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로서의 인간은 죽음에 저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죽음을 모르고 따라서 죽음에 저항할 수도 죽음을 원할 수도 없다. 죽음에 대한 관념이 당연히 우리에게 주어야 할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까닭은, 우리는 행동적인 존재로서의 본성으로 인해, 실은 결코 죽음을 생각해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에는 죽음과 상통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이성을 흐리게 하고, 죽음의 불가피성에 의심을 품게 하려는 막연한 희망이 끝까지 우리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생명은 악착같이 열심히 살고자 한다. 그것은 우화 속의 앵무새처럼 목이 졸려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도 “뭘, 괜찮아, 이까짓 것!” 하고 되풀이 한다. (아미엘) 죽음의 순간, 영적 본원은 육체를 떠나지만, 육체를 떠남과 동시에 시공을 초월한 모든 본원과 합치하는지, 아니면 다른 유한한 존재 속으로 옮아가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죽은 뒤에 육체는 자기를 길러왔던 것에게 버림받고 단순한 대상이 된다는 것뿐이다. 죽음은 의식하는 대상의 변화 또는 소멸이다. 연극의 막이 바뀌었다고 해서 손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의식
가을은 선선한 바람이 불고 곳곳에 단풍이 물들어 야외에서 걷기 좋은 계절이다. 걷기 운동은 엔도르핀 분비를 증가시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뇌에 원활한 산소공급을 도와 뇌 기능을 활성화한다. 또, 섭취한 영양소가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고 에너지원으로 쓰여 체중 조절 효과가 있으며 근력을 강화시키고 관절염 및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우리 몸에 좋은 걷기 운동이지만, 평소에 비해 무리하거나 부상을 방치하고 운동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춘택병원 이수현 진료팀장은 특히 ‘발목 염좌’와 ‘족저근막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1. 발목 건강 - 염좌 운동을 하다가, 또 울퉁불퉁한 길을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혹은 하이힐을 착용하는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 발목 염좌는 흔히 발생한다. 발목을 접질리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증상이 서서히 완화되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치료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가 외부 힘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상태며 손상된 인대가 제대로 치료되지 못하고 염좌가 반복되면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 발목이 힘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생긴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0~3%대 저금리 ‘특혜대출’을 받는 관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너무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없도록 지침을 만들고, 이행 여부를 경영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지만 이를 지키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개별 기업의 노사 합의사항이라는 한계 때문인데, 이래서는 안 된다. 7%에 다다르는 시중금리에 서민들은 곡소리가 나는 판인데, 국민 정서에 정면 배치되는 이런 특권은 가당치 않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해 7월 29일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사원 대상 생활안정자금을 2000만 원까지만 대출하도록 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경우도 무주택자가 85㎡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만 최대 7000만 원까지 대출하고,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금리는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가계자금가중평균대출금리를 하한선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거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혁신계획서를 보면 한국전력공사 등 36개 공기업 중 75%에 이르는 27개 공기업이 지침에 어긋난 대출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우 연 1.5% 금리로 2억 원까지…
‘철인정치(哲人政治)’는 절제를 아는 사람이 경제를, 용감한 사람이 국방을, 지혜로운 사람이 정치를 맡아야 한다는 개념이죠. 플라톤의 이 주장은 선동에 휘둘린 어리석은 다수결에 의해 스승 소크라테스가 아무 잘못도 없이 죽음을 맞은 충격과 슬픔의 결과물로 해석되곤 해요. 실제로 그리스의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자유’와 ‘평등’을 무절제한 삶을 용인하는 개념으로 여기는 치명적 허점을 드러낸 게 사실이었어요. 역사 속에서 무지한 다수결이 빚어낸 중우정치(衆愚政治)의 비극은 그 사례가 귀하지 않아요. ‘공산주의’가 지구촌에 불러온 해악은 그럴듯한 어떤 이념이 궤변의 옷을 입고 민중을 현혹할 때 중우정치가 어떻게 만개하는지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에요. 히틀러가 탁월한 선동술로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도 공식 집계로만 5646만 명의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중우정치의 참혹한 산물이었죠. 고대 삼국시대에 고구려의 제가(諸加)회의, 백제의 정사암(政事巖)회의, 신라의 화백(和白)회의 등의 국가 대사를 결정짓던 회의제도가 있었어요. 이 중 화백회의만 유일하게 만장일치제(滿場一致制)를 채택했지요. 화백회의의 결정으로 25대 진지왕(眞智王)이 퇴위했다는 기록도 있으니 가장 막강한
근래 미 항모에 일본의 함대까지 참여하는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바른 진단과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바보짓을 하지 말라는, 우리는 한 동포가 아니냐는 절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로서야 정당한 군사훈련이지만 북한의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음이 문제의 본질인 것이다. 온전한 건물 한 채 제대로 남지 않고 초토화되었던 6·25전쟁의 기억, 맥아더 사령관의 핵무기 사용 계획 등 북한은 원초적으로 미국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되었다. 1980년대 말 시작된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몰락에서 갖게 된 안보 불안의 정도는 91년 말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되었을 시, 북한의 회담대표단에게 헬기를 내 보내 개성에서 평양으로 모시게 했고, 대표단을 얼싸안으며 기뻐했던 김일성 주석의 행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또한 6·15 남북정상회담 시기, 고 정주영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독대 시 김정일 위원장이 보여 준 행태에서도 북한이 안보 불안감을 볼 수 있다. 남북합작공단의 후보지로 북한이 신의주를 제시하자 정 회장은 전력공급 및 물류 이동을 고려하여 해주를 역 제안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오히려 남에서 가장
