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 강남 좌파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사회적 지위가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 계층을 일컫는 이 말은 전통적 계급이론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생산수단을 둘러싼 제 관계인 계급이론에 따르면 강남 좌파는 그저 소(쁘띠)부르조아일 뿐이다. 강남 좌파는 형용 모순의 조어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강남 좌파란 말이 언론이나 담론 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강남 좌파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서 일까? 아니면 그보다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말이 필요해서 일까? 말이 새롭게 태어나고 사멸하는 것은 역동적 인간 삶에 있어 자연스런 일일 터이다. 하지만 강남 좌파의 사멸을 인과 관계적으로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담론 장에서 등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브라만 좌파란 말이 주목을 끈다. 인도 카스트 제도에서 유래한 브라만은 중세 유럽의 3신분(전사·사제·평민) 사회에서 제2 신분인 사제를 뜻한다. 이런 브라만은 현대 사회에 있어 종교지도자뿐만 아니라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교수 등 지식인을 총칭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브라만 좌파는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브라만에 속하면서도 우파가 아
경기도가 사회적 또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관광소외계층을 위해 ‘노동자 휴가비 지원사업’이란 것을 펼치고 있다. 도가 대상으로 삼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기간제, 파견‧용역 등으로 연 총소득 3600만원(월 300만원) 이하, 만 19세 이상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15만원을 적립하면 도가 25만원을 추가 지원해 총 40만원 적립금을 휴가‧여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선정된 노동자는 이 적립금으로 전용 온라인몰’(www.ggvacation.ezwel.com)을 통해 여행, 문화, 교육,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다. 숙박권·입장권 등 국내 여행 관련 각종 상품은 물론, 캠핑, 문화예술시설, 베이킹·가죽공예 등의 취미·여가 용품까지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제한되었던 노동자들의 야외 여가 활동 욕구를 감안, 도내 여행사와 함께 월별 테마 상품을 출시하는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란다. 친환경 및 전통시장 상품을 추가하는 등 선택의 폭도 넓힐 방침이라고 한다. ‘노동자 휴
"고난의 역사! 한국역사 밑에 숨어흐르는 바닥 가락은 고난이다. 이 땅도 이 사람도, 큰 일도 작은 일도, 정치도 종교도 예술도 사랑도, 그 무엇도 다 고난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말 듣고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끄럽고 쓰라린 사실임은 어찌할 수 없다."ㅡ함석헌(1901~1989)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중에서. 8.15 광복과 다름 없던 '80년 서울의 봄'은 그 해 5월, 전두환 일당이 광주를 피로 물들이면서 겨울공화국으로 되돌아갔다. 신군부의 12년 만행은 짙은 살의의 시간이었다. 그후 87년 6월 시민항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는 문민정치의 싸구려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까지 거창하고 유혹적인 구호로 시작했지만, 아는 바대로 예외없이 끝은 좋지 않았다. 씨알들이 끝도 없는 고난의 삶을 살았다는 뜻이다. 요즘은 윤석열 정치에 대한 불편함과 우려가 뒤섞인채 연관된 기억과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나날이다. 내 주변의 착한 시민들 다수가 비슷한 입장이다. 신명을 잃은채 집단적으로 무기력 증세를 보인다. 그 그룹의 폭주 때문만도 아니다. 내 경우는 문재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반이다. 참 힘들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의 노령. 장애 또는 사망에 대해 연금급여와 노후 준비 서비스 제공, 그리고 기초연금, 장애 정도 심사 및 장애인 활동 지원 업무 등을 수행하며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국민의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공단도 청렴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청렴도 조사에서 2017년부터 5년 연속 우수기관에,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는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각각 선정되었다. 2016년 9월 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의 시행은 우리 사회가 청렴한 사회로 발전해 가는데 큰 전환점이 되었으며 지난해 사회적 논란이 되었던 공직자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등을 계기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공포(2021.5.18.)되고 올해 5월 19일 시행되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 추구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정부·여당의 지지율에 빨간 불이 동시에 들어온 가운데 연일 권력 암투 소음만 일으키는 집권당 국민의힘의 추태가 심각하다. 과거 대선 승리 후 일어났던 권력 쟁탈전 악습이 재발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여소야대(與小野大) 난관에다가 일치단결하여 묘책을 찾아도 모자랄 가혹한 경제위기 먹구름까지 몰려오는 판에 제대로 된 여당 노릇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보기가 어렵다. 국민 삶의 형편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여당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집권 초기임에도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3주 연속 동반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로 6월 초보다 10%포인트나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42%까지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한 달 사이 5%포인트 하락한 40%를 기록했다. 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밑도는 이른바 ‘데드 크로스’도 잇따르고 있다. 취임 당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예상치를 밑돈 것은 6.1 지방선거가 곧바로 닥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듭되는 지지율 추락은 윤 대통령과 집권당 모두에게 그 책임이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는
