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7월이 지나간다. 장마전선이 끝난 것은 아니고 비구름에 태풍까지, 멋대로 상륙하고 북상하면서 한반도를 지날 것이다. 태양이 작열하는 시간, 잠시 TV이나 전화기는 꺼놓고 물안개 오르는 곳을 찾아가 보자. 오물 찌꺼기가 밀려간 작은 냇가는 산속 계곡의 물처럼 맑고 새소리는 또렷하다. 옥수수는 우쩍 자라 이삭이 패었고 나뭇잎은 푸르다. 해질녘 된장 넣은 통발을 논이나 강가에 놓고 아침에 나가면 작은 물고기들이 오글거린다. 이것들을 새치네라고 하든지, 세치네라고 하든지 세치밖에 안되는 것이 팔딱이는 힘이 하도 세서 복날 더위를 가셔 줄 여름 보양식으로 지금이 적기다. 소금에 박박 문질러 씻어 호박이나 풋고추, 깻잎을 넣어 끓이면 세치혀의 입맛을 살린다. 새치네를 모르는 곳도 있고, 이것 저것 섞어서 끓인 것을 새치네 탕이라고도 하니 맛대로 멋대로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삼복에 이것을 먹었다. 그냥 퉁쳐서 어죽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천렵이라고도 한다. 여럿이 강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뛰어다니며 물고기 몰이를 해서 잡는다. 강변에 가마를 걸고 장작불을 피워놓고 잡은 물고기를 손질해 가마 가득 끓여 놓고 늘어지게 하루를 즐긴다. 기타를 잘…
집권 2개월 만에 지지율이 이렇게 거덜 난 대통령이 있었나. 그를 위해서도 나라를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이다. 일각에선 지지율이 더 추락하면 탄핵이 일어날 거라지만, 친위 쿠데타라면 모를까, 세계 어디에도 지지율이 바닥을 긴다고 탄핵당한 지도자는 없었다. 21세기 들어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5%로 떨어졌고, 결국 탄핵당했지만, 그것은 브라질 정치의 후진성과 부패가 빚은 코미디였지, 지지율 문제라고 단언할 수 없다. 국민이 뽑았으니 국민이 퇴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지도자가 내우외환의 범죄를 저질렀을 때 한정이다. 지지율이 아무리 낮아도 그것만 가지고 탄핵이 통과될 리 없다. 역대 대통령은 상반되는 두 가지 이미지로 대중에게 나타난다. 이승만은 국부와 독재자, 박정희는 경제 발전과 독재자, 김영삼은 하나회 척결과 IMF 위기, 박근혜는 공주와 최순실 등이다. 이제 겨우 2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 시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어떨까. 무능과 김건희로 요약할 수 있다. 윤석열은 김건희로 흥했고, 그로 인해 몰락할 것이다. 예언이랄 것도 없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윤석열의 오랜 지인들이 지키는 룰이 김건희 언급 금지라고 한다. 대선을 돕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비교해 미디어에 비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지요. 최근에는 마음에 안 드는 질문을 해대는 기자를 공박하다가 말썽이 나기도 했어요. 언론을 매개로 하는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접촉은 대단히 활발해요. 인터뷰뿐만 아니라 심야 토크쇼에 출연해 장기자랑까지 하지요. 공식 기자회견에다 미디어 스테이크아웃(Media Stakeouts), 미디어 풀스프레이(Media Pool Spray)라고 하는 약식회견을 수시로 갖는답니다. 일본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도어스테핑(Doorstepping) 비슷한 관행이 있어요. ‘부라사가리’(매달린다는 뜻의 동사 부라사가루에서 파생)라고 부르는 일상적 약식 기자회견인데요, 2001년 취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때부터 계속했다니 역사가 좀 됐지요? 언론기피형인 아베 전 총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등도 매달 10여 차례 응하며 이 관행을 이어왔대요.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도입한 도어스테핑 관행을 놓고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군요. 특유의 직설화법에다가 초보 정치인으로서의 미숙함 등이 빚어내는 이런저런 논란 때문에 대통령실에선 여간 고민이 아닐 거예요. 이것저것 꼼꼼히 따지지…
뜨거운 여름 낮 개방 분수대에서 수십 개의 물줄기가 바닥으로부터 솟아오른다. 물줄기를 맞으며 동동거리는 아이들의 '꺄악', '와' 하는 신나는 함성이 들린다. 시원하고 행복하다. 노자 (도덕경)에는 최고의 선이 물과 같다고 비유한다.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는 물. 정신적 가치에 대한 비유가 아니더라도 우리를 이롭게 하는 최고 좋은 것이라고 할 법하다. 물은 지구 상의 수많은 생물과 인간 생명의 근원이다. 성인의 경우 몸의 약 60-70 %를 차지하며 음식은 3주를 굶어도 버틸지라도. 물은 며칠만 못 마셔도 생명이 위태롭다. 물의 중요성을 알긴 하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잘 안 먹거나 못 먹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맹물을 먹으려고 하니 목에서 안 넘어가 못 먹거나, 물을 마시면 흡수가 안되고 그대로 소변으로 자주 나와 화장실 가기 번거로워 안 먹기도 한다. 심지어 입이 마르고 눈이 마르거나, 변비, 어지럼증, 두통 등 탈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그렇다. 좋은 물을 요약하자면 염소와 각종 오염물질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미네랄 성분과 산소가 균형 있게 함유된 약알칼리성 물이다. 