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란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철학이다. 종교란 단순한 형태로 마음에 호소하는 예지이다. 예지란 이성에 의해 인정된 종교이다. 사람들이 종교라고 일컫는 것에서 그들의 교육관과 정치 형태, 경제 기구, 그리고 모든 예술활동이 태어난다. (주세페 마치니) 선한 생활의 법칙(살생하지 말라, 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악으로 악을 갚지 말라, 등등)은, 그것이 신의 계율이기 때문에 진리이며, 그래서 우리도 그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 법칙들을 자신의 내면적인 의무로 느끼기 때문에, 그것을 신의 계율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칸트) 사람은 선한 생활에 의해서만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다. 그러므로 바르고 깨끗하고 선량하고 겸허한 생활 이외의 그 무엇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기만이요, 하느님에 대한 거짓 봉사이다. (칸트) 종교란 세상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심장과 같다. 곧 사람은 종교 없이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다만 자신에게 심장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면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그렇다!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
여러 번 대통령선거를 겪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여야,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일국의 대통령 후보는 아무나 할 수 없다. 훌륭한 인품과 식견있는 사람의 몫이다. 평생 정치인으로 살면서 그 기회를 갖는 것은 5년에 딱 2-3명뿐이니까. 그런데 이번 대통령 후보를 보면서 감히 나와 비교를 하게 되었다. 5년 만에 내가 인품과 식견이 급성장한 게 아닌데. 시진핑, 바이든, 영국의모리스존슨 수상, 젊은 기수 프랑스의 마크롱도 어느날 갑자기 국가의 지도자가 된 건 아니다. 시진핑은 지방 현, 성의 서기와 성장, 중앙당 상무위원을 거치면서 정치, 행정 수업을 쌓고 공청단과의 권력투쟁 끝에 권력을 잡았다. 정치는 인간행위 중 가장 종합예술이다. 정치인을 폄하하지만 그 정치인 덕에 사회와 국가는 중심을 잡을 수 있다. 훌륭한 정치지도자가 국난을 극복하고 발전시킨 예는 동서고금에 많다. 정치지도자는 국회든 지자체든 다양한 정치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해야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어떤 특정상황에 의해 선거를 이긴다고 갑자기 능력이 생기진 않는다. 뛰어난 스탭도 본인 능력이 떨어지면 활용 못한다. 회사도 뛰어난 CEO에 의해 성장이 좌우된다. 인간이 만든 모든
네거티브 공방이 난무하는 대선 기간 중 아름다운 소식을 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신년 초에 ‘대한민국의 G5 도약과 국민소득 5만불 목표’ 공약을 발표했을 때보다 반갑다. 지난 16일, 민주당이 발표한 ‘장애인 정책 5대 공약’이 그것이다. 이 후보는 중증 장애인에게 장애인연금 확대 지급, 장애인 이동 보장, 장애인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자긍심이 높아지는 공약이다. 지체 없이 포털을 검색했다. 키워드로 ‘윤석열의 장애인 정책’ ‘이재명의 장애인 정책’을 입력했다. 윤석열 키워드로는 ‘뉴스 화면’에서 장애인 정책을 찾기 쉽지 않았다. 한편, 이재명 키워드로 검색된 장애인 정책 뉴스 보도량은 상당했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혹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것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안다. 필자의 경우는 모친이 노환으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면서 ‘고령 장애인’의 가족 구성원이 됐다.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이 ‘적극 관심’으로 바뀌게 된 시점이다. 장애인과 장애인을 위한 정책에 관하여 ‘근원적인 물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애인이…
선거의 계절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정치 광고다. 정치 광고는 일반 상업 광고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상업 광고의 경우, 광고 덕분에 매출이 1%라도 올라가면,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치 광고는 그렇지 않다. 정치 광고 덕에 지지율이 1%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광고는 실패작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 광고의 논리와 정치 광고의 논리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정치 광고는 일반적으로 선거 전략이라는 큰 틀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번에 등장한 정치 광고를 봐도,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재명 후보의 광고에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비호감적 요소들을 최대한 축소하려는 전략이 포함돼 있다. “이재명은 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는 광고 카피는 바로 이 후보 캠프의 이런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광고에 걸음마를 하는 아기를 등장시키며 “국민이 키워낸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고, 동시에 공정을 강조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키우려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에는, 광고에 본인의 모습보다는 심 후보가 강조하는 지향점을 “
