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세상에 드러난 이른바 ‘순살 아파트’ 파문의 확산세가 일파만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무려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있었고, 이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 정부가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한 안전점검도 착수할 예정이어서 ‘철근 빠진’ 위험천만한 아파트는 추가로 더 적발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국민의 생명안전이 달린 주거시설을 짓는 건설업계가 이토록 무책임한 공사행태를 지녔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 책임소재를 가려 비리·부정을 발본색원하고 신뢰할 만한 안전 확보조치를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가 지난 2007년 전국 최초로 신설해 운영해온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의 맹활약이 새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LH는 최근 진행한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 전수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발주 91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전국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보강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
책 ‘1402 강리도’의 의미와 재미를 전해드리겠다고 전에 언급했었다. 좀 늦게 이제야 그 기억을 치켜들었다. 두툼한 책, 재미있었다. 우선 이 책의 힘으로 ‘지도의 날’이 만들어진 것을 알려 드린다. 책 읽은 감동을 공유한 전문가들과 관련 단체, 예술가 시민 등의 열성이 하늘을 찌른 결과다. 겨레가 지도학으로 인류에 기여했음을 확인하는 뜻이다. 6월 23일 강원대에서 열린 대한지리학회에서 관계 전문가들은 매년 9월 첫 토요일을 ‘지도의 날’로 선포했다. 세계의 지도 관련 중요한 책들의 상당수는 이 지도를 표지 그림으로 쓴다. 세계사적 의미를 짐작하자. 지도에서 넓이는 ‘정치’다. 조선이 중국과 비교될 만큼 크다. 인도 아라비아 아프리카보다도 훨씬 크다. 선조들, 눈 들어 중국 땅 힐끔 흘겨보고 인도양과 파로스등대의 지중해, 베네치아 파리 찍고 포르투갈 호카곶과 남서아프리카 오렌지강까지 삽상(颯爽)하게 관조했다. 그 시기, 강리도 작가들은 사대주의(事大主義)를 그렇게 찢어버렸다. 후손들 혹 쩨쩨해질까봐 통찰의 착목(着目) 지점을 멀고 크게 잡은 것이리. 공공(公共)의 용도로 널리 쓰인 지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저자 김선흥 선생은 판단한다. 가슴 뛰는 지도다.
‘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 언제나 오려 나…’ 이것은 노래 가사이다. 김용호 작사 이시우 작곡 김정구 노래로 ‘눈물 젖은 두만강’이란 대중가요의 후렴이다. ‘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 언제나 오시려나?’ 이 얼마나 간절한 소망과 애타는 기다림에 목이 메었을까. 나 또한 총각 때 애타게 불렀다. 꿈을 이루지 못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셀프서비스로 부르기도 했다. 학교 졸업하고 기다리는 영장은 나오지 않았다. 시골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며 답답한 가슴 죄어드는데 사랑도 직장도 돈벌이도 되는 것이 없었다. 마치 하늘 없이 사는 것 같았다. 그럴 때 뒷산에 올라 목이 찢어지도록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 지금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은 그 당시 나와 같은 심정으로 님을 부르며 그리워 할 것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는 건강한 꿈(님)이 절대적이다. 1980년 11월 ‘왕문사’에서 낸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이란 책 ‘군말’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衆生)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치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니라.……
집을 처분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면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세금에 관한 궁금정이 먼저 떠오른다. 특히 보유기간이 오래 여서 차익이 큰 경우에는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게 되는데 이런 고민과 걱정은 세금이 어떻게 계산되는 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더욱 커진다. 하지만 약간의 정보와 세금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다면 걱정을 크게 덜어내고 전문가와의 상담 과정에서도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업과 관련된 세금인 부가가치세나 소득세, 법인세 등에 대해서는 사업을 하는 분들의 경우이므로 대부분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대처하거나 전문가를 통해서 처리하지만, 개인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와 관련하여서는 많은 경우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안타까운 상황을 왕왕 보게 된다.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 계산 과정과 수많은 조항의 중과세 규정으로 구성된 양도소득세에 대하여 사전에 전문가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을 한다면 세금을 절약하거나 적어도 낼 필요가 없는 세금을 아낄 수 찬스가 많이 있다. 하지만 거래를 완결하고 등기부와 토지대장 또는 건축물 관리대장을 정리한 후라면 양도소득세의 절세를 위한 대부분의 기회를 상실한 상황일 수가 있으며, 더