성인의 경우 대체적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사회수석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 씨를 둘러싼 적절성 시비가 끈덕지다. 19일에는 윤 대통령의 또 다른 지인 아들의 대통령실 근무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냉정하게 따지면, 야당을 포함해 정치권 어떤 누구도 이 논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합법성 여부가 아닌 달라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정치권은 이 새로운 기준에 충실할 때가 왔다. 윤석열 대통령 친척, 김건희 여사 회사 직원, 극우 유튜버 누나, 윤 대통령 지인 아들 등이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적 채용’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가 추천해줬다”고 인정하는 바람에 연줄 채용 문제의 논란이 오히려 커졌다. 나아가 이 직원 아버지가 강릉 지역 선관위원으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이해충돌’ 문제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판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주기환 전 후보 아들도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돼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주 전 후보는 검찰 시절 수사관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 지난 17일,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언급이다.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이재명 의원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이기는 하다. 그는 당내 “계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유가, 계파를 배격하겠다는 본인의 의지 때문인지, 아니면 비주류이기 때문에 계파를 갖기 힘든 환경이었기 때문인지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계파정치란 배격돼야 하는 “부정적 존재”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계파정치는 민주적 정당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같은 정당이라고 해서 반드시 똑같은 생각을 해야 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적 정당이라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맞고, 같은 입장이나 생각을 가진 이들끼리 무리를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상당수 국가나 일본의 정당에서도 계파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계파의 존재가 영국 민주주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은 내각제 국가의 대명사이지만, 양당제하에서 내각제를 한다는 것이 문제를 야기할 수…
원·달러 환율이 비상이다. 지난주 15일엔 1326.1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만 1월1일 기준(1188.9) 11% 이상 올랐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우려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린데 따른 결과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으로 국내 고물가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환율까지 가세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환율은 계속 천장을 두드리고 있다. 게다가 오는 27일 미국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다. 6월 수출입물가지수’는 지난달보다 0.5% 올랐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33.6% 높은 수준이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5월보다 0.1%, 지난해 6월보다는 무려 20%나 올랐다. 고환율이 추가 물가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 달러로 한 달 사이에 94억3000만 달러 줄었다. 국제 금융위기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10% 넘게 줄어든 영국 일본이
아침에 산책하던 중에 배를 하늘로 향해 누워있는 어린 매미를 발견했다. 날개가 돋아나는 우화(羽化)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날개가 온전히 펼쳐지지 못해 그냥 나무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가져와 풀과 나뭇잎을 넣어 집을 만들어줬다. 개미의 공격도 피하고, 짧은 매미의 생애와 매미가 주는 교훈을 알기 때문이다. 매미는 땅속에서 짧게는 2~3년, 길게는 7년 정도를 애벌레인 상태로 땅속에서 나무의 수액을 먹고 자라다가 땅속에서 나와 성충이 되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간다. 천적이 없는 저녁 시간에 번데기 상태에서 2~6시간의 탈피의 과정을 거쳐 2쌍의 날개를 달고 자유의 몸이 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연과 필연의 결과라는 말처럼 그냥 되는 게 없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품고, 사연을 안고 태어난 매미지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남짓이다. 수컷 매미는 수명이 암컷보다 더 짧다. 한 여름에 귀를 따갑게 울리는 매미의 소리는 짝을 찾기 위한 수컷 매미의 타는 목마름이다. 그래서 더 서럽게 울 수밖에 없다. 소음이 아닌 사랑의 세레나데로 여기면 어떨까. 밤에 우는 것은 인간이 만든 불빛의 영향이 크다고 하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