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은 수원의 첫인상이다. 수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마주치는 맨 얼굴이다. 수원의 이미지는 여기서부터 결정된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수원역을 나오자마자 첫 대면하게 되는 수원역 로데오거리 중앙 광장이 음식물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버려진 채 방치되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경기신문은 수원역 로데오거리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 도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10일자 7면, ‘버려진 양심에 몸살 앓는 수원역 로데오거리 중앙 광장’) 기자의 현장 취재 기사 내용을 보면 그 우려가 이해된다. ‘광장 바닥에는 곳곳에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눈에 띄었다. 특히 컵라면 등 음식물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 비둘기들이 몰려들었으며 심한 악취마저 풍기고 있다‘고 한다. 이에 행인들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고 수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또한 보도 위에 쌓인 쓰레기를 피해가며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것이다.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사람들 통행이 많아서인지 금방 다시 더러워진다”는 한 시민의 말도 전했다. 도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수원시 역시 수원의…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이면 귀향길 차들이 도로를 채운다. 차 막힘으로 몇 시간을 시달리면서도 꼭 고향으로 간다. 고향 가서 부모님과 가족 형제들이 만난다. 보름달 같은 한가위 되세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디지털 기술을 빌어 아름다운 엽서도 오간다. 전통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인사 하고 선물을 주고받는다. 아직 추석 연휴가 시작되지 않았는데 귀향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다. 추석은 달을 숭배한 조상이 만들어낸 민속 명절이다. 그래서 추석에는 귀향하는 관습이 있다. 추석에는 조상 묘를 찾는다. 혹은 먼저 떠난 사람 무덤을 찾는다. 무덤을 덮고 있는 풀을 깍고 주변을 정리한다. 무덤을 찾으려 추석이 있는지, 가을을 즐기려 추석이 있는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고 있다. 추석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들에 예의를 차린다. 제일 좋은 것으로 정성들여 제상을 차린다. 살인적인 추석 물가도 제상에 올릴 음식은 예외이다. 혹은 성경 구절을 읽는다. 전통과 근대가 어울려 충돌하지 않고 적당한 논리로 추석을 즐긴다. 엎드려 절을 하면 전통이고 머리만 숙이면 근대가 만들어낸 문화이다. 추석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날이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
청년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일련의 경기도 정책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세대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시책들을 개발하고 추진하는데 진심인 김동연 지사의 정책 방향은 매우 바람직하다. 경기도 청년과 청소년에게 해외연수와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다리 행사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경기도는 도청소년수련원의 명칭을 변경하고 청년 사업 분야까지 그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설립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미래세대 삶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사업은 더욱 확대·심화할 가치가 충분하다. 경기도청년사다리에 이어 올해 처음 시행한 경기도청소년사다리 연수가 잘 마무리됐다. 경기도 청소년에게 해외연수와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청소년사다리 참가자들은 3주간의 연수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추억과 성과를 공유했다. 경기도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경기 청소년 사다리 하이틴즈(하나되어 이뤄낸 사다리틴즈)’ 행사에는 연수 참여자(사다리틴즈) 93명을 비롯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도의원 등 200여 명이 함께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가 미시간대학교에서 공부할 때 ‘남의 꿈을 내 꿈으로 생각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경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사회서비스이용권법)'은 사회서비스 이용권 관리에 필요한 기본사항을 정하고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올바른 이용권 사용과 제공인력 및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하위법령을 두고 있다. ‘사회서비스’란 지역사회에 뿌리를 두고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개인 또는 사회 전체의 복지 증진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사회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회복지서비스, 보건의료서비스 및 이에 준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24년 시·도 사회서비스원 성과대회를 개최하여 우수사례를 공유·확산했다. 우수사례들을 살펴보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해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사회복지시설 유형(의료급여관리, 아동학대 대응, 여성지원, 정신요양 등)에 따른 맞춤형 심리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사회복지종사자 처우 개선 연구를 통해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산불 등 재난 상황에서 돌봄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기관 등과 재난대응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재난 발생 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조직 구성과 매뉴얼을 개발하여 재난 사례관리를 체계화하였다. 혼자 거동하기 어렵거나 독립적 일상
민주주의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는 바로 ‘협상’이다. 협상을 통해서만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를 위해서는 타인의 양보를 받아내고 자신도 양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효율적인 제도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어낸다.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과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어, 합의에 다다르면 협의 당사자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협상에는 일단 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에 충실한 행동인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작금의 의정 갈등의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주무 부서 장·차관의 대응 능력도 문제지만, 불과 두 주 전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재논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가, 이번에는 원점 재논의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입장을 180도 선회한 대통령실도 문제다. 그럼에도 어쨌든, 대통령실이 뒤로 물러섰으니, 협상의 상대방인 의사들도 한발 양보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 첫발은, ‘여야의정’ 협의 기구에…