그를 마주한 것은 몇 년 전 이맘때였다. 호전없는 여러 치료에 지친 그를 부인이 간곡하게 치료받자고 설득해 겨우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는 3년 전부터 발생한 그때까지 받았던 여러 주사치료와 양약의 어떤 치료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는 허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섬유근육통이었다. 그는 10년 넘게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극심한 두통으로 며칠은 아무것도 못했다.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속쓰림과 더부룩함도 일상이다. 통증이 시작되고는 모든 치료에도 불구하고 새벽 4, 5시경에야 겨우 잠든다. "예전의 밝고 활기찬 나는 이제 존재하지 않아요. 이전과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라고 그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신경통약과 항우울제 항불안제에 더해서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복용 후 조금 완화되는 통증은 다음날 아침에 잠에서 깨면 한치도 나아지지 않고 어김없이 끔찍하게 반복되었다. 옥시코돈은 강력한 진통효과를 가지지만 또한 부작용도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독성이 있다. 극심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약을 먹어도 통증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화병과 함께 불안장애와 우울증도 보
마약이 청소년에게까지 무차별로 확산하는 등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마약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거래가 손쉽게 이뤄지고, 클럽·축제 현장·어린이 놀이터 등 유통장소가 생활공간에까지 파고들었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 유통이 성행하면서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층 사이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는 사실은 중대한 문제다. 인터넷 유통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책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전쟁’ 선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의정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75명을 검거하고 이중 상습 판매자와 투약자 7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가지고 있던 필로폰 60g과 대마 100.6g, 합성 대마와 졸피뎀 63정 등도 경찰에 압수됐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마약을 투약할 상대를 찾는 게시글을 올리고, 투약 의사를 밝힌 이들과 숙박업소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최근 태국인 마약 유통 총책을 비롯한 조직원 11명과 투약자 등 모두 40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시가 100억 원에 달하는 필로폰(3㎏)과 야바 등 다량의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다. 이에 앞서 유명 작곡가 겸 가수 돈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에서 프랑스 국가대표선수이자 주장인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이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지 않았다고 프랑스인들의 눈총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단의 아버지는 알제리의 베르베르(BerBer)족 출신.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과거사를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지단은 프랑스 군대가 고국을 침탈하며 불렀을 라 마르세예즈를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실상, 프랑스가 알제리 식민통치시 가한 숱한 만행을 알게 되면 예술과 문화의 나라, 유럽 최초의 인권 선언국으로 띄워진 프랑스의 치장이 벗겨진다. 프랑스 역사 초기는 로마의 침탈로 얼룩져있다. 기원전 8세기, 로마인들은 켈트족이 살고 있던 이 땅에 쳐들어와 그들 말로 갈리아라 부르며 500년 가까이 속국으로 삼았다. 476년,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세워진 프랑크 왕국은 메로빙거 왕조, 카롤링거 왕조 등을 거치는 동안 주변국을 흡수, 덩치를 키운다. 이 대제국은 자식들의 다툼으로 서프랑크, 동프랑크, 중프랑크로 삼분되는데 서프랑크는 훗날 프랑스가 된다. 이후 잉글랜드, 신성로마제국 등 주변국과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면서도 유럽의 중심, 강국을 고수했던 프랑스는 17
매년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정책 감사는 온데간데없고 정쟁만 있다는 말들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는 진짜 유난하다. 여야 간의 투쟁이 전례 없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야가 이렇듯 극한의 투쟁을 벌이는 이유는, 일단 대선 시기와 관련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에는, 대선이 12월에 있었고, 정권 출범 시기는 2월이었는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에는 3월에 대선이 있고, 임기는 5월부터 시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 1년 차 국정감사는 현 정권에 대한 감사가 되기는 힘들다. 집권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정권의 문제를 들춰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 1년 차 국정감사는,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라는 의미도 찾기 어렵다. 본래 국정감사는 야당에게 국정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제 집권 1년 차 국정감사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여당이 직전 정권의 정책에 대한 감사를 벌여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처럼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여당은 정국 주도권 회복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할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번 국정감사에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