전통 가치관과 정서를 바탕으로 탄생한 사상이자 종교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유행할 때 동학은 한국을 대표하는 학문이었다. 1860년 수운 최제우에 의해서 창도(創道)된 동학은 사람이 곧 하늘(인내천)이라는 개인의 자각을 통해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이념으로 구체화 되었다. 삽시간에 전국으로 확산된 동학은 1894년 신분제의 질곡에 처했던 백성들 스스로 보국안민과 척양척왜를 외치며 들불처럼 일어난 동학혁명을 일으켰다. 비록 혁명은 좌절되었지만, 가슴속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이상이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지금도 진행 중인 채로 남아있다. 동학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동학학회에서는 해마다 많은 연구서를 내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동학이 전국에 전파되었는가도 그중에 하나이다. 창도자인 최제우가 동학을 알린 기간은 불과 1년 남짓임에도 30여 년 뒤 동학혁명에는 수십만의 백성이 참여하였다. 심지어는 동학을 계승한 천도교는 1919년에는 3백만 명에 이르는 교인을 가진 조선 최대 종단이 되어 교주인 손병희의 주도하에 3·1혁명을 선도했다. 3·1혁명은 제2의 동학혁명이라 할 정도로 닮은꼴이 많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에 의해서 동학은 확산할 수 있었는가? 그 중심인물이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이다. 최시형. 그는 스승 최제우가 대구에서 참수된 이후 전국에 지명수배되어 3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관의 추적을 피해 다녀야 했다. 보따리 하나 메고 전국을 다닌 그의 별명은 ‘최보따리’였다. 심심산골에서 몇 날 며칠 밤을 굶주림 속에서 보내야 하는 등 간난신고 속에서 그는 민초들에게 동학의 가르침을 전달하였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전통적으로 잘 생기고 말 잘하고 글씨 좋고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을 리더라고 하며 따르는 이가 많은 법인데 그는 어느 것 하나 충족된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가는 곳마다 양반 상놈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이 그를 흠모하고 따르며 존경의 끈을 놓지를 않았다. 그가 다녀간 자리에서는 반드시 마당포덕이라고 해서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동학에 입도하였다. 그래서 해월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동학을 이해할 수 없고, 1894년의 동학혁명이 왜 전국적인 저항운동으로 확대되었는지 그리고 3·1혁명에서는 어떻게 비폭력 저항운동이 나왔는지를 알 재간이 없다. 인물 평전 저술이라는 독보적인 글쓰기 영역을 개척해 오신 전 독립기념관 관장 김삼웅 선생이 오늘 『해월 최시형 평전』(2023, 미디어샘)이라는 작은 책을 출간했다. 동학의 인내천 사상이 완성되기까지 해월의 삶과 사상이 망라되어있는 탁월한 저술이다.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이지만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동학에 관심이 있거나 생명, 평화, 환경, 여성, 어린이 운동을 알고자 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사람을 하늘처럼 대했던 그의 삶을 계승하고자 하는 시대의 리더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말이다.
㈜동원F&B 수원공장폐수처리장 인근 거주 주민들은 지속적인 악취로 고통을 겪어왔다. 동원F&B 수원공장의 주요 생산품은 우유류(소와나무), 발효유(쿨피스 등), 유산균음료다. 공장 인접지역엔 2개 공동주택 단지에 1500여 세대의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기존 폐수처리장의 노후화로 인해 ‘하수구 냄새’로 불리는 악취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잇따랐고 2020년 ‘악취배출시설’로 지정·고시 됐다. 이에 따라 2021년 9월 개선공사가 시작됐다. 폐수처리장의 폐수처리공법을 추가하고, 악취저감시설을 신설해 악취를 개선하는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동원F&B 수원공장측은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인접 주민들에게 폐수처리장의 악취저감 공사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렸다. 주민들은 개선 공사 후에 악취나 하천오염이 발생하지 않..