추석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소중한 명절입니다. 이 시기에는 가정 내에서의 음식 준비와 캠핑 등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사용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일산화탄소(CO) 중독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캠핑장이나 야외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기기는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색도 냄새도 없는 가스로,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가스레인지 사용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밀폐된 공간에서 쉽게 축적되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가정 내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환기입니다. 요리 중에는 창문을 열어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용 후에는 가스레인지와 부탄캔을 분리하여 보관해야 합니다. 또한, 사용 전에 가스레인지가 손상되거나 가스 누출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은 필수이며 사용 중에는 바람이나 음식물 넘침에 의해 불꽃이 꺼졌는지도 수시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캠핑장에서의 사용 시에
고양 ‘K-컬처밸리’ 사업협약 해제를 둘러싼 경기도의회 여야의 대립으로 임시회가 파행하면서 민생사업 예산심의와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등도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의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정쟁’에 넌더리가 난 지역민들은 유사한 형태로 파열음을 일으키는 도의회의 운영행태가 짜증스럽기 그지없다. 전국 최대의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말뿐이 아닌, 진정 민생을 으뜸으로 챙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달 임시회 개회일인 2일부터 K-컬처밸리 사업협약 해제와 관련한 행정사무조사 안건 처리를 놓고 이견을 보여 왔다. 대표의원 협상이 결렬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4일부터 의사일정 보이콧에 나섰다. 도의회 양당 대표단은 제377회 임시회(9월 2~13일) 중 도 비서실·보좌기관 업무보고를 포함한 의회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여부를 9일 오전 현재까지도 결정짓지 못했다. 이번 의회운영위 개최는 당초 도와 도의회가 합의한 사항이다. 그러나 K-컬처밸리에 대한 정쟁으로 다른 8개 상임위가 파행하면서 양당 대표단은 다시 회의를 열지 말지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 회의 개최에 있어 도의회 국민의힘은 ‘찬성’, 민주당은 ‘반
텔레그램의 피해가 일파만파다. 카카오톡이 개인정보 유출로 소란스러울 때 많은 사람은 텔레그램이 안전하다며 갈아탔다. 같은 이유 때문일까? 텔레그램은 전 세계 10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기만이라도 하듯 지금 가장 위험한 메신저로 주목받고 있다. 딥페이크 성 착취물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되기 때문이다. 사실 텔레그램은 태생부터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이 앱은 권위주의 국가가 주요 시장으로 이란,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구소련 국가들에서 큰 영향력을 떨쳤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주요 정보는 이 앱을 통해 퍼져 나갔다. 따라서 일부 분석가는 텔레그램을 ‘가상의 전쟁터’라 불렀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최근에는 또 다른 전쟁터가 되고 있다.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한 딥페이크의 온상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CEO 파벨 두로프(Pavel Durov)는 지난달 24일 프랑스 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 사기, 마약 밀매, 조직범죄, 돈세탁, 테러 조장, 아동 성범죄 등을 텔레그램에서 방치한 혐의다. 그동안 인터뷰를 꺼리고 베일에 가려 지내던 두로프는 갑자기 세상에 전면 노출됐다. 두
한국사회에 살면서 분단국가의 일원임을 체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본인이나 가족이 군에 입대하거나, 중남미 국가를 여행 중에 “Corea del Sur o Corea del Norte?” 라는 질문을 받는 정도가 아닐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이 내려보낸 오물풍선이 서울, 경기지역에서 멀리는 경남 거창의 하늘까지 부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학생으로부터 학교 인근 보건소에서 대남 오물풍선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북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북한이라는 실체가 아주 가까이에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뉴스로 소식을 접하던 필자도 스스로가 감정적이고 불확실한 주체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한반도 상공을 유유히 떠도는 괴기스러운(grotesque) 풍선의 자태들은 신체적 매스꺼움과 같은 몸의 상태 변화를 유발하면서 기존의 남북관계에 대해 품고 있던 열정에의 부정적 감응(感應)을 이끌어냈다. 스피노자가 이야기한 몸과 정신적 차원에서 정동(affect)의 변화가 일었던 셈이다. AI 첨단기술이 우리 삶의 질서를 전환하는 21세기에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일곱 차례 오물풍선을 내려보냈다. 수도
“인간사회에서 슬픔의 종류는 허다하나, 나라를 강탈당한 망국노(亡國奴)의 치욕, 그 이상 가는 슬픔은 없을 것이며, 기쁨의 종류도 허다하나 잃었던 자유를 되찾은 기쁨이야말로 최고의 환희일 것이다.” 훗날 광복회장을 역임한 독립투사 故이강훈 선생(1903~2003)의 저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사》의 첫 문장이다. 우리 조상들은 1910년 8월 29일 그날을 왜 망국의 상실감으로 인한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지독한 분노를 담아서 규정하지 않고, ‘국치(國恥)’라고 여기고 그렇게 말했을까. 그 후 100년도 더 지난 오늘도 우리는 그날을 ‘부끄러움’으로 상기하며, 그날의 조상들처럼 치를 떤다. 힘 없고 가난했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앉아서 밥을 먹던 사람들이, 아무 때든, 어디서고 편하게 누워서 쉬고 또 일하던 사람들이, 필요한 걸 찾아서 궁핍과 남루를 그럭저럭 감당하며 살던 사람들이, 이젠 그 어떤 일도 맘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처량한 신분은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가장들이었다. 그 통한(痛恨)의 시간에, 그 가엾은 족속의 눈에는 빈 쌀독과 대여섯씩이나 되는 처자식의 입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우리 식구들이 머지않아 굶어죽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