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신냉전의 구도속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사이 올해 무력도발을 지속해온 북한이 지난 2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하지만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26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규탄 성명조차 내지 못한 채 끝났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장벽에 부딪혔다. 이런가운데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국군이 미군에 연합훈련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2차 세계대전이후 냉전구도를 재연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이 최근에 쏘아올린 미사일이 기존 화성-15형이든 그들의 주장대로 신형이든 미국 본토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고도 6,200㎞ 이상에 사거리 약 1080㎞로 미국이 정한 금지선(1000㎞)을 넘어섰다. 올 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스스로 선언한 ‘모라토리엄(발사유예)’의 파기를 시사하며 고강도 무력 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핵을 선순위에 두지 않는 외교적 해법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시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돼 있는데다, 남한의 정권 이양기 등 틈새를 파고들며…
제20대 대선 후 일각에서 ‘진보종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2012년 19대 대선이 끝났을 때도 MB정권에 장악되었던 공영방송과 종편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었고, 그 결과 2013년 3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출범하기도 했다. 볼일이 있어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낮이나 밤이나 채널A, TV조선과 같은 종합편성채널을 틀어놓은 가게들을 흔히 불 수 있다. 조중동의 수구적 논조와 정파상업주의를 그대로 방송에 옮겨놓은 것이 종합편성채널(종편)이다. 종편은 지난 2010년 MB정권이 당시 발행부수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득권 신문사에게 ‘선물’로 준 방송국이다. 국회 본회의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헌재의 결정을 무력화하면서까지 신문방송 겸영을 밀어붙였다. 미디어산업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 여론다양성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국내미디어 산업은 글로벌OTT의 콘텐츠 공급기지가 되었고, 미디어 여론시장은 급격하게 양극화되었다. 그럼에도 종편은 시청률과 매출액 등 모든 면에서 ‘눈부시게’ 성장했다. 2012년 출범하던 해 종편4사의 시청률은 2.5%에 불과했으나 2020년 10%를 돌파해 네 배나 성장했다. 매출액도 2
우리는 타인을 바라봄으로써 비로소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 나의 힘을 타인의 힘과 견주어보며 나의 이익을 양보하도록 노력하라. 자신을 늘 부족한 존재로 생각하고 타인의 존엄성 앞에 머리를 숙여라. (존 러스킨)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신중하라. 말은 적게 하라. 묻는 사람이 없거든 절대로 입을 열지 말라. 그러나 질문을 받거든 짧게 대답하고 모를 때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모른다고 하여라. 논쟁을 위한 논쟁을 하지 말라. 과장하지 말라. 높은 자리를 찾지 말고 그런 자리를 권하거든 받아들이지 말라.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 즉 자신의 의무에 반하는 일이 아니라면 네가 같이 살고 있는 이웃의 습관과 희망에 따르도록 하라. 네 의무도 아니며 이웃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일에는 구태여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러한 습관은 우상이 되기 쉽다. 우리는 모두 자신 속의 우상을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피) 우리는 모두 타인 속에 자기의 죄악과 단점과 여러 가지 나쁜 습관을 똑똑히 비추는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부분은 거울 속에 보이는 모습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개라고 생각하고 거울을 향해 짖어대고 있다. (쇼펜하우어) 만일 세 사람이 모인다
나는 1980년생, 밀레니엄 세대다. 라떼는 말이다. 엄마는 주부였다. 우리 엄마도, 친구 엄마도, 동네 형 엄마도 가정주부였다. 여자는 중·고등학교 졸업하고 공장에 들어가 일하다 결혼하면 가정주부가 되는 것이 국룰이었다. 간혹 대학을 나와도 결혼하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가정주부가 되어야 했다. 여자가 한 가정을 먹여 살려야 하는 남자와 경쟁하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이었다. 힘도 못 쓰는 여자의 월급이 남자보다 적은 것이 불만인 사람은 없었다. 사무직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여자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손에 걸레를 들고 남자 부장님, 남자 과장님, 남자 대리님, 남자 선배님 책상을 닦아야 했다. 남자들 책상까지 닦아가며 일해도 월급은 더 적었다. 회사는 성별 분리호봉제를 대놓고 적용했다. 어느 대졸 여성 직원이 부장님 앞에서 “대학까지 나와서 책상 닦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냐”고 불만을 토로해 사무실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나마 공감한다는 남자 과장이 “맞아 책상 닦는 것은 대학 나온 여자가 할 일이 아니야. 중고등학교 나온 여자들이나 할 일이지”라고 수습했다는 일화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설이다. 어쨌든 책상은 여자가 닦아야 했던 시절이다. 성폭력 범죄는