물은 흐른다. 마땅히 그러하듯. 앞으로, 앞으로. 여린 새싹의 뿌리 곁에서 초록 수풀 사이로, 겹겹이 쌓인 낙엽 틈에서 얼어붙은 강의 밑바닥으로. 어떤 날은 세상 곳곳을 유람하고 어떤 날은 무리 지어 어울리며. 물은 흐른다. 흐르는 물은 모든 생명의 휴식이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하기 전부터 물이 있는 곳은 곧 쉬어가는 곳이었다. 한 지역에 대한 유랑을 마치고 새로운 길에 오를 준비를 하는 곳도, 지친 몸을 달래며 휴식을 취하는 곳도 흐르는 물의 곁이었다. 섬 자체가 산인 제주는 물이 귀한 곳이었다. 지금도 제주의 강은 모두 건천이다. 현무암질 토양은 물을 담을 수 없어 큰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제주의 하천은 늘 비어 있다. 제주엔 지표수가 부족했지만 지하수가 풍부했고 제주의 물은 특정한 지역, 주로 해안가에서 땅 위로 솟구쳐 올랐다. 지하 깊숙이 들어간 물을 길어내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 제주에 사는 사람들은 물허벅을 지고 십 리를 걸어 해안가로 가야 물을 뜰 수 있었다. 땅속이나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라는 뜻의 ‘난물’, 살아 숨 쉬는 물이라는 뜻의 제주어 ‘산물’은 ‘용천수’라는 말보다 물의 생명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1980년대까지 상수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제주에서 흐르는 물은 생명줄이자 안정이었다. 50만 년 전에 생성된 물을 지하 420m에서 길어와 전 국민이 편의점에서 사마실 수 있게 된 지금도 물이 흐르는 곳은 제주의 유명한 관광지로서 현대인들의 휴식처다. 절경이라 이름난 용연계곡과 비경으로 유명한 쇠소깍에는 늘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제주 3대 폭포인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정방폭포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과 단체관광객들에게도 필수 코스다. 땅 깊은 곳에서 샘솟은 지하수가 자연이 손수 깎아낸 검은 돌 사이로 영롱한 빛을 내며 흐르는 풍경은 피로에 젖은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사람들이 여행을 갈망하는 이유는 갈증에 허덕일 때 물을 간절히 찾는 것과 같다. 물이 흐르는 곳에서 삶의 유랑에 지친 이들은 휴식을 취하고 생명력을 회복한다. 물은 흐른다. 떨어지고, 구르고, 가라앉고, 곤두박질치며, 튀기고, 일어나고, 솟아올라, 흐른다. 흐르는 물은 바다로 가지만 바다에 이르는 길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물은 고운 색을 내보이며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고, 어떤 물은 23m의 해안절벽에서 떨어지며 순식간에 바다가 된다. 또 어떤 물은 오랜 시간 땅 깊은 어둠 속에서 자신조차 알 수 없는 방식으로 흐른다. 숱한 골짜기를 지나고 어둠을 견디며 길이 없는 곳에서도 당연한 이치인 듯, 흐르고 흐르며 다른 생명을 품어준다. 물이 흐른다. 흐르는 동안 더 맑고 귀해질 물의 여행이 너무 고단하지 않기를, 저마다의 여행을 통해 넘치는 생명력을 품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자연형 여행작가
훗날,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써 ‘챗지피티(chatGPT)를 내 주거 공간에 둘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 나는 외출하고 돌아와 챗(chat) 로봇(robot)에게 ’봄날은 간다‘는 옛 가요를 불러줘’ 라고 말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곧바로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를 불러 내 마음 깊은 곳으로 곡이 흘러 들어가게 할 것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 리 – 더라 /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서낭당 길에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 알뜰한 그 맹세에 봄 – 날 – 은 - -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면 자연스럽게 속치마가 보일 것이고 속치마 속으로는?… 이 얼마나 고상하고 섹시한 표현인가. 세계적인 배우 마릴린 먼로의 치마가 센 바람에 위로 치솟아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장면보다 훨씬 은근하고 점잖으며, 동양적인 멋과 맛이 절묘하지 않는가. 더욱 연분홍 치마는 봄바람의 동작이지만 마릴린 먼로는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한 돈벌이의 장난 같은 아이디어가 아니던가. 나는 이 ‘봄날은 간다.’ 는 노래와 ‘물레방아 도는 내력’의 대중가요를 듣고 부르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둘째 누나가 시집가서 처음으로 자형과 함께 집에 왔을 때, 집안 친척들 앞에서 자형이 불렀던 노래가 ‘봄날은 간다.’ 이었다. 그리고 형 친구들이 화전놀이 할 때도 이 노래를 부르며 북을 두드렸다. 그 뒤 며느리 아버지도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배움 부족하여 교양이 필수가 아닌 시골 사람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자를 뒤에 앉히고 외국 가요를 클래식이라고 하면서 고상하고 귀족스럽게 불러댈 상황이 아니었다. 한국전쟁 직후 살아남았으면 그 자체가 행운이었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삶이었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무소유’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넌 센스요 말 센스 부족한 사람이었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사람과의 맹세_ 꽃이 진다고 울 수 있는 때 묻지 않는 감성! 이런 정서가 동방예의지국 선비들 가슴 속 빗살무늬가 아니었겠는가.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내 마음의 클래식으로 알고 이 노래를 부르며 아니 흥얼거리며 산책을 한다. 음악은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자기 언어요 소리일진데 격을 따지고 수준을 운운할 것 있겠는가.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생각하면 선조들이 불렀던 한 곡의 노래가 천 년의 노래가 되어 희망의 봄으로 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삼월에는 내 집 아이들이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한다. 정성을 다해 학교생활이 행복하길 기도하고 있다. 사람을 성적순으로 세워 뒤진 아이들은 일찌감치 기를 못 펴고 사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금배지 차신 분들 자기와 뜻이 맞지 않다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헌법 제10조라도 가끔 살펴보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수필은 내 마음의 움직임을 스케치하는 거울이라고 했다. 내 마음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챗 로봇이 들려줄 ‘봄날은 간다.’는 가요를 ‘봄날은 온다.’로 고쳐 불러보고 싶다. 미래는 예측하기보다 웃으며 대비하는 것이니까.
한국이 세계사에 유례없는 초저출산율을 잇따라 기록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2021년 0.81명)으로 다시 역대 최저,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 아래인 곳은 한국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이달중 처음으로 직접 주재한다고 해 결과가 주목된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 지원금을 비롯해 아동수당, 양육비 보조, 출산휴가 등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인구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가장 중요한 게 첫째 인구 생태계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다. 출산 정책은 60년 정도 주기의 사이클에서 빈틈없이 작동돼야 비로소 일정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이가 태어나 결혼을 하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