생업전선으로 내몰리는 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노인 빈곤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고령층 취업이 청년 취업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은 큰 걱정거리다. 고령 노동자들의 근로 이유가 ‘생활비 벌이’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마련 확대로 고령 인구의 인생 이모작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당국의 특별지원과 체계적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서 5월 기준 전국의 고령층(55~79세) 인구가 지난해보다 38만4000명(3.4%) 증가한 154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만9000명 늘어난 912만 명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달 고령층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10명 중 3명(31.6%)꼴이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도권의 경우 경기(41.7%)·인천(42.6%)·서울(38.5%) 등이었다. 고용시장이 빠른 속도로 노쇠해가고 있다는 증거도 뚜렷
통일부장관으로서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이 대세이지만 그래도 하늘의 뜻이 있어 장관으로 임명되는 김영호 장관께서 꼭 유념해야 할 몇 가지 바람을 전하고 싶다. 극우 보수 인사인 신임 통일부장관이 추진하는 유연한 대북정책은 ‘국민적 합의’의 전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통일부의 정체성에 대한 바른 인식이다. 정부조직법상 본질적으로 통일부는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협력 나아가 평화적 민족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일을 해야 한다. 신임 장관이 역점을 두겠다는 북한 관련한 정보 분석 기능 강화와 북한 인권을 신장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통일부 성격상 상대방과 직접 상대하면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통일부가 직접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정부의 다른 기관이나 시민단체 등에 맡기면 된다고 본다. 정보분석 기능도 기존 국정원이나 국방부와 유기적인 업무협조로도 충분히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정책결정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고급 정보는 북한의 지도급 인사들과의 접촉과정에서 얻어 진다는 사실이다. 과거 남북대화에 나섰던 인사들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현재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도발을 지속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움 죽음에 대한 애도의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유명 웹툰 작가 부부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건이 알려져 다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웹툰 작품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던 아이에 대한 주위의 시선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폐증 아이 교육이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런데 정작 자폐증이 있는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던 교사에 대해서는 몰래 녹음된 대화를 증거로 경찰에 고소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21년 화성시에서는 어린이집 원장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학대를 했다는 글이 맘카페에 올라왔고 5천건이 넘는 비난댓글이 달리자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아동을 학대할 사람이 아니라는 탄원도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두 사건의 공통점은 ‘아동학대’와 ‘교권추락’이다. 전반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적·제도적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범도'를 탈고한 다음 나는 대한독립전쟁에 참전했던 병사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작정했다. 역사를 바꾼 것은 세상을 바꾸려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꿈이고, 그 꿈을 위해 행동했던 사람들이 만든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사실을 ‘범도’를 쓰면서 더욱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자취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자료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인물 한 명을 발견했다. 한국광복군 공작원 장이호다. 장이호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신이다. 그가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간 해가 1936년이었다. 그의 나이 스물이었다. 조선 동포들이 많은 서주에 정착한 그는 평양냉면을 파는 ‘통일면옥’을 열었다. 성실하고 재간이 좋은 그의 냉면집은 장사가 잘되었다. 비밀활동을 하는 ‘전지공작대’와 ‘청년공작대’ 대원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통일면옥’은 독립운동의 비밀아지트가 되었고, ‘통일면옥’의 수익금은 독립자금으로 넘어갔다. 어느새 공작원이 된 장이호가 아예 정식으로 한국광복군 제3지대 제1구대 대원으로 입대한 것은 1944년이었다. 1944년은 일제가 연합국의 공세에 맞서 최후의 발악을 하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