어리고 예쁘고 춤 잘 추는 걸그룹에 점령된 지 오래인 방송에 노인의 노래가 장안의 화제다. 시니어들이 노래로 인생을 들려준다는 취지의 방송인데 (JTBC ’뜨거운 싱어즈’) 유독 85세 배우 김영옥 씨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와 82세 배우 나문희 씨의 ‘나의 옛날이야기’가 심장을 두드린다. 나이 든 목소리는 불안했고 발음, 음정이 엇나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집중하게 하고 콧날을 건드리더니 종내 눈물을 떨구게 한다. 라디오 프로그램이라도 그랬을까. 노년의 배우는 마이크 쥔 주름진 손으로, 뜨거운 것이 빠져나간 눈빛으로, 굽은 등으로...... 노래가 아닌, 80년 인생을 전했다. 그게 심금을 울렸다. 월드뮤직 가운데 가수의 삶을 알고 나서 좋아지는 노래들이 있다. 에디트 피아프(1915-1963)의 라비앙 로즈(La Vie en Rose)는 대단한 월드뮤직 명곡이지만 목소리가 내 취향이 아니고 노래, 음률, 가사도 마음에 와닿지 않아 즐겨 듣지 않았다. 에디트 피아프의 실제 삶을 담은 2008년 개봉영화(올리비에 다한 감독) ‘라비앙 로즈(장밋빛 인생)’를 보기 전까지는. 에디트 피아프의 삶은 장밋빛이 아니었다. 1차 대전 중, 프랑스 변두리 지역 베르빌에
- 유형원의 통렬한 고발 “경계일정(經界一正) 이만사필(而萬事畢)” 반계 유형원의 『반계수록(磻溪隧錄)』 첫 문장이다.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이는 “옛날의 정전법(井田法)은 이상적인 토지제도였다”로 시작해서 이어지는 대목으로 “경지(耕地)정리가 올바르게 이루어지면 모든 것이 바로 잡히는 법이다”라는 의미다. 고대 정전제를 모델로 “한전론(限田論)”을 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토지개혁에 대한 혁명적 발언의 출발이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해야 했던가? 다음은 『반계수록』의 유명한 구절이다. “부자의 땅은 경계가 서로 잇닿아 끝이 없고 가난한 이들은 송곳 하나 세워 놓을 만한 땅도 없게 되어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로, 급기야는 모리(謀利)하는 무리들이 이 토지를 모조리 갖게 되는 한편 양민(良民)은 식솔들을 이끌고 떠돌아다니다가 머슴살이로나 들어간다.” 모리배들이 설치고 보통의 백성들은 비참한 지경에 빠져 있는데도 정치는 이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현실에 대한 그의 분노가 담겨 있다. 반계 유형원이 조선 실학의 태두(泰斗)로 불리고 성호(星湖) 이익(李瀷)과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으로 이어지는 정신사적 계보가 만들어지는 토대가 여기에 있다. 임진왜란(
이 모든 것이 ‘그 놈의’ 스탈린이 트로츠키를 도끼로 암살한 것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트로츠키의 주장처럼 사회주의는 영구 혁명의 기치를 내걸고 끊임없이 민주적 과정을 거쳐 일신하고 또 일신해야 했다. 그런데 스탈린이 트로츠키를 추방하고 죽이면서까지 일국 사회주의 노선을 굳혔다. 일국 사회주의 노선은 사회주의의 이상 자체를 말살시키는 것이었다. 모든 해방운동이 이것 때문에 변질됐다. 인간의 얼굴을 해야 할 사회주의가 늑대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가 됐다. 스탈린은 일국 사회주의의 성과를 내기 위해 급격한 공업화 우선 정책을 폈고 그것을 위해서는 농산품 수출이 필요했는데 당시 소련으로서는 자본의 원시적 축적을 그 방법으로 밖에는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농산품 수출을 위한 식량 조달은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를 갈취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1932년에서 1933년 사이 스탈린의 이 ‘강도’ 행위로 우크라이나 인민 3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홀모도모르 사태다. 영화 '미스터 존'은 그 부분만을 뚝 떼어 내 사회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이다. 이러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다. 그 원한의 역사는 오래된 것이다. 당연히 친러파보
경기도 인권모니터단이 대폭 확대됐다. 지금까지는 29명이었는데 올해부터 478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단원들은 도민 대상 공개모집과 도와 시․군, 공공기관 추천을 통해 위촉됐다. 도민 321명과 도·시․군 인권업무 담당 공무원 88명, 도 시․군 산하 공공기관 직원 69명으로 구성됐다. 경기도 인권지킴이인 도 인권모니터단은 2020년 11월 출범했다. 단원들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에 대한 제보를 하거나 인권정책·제도 등에 관한 개선사항을 주도적으로 제안한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인권정책에 참여하고 홍보 활동도 펼친다. 도는 원활하고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 오리엔테이션과 활동 역량 강화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도 인권정책에 활발히 참여한 단원에게는 소정의 활동비도 지급하고 있다. 우수 단원에게는 도민 인권배심회의, 인권영향평가, 경기도인권헌장제정회의 등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고 우수 활동 개인과 단체에는 도지사 표창과 소정의 경기지역화폐를 인센티브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한다. 지난해 7월에는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도 인권조례가 개정돼 인권모니터단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근거도 신설됐다. 따라서 앞으로 도민이 주도하는 인권개선 활동이 주목된다. 도 인권모니터단원들의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