수많은 정권교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정권교체기 인사논란은 의외로 잠잠한 편이에요. 지명된 인물을 놓고 국회 안에서 ‘교통위반 딱지’, ‘표절’,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문제를 놓고 지지고 볶는 일이 뉴스가 되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어요. 논란 여지가 있는 인물들은 아예 지명되기 어려운 인사시스템 덕분이에요. 그 기능 한복판에 플럼북(Plum Book)이라는 지침서가 있어요. 겉표지가 자두색(Plum)이어서 붙인 이름이어서 붙여진 이 지침서의 정식 명칭은 ‘미국 정부 정책 및 지원 직책’이래요. 플럼북에는 연방정부의 장·차관을 비롯한 9000여 개 주요 직위의 명칭, 현직자 이름, 임명 형태, 보수 등급과 직급, 임기 여부, 임기 만료일 등에 관한 인사 정보를 담고 있대요. 상·하원이 인사관리처의 지원을 받아 함께 펴내기 때문에 당리당략이 개입할 여지가 아주 좁다니 참 부러운 시스템인 듯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을 강행했네요. 정치자금 유용,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자녀 특혜 채용 등 숱한 의혹이 제기된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는 뭇매를 못 견디고 끝내 자진사퇴를 했군요. 정권이 바뀔 적마다
기억력의 퇴화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첫 외교무대 데뷔라고 할 수 있을 NATO정상회의 방문에서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하긴 대통령 스스로 집단군사동맹기구인 NATO정상회의에서 15분 동안 15개국 정상에게 원전세일즈를 했다고 하니 ‘노룩악수’를 제외하곤 기억할만한 것이 있을리 없다. 대신 스포트라이트는 김건희여사의 1억원대 목걸이와 1600만원대 팔찌 등에 쏠렸다. 박지원 전국정원장은 “영부인의 패션은 국격”이라며 “꿀리지 않고 멋있었다”고 추켜세웠다. 언론은 한술 더 떠 ‘우크라룩’이니 ‘외교패션’이니 하면서 추앙을 더했다. 김정숙여사는 2만원짜리 국산 브로치를 달았다가 숱한 언론들로부터 무슨 돈으로 2억원대 명품을 샀느냐며 난도질을 당했다. 나는 궁금하다. 그때의 기자와 지금의 기자가 같은 호모思피엔스종이 맞는지.. 이건 태세전환 차원이 아니고 기득권동맹의 추악한 이중잣대다. 말이 나온 김에 명품이라면 필리핀 이멜다여사를 빼놓을 수 없다. 남편 마르코스대통령이 20년 동안 7만명을 투옥하고 3200명을 살해하며 철권통치를 휘두르다 86년 피플파워혁명으로 쫓겨날 당시 이멜다여사는 미군용기 두 대를 빌려 자신의 금괴와 보석을 하와이로 실어날랐다. 미처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은 자유이다. 어떤 사람이 불행하고 괴로워하고 신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누군가의 혹은 무엇인가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다.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지배할 수 있는 것만 지배한다. 그런데 완전히 자유롭게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그러므로 만약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남을 지배하고자 하는 것을 보거든, 그는 자유롭지 않음을 알라. 즉 그는 남을 지배하려는 욕망의 노예인 것이다. (에픽테토스) 내면의 자유가 없는 외면의 자유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설사 외적 폭력에 억압당하지 않더라도 무지, 죄악, 이기주의, 공포 때문에 자기 마음을 스스로 지배할 수 없다면, 외면의 자유가 내게 무슨 소용이 되겠는가? 나는 자기 자신이나 자기 영역 속에 갇혀 있지 않은 사람 곧 오만, 분노, 게으름을 극복하고 인류의 행복을 위해 몸을 바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그런 사람만을 자유인이라고 부른다. (채닝) 진정 자유롭기 위해서는 너는 항상 신에게서 받은 것을 언제라도 신에게 돌려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너는 자신의 의지를 신의 의지와 연결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신의 의지에 어긋나는 일에서
먼 길을 며칠에 걸쳐 걷는 등산가들이 해가 지고 나면 불 옆에 둘러 앉아 하는 게임이 있다. ‘내 몸에 난 상처 이야기’를 돌아가면서 하는 것. 오르막을 오르고, 거센 물살을 건너고, 본인 몫의 짐을 지고 여기까지 걸어오며 몸에 남은 흔적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책 (보통의 존재)에서 이석원은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삶의 풍경들을 세밀히 묘사한다. 환상이 끝난 다음의 결혼생활, 끔찍했던 이혼을 이야기한다. 산책을 하다가 정신질환으로 폐쇄병동에 입원했을 때 마주쳤던 환자들의 기이한 행렬을 떠올린다. 경계성 인격장애와 우울증 등 여러 가지 병을 앓았다. 그때, 먹었던 약들로 자신도 복도를 걷는 행렬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고 주먹을 쥘 수 없을 만큼 기운을 앗아갔던 시간들을 회상한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시간들과 힘들었던 가족사의 끔찍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창작의 원천이 되었고 잊기 위해 8월의 폭염속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달리며 만든 다섯 번째 작품이 가장 큰 성과를 가져다 준 아이러니를 말한다. 자신이 부정했던 자신의 특성은 유산으로 나를 살게 한다는 것을 힘들게 깨닫는다. 책 (소망없는 불행)에서 페터 한트케는 자신의 어머니를 회상한다. 1900년대 초반 그 시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