- 정치와 법의 기만 “정치인들은 어떤 존재인가? 표는 가난한 이들에게서 받고 돈은 부자들에게 받는다. 그러고는 둘 다 보호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은 누구 편인지 분명하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학자 마이클 패런티(Micahel Parenti)의 경고다. 그가 쓴 『소수를 위한 민주주의(Democracy for the Few)』에서 한 말이다. 미국 정치가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상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기만(deceit)과 부패(corruption) 그리고 약탈(plunder)’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20년 전, 이 주장은 정치에 대한 과도한 비판과 비관이 담겨진 것이 아닌가 했다. 하지만 자본이 지배하는 정치의 모순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민주주의라는 옷을 입고 부자들을 위한 국가 시스템이 시민의 정치기본권을 법과 제도로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법 앞에서의 평등”은 근대 민주주의의 혁명적 성과이나 현실은 ‘큰 범죄에 형벌이 아예 없거나 또는 작든지, 그리고 작은 범죄에 큰 형벌’이 내려지는 것을 경험하게 한다. 한국 사회에서 재벌은 멀쩡하면서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해서 감옥에 갇히더라도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들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농산물은 비료와 농약을 사용한 것들이다. 농약은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식물성장·조절제 등이 있다. 대량 재배 농가의 경우 생산과정에서 농약을 주지 않으면 병충해 등으로 인해 농사를 망치기 쉽다. 농약 살포는 국민건강을 위해 대상작물, 안전사용기준(사용 시기, 사용량, 살포회수)이 정해져 있다. 특히 DDT, BHC 등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이렇게 농작물에 살포한 농약은 자연계의 작용 등으로 분해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미량이라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잔류농약이다. 농산물이 생산되는 각 시·군에서는 출하 전 잔류농약검사 등을 거쳐 출하한다. 물론 부적합 농산물은 폐기처분된다. 검사를 마친 농산물은 전국 공영도매시장 등으로 가서 또 한 번 잔류농약 등을 검사한다. 검사는 전통시장, 대형할인점, 백화점 등에서 각 지방식약청과 시‧군‧구 위생부서에 의해 다시 한번 이루어진다. 허용기준을 초과한 농산물은 곧바로 생산된 곳의 지방정부에 통보된다. 관할 시·군·구는 생산자를 관할 경찰서에 고발하고 농약 안전사용 교육도 실시한다. 2019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반장선거에 나섰다. 그런데 그 아이는 투표 때 자신의 이름을 쓰지 않고 상대편 경쟁자 이름을 적어낸 탓으로 지고 말았다. 왜 그랬냐면 두 아이는 원래 사이가 좋아 투표 때 서로 상대방 이름을 적어내자는 약속을 굳게 믿었다. 그러나 상대방 아이는 그것을 어기고 본인 이름을 써낸 탓으로 당선이 되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선거와 표(票)에는 패자는 없고 승자의 느끼한 웃음만 있다. 또 그렇게 약속을 어기고 이기고 보자는 자들이 우등생도 되고 학생회장이 되어 일류대학을 진학해서 고시에 합격하여 고속 승진을 하며 거들먹거리며 살았다. 그런 사람들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국어 실력이 밑 힘이요. 인문학이 인생 공부의 기본이라고 한들 먹혀들겠는가. 정채봉의 ‘두꺼비와 개구리’라는 글이 떠오른다. 두꺼비와 개구리가 논두렁길을 가고 있었다. 개구리가 엉금엉금 기는 두꺼비를 향해 말했다. ‘그렇게 느리게 기어서 언제 양지바른 언덕에 도착하니?’ 두꺼비가 숨을 가쁘게 쉬는 개구리를 향해 대꾸했다. ‘그렇게 빨리 가서 뭐 할 거지?’ 개구리가 눈을 뒤룩거리며 대답한다. ‘그냥 빨리빨리 가는 거야, 가서 시간이 남아 누워
북경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빙상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도 있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그동안 연마한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암울한 기분을 한때나마 날려 보낼 수 있어 좋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 선수단의 선전과 함께 북한 선수단 참여와 북한 고위인사들의 특사 방한이 이루어져 남북관계 차원에서 많은 기대와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었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비정치적인 스포츠 제전의 영역을 넘어 남북관계라는 정치 군사적인 영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올림픽 이후 남북간, 미북간, 북중간, 북러간 정상회담이 연이어 진행되면서 남북관계에 있어 커다란 진전이 이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지속되어온 북한 핵문제라는 장애물을 넘지 못해 남북관계는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상징되듯이 다시 한번 교착되어 있다.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은 4년 전 평창에서처럼 남북미중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의 경직된 자세로 인해 갈등과 충돌 가능성의 하향 국면에 빠진 한반도 정세를 대화와 협력, 안정과…
헝겊(巾·수건 건)을 막대기로 치면(攵 또는 攴·칠 복) 너덜너덜해진다. 천 조각과 먼지 날리는 모양, 막대기의 그림이 敝(해질 폐)다. 그 헝겊을 두 손으로 들면(廾·받들 공), 폐단(弊端) 적폐(積弊)의 弊다. 그 敝를 헝겊(巾) 위에 올리면, 폐백(幣帛) 화폐(貨幣·돈)의 幣다. 사람 인(人)에 다른 그림이 붙어 굴복할 복(伏)이 되고, 어질 인(仁)도 되는 것처럼 문자(한자)는 그림에서 비롯해 그림의 합체나 변화로 여러 갈래 뜻을 짓는다. 뜻글자 표의문자(表意文字)다. 상(商)나라 때의 갑골문이 바탕이다. 그림을 간략하게 한 기호에 소릿값(발음)을 정하고, 영어의 알파벳 같은 기호로 인간의 여러 말(소리)을 적는 것은 소리글자 표음문자(表音文字)다. 발음기호 기능과 문화적 적립(積立)이 합쳐져 소통의 도구가 된다. 한글도 소리글자다. 이집트상형문자가 바탕이다. 폐단(弊端)은 나쁜 것이다. 폐백(幣帛)은 제사나 시댁에 올리는 음식이나 비단(帛)이니 좋은(좋아야 하는) 것이다. 발음 같은 ‘폐’의 두 뜻이 하늘과 땅의 차이(天壤之差 천양지차)처럼 크다. 그 차이가 ‘문화적 적립’ 중 하나다. 영어의 라틴어, 한국어의 한자어 역할 같은 것이다. ‘오래 쌓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