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나라 일을 하면서 임기 내내 사실상 돈벌이를 했다. 천문학적이었다. 그는 최근 재수감 되면서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파렴치의 극치다. 2300년 전, 맹자는 "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직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을 포함, 이 나라 공직자들은 공무를 마치 "처삼촌네 벌초하듯" 함으로써, 취약계층의 복지에 넉넉하게 쓸 수 있는 예산을 누수나 누전처럼 낭비하거나 불합리하게 사용한다. 일례로, 매년 연말이면 전국적으로 보도블럭을 개비하는데, 그 악습은 수십년 동안 변함 없이 반복된다. 공직사회의 무능함과 저급함을 스스로 자백하는 꼬락서니다. 그 한 가지 뿐이겠는가. 더 있다. 이른바, 천자(天子)나 다름없이 어느 정권에서든 대대로 초법적 대우를 받는 재벌 회장들, 거룩한 종교인과 존경받는 교육자 등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자들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명예 보다는 돈을 우상으로 받들며, 다양한 욕망들을 온몸으로 추구하는 공통점있다. 부끄럼이라고는 없다. 가정하여, 이명박이 품격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지인이나 편집팀, 페이스북 친구들은 한 번만 참아주시기 바란다. 의사봉 이야기를 또 하련다. 의사봉을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는가 야단을 치셔도 좋다. 지인께서 굳 아이더어를 주신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공직생활 중 위원장이란 직책을 수행하면서 의사봉을 들고 다녔다. 이를 소통의 한 방편이라면서 자랑하고 위세했다. 송구하다. 시청 적극행정 강의 소품으로 의사봉을 들고 갔는데 보도용 사진에 찍혔다. 이날도 강의 중에 의사봉을 쳤는가 지인이 물었다. 여러번 두드렸다. 인터넷 강의이지만 3가지만 기억하라 했다. 적극행정 추진 자세, 컨설팅 감사 청구절차, 면책의 방법. 이 세 가지가 오늘 강의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의형제 늑대와 물개의 서열을 정리했다. 두 동물이 마주서서 늑대는 ‘아우~’하고 물개는 ‘형!형!’한다. 적극행정을 위해서는 상급자의 리드와 중간관리자의 공감이 필요하다. 주무관이 처리기한 15일짜리 민원을 5일 안에 검토 완료해도 팀장은 결재를 미룬다. 10일 차에 싸인하면 그나마 적극적인 팀장이다. 과장이 4일을 미룬다. 결국 15일 민원은 14일이 걸린다. 안걸리려고 하루 전에 결재한다. 긴장하지 마시라. 1980년대 이야기였다. 군 간부들은 현장에서…
검찰개혁은 국민주권의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검·경수사권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의 검찰개혁이 방향을 잃었다. 벼랑 끝에 몰린 검찰개혁을 갈망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시리즈로 싣는다. [편집자 주] 경기신문에 만평을 연재하기 시작한 박재동 화백의 네 번째 만평이 화제다. 4번 타자가 첫 타석에 홈런을 친 격이다. 대박이라고나 할까? 추미애 장관에 의해 목이 잘린 윤석열을 풍자한 내용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발끈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진중권과 김근식이 자신들의 천박함과 무지함을 확인해주는 것도 익숙한 장면이다. MBC와 jtbc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매체가 정치검찰과 한 통속이 되어 편파 · 왜곡보도를 일삼는 가운데 경기신문의 역할이 주목을 끌고 있는 국면이다. 그 선봉에 박재동 만평이 있다. 불편할 것이다. 문제는 신문사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박 화백을 겨냥했다는 점이고, 또 재밌는 것은 직접 하지 않고 SNS가 시끌시끌하다면서 분위기를 잡고 기꺼이 도구로 쓰이고자 하는 타락한 지식인들을 동원했다는 점이다. 나도 내키지는 않지만 이들을 내세웠으니 어쩔 수 없다. 진중권은 말한다. “이들 뇌구조엔 선민의식과…
퇴근 길에 시장바구니를 들고 장 보는 소탈한 ‘엄마 리더십’으로 알려진 독일의 메르켈 총리. 지난 11월로 총리에 오른지 15년이다. 메르켈은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1982~1998년)에 이어 역대 독일 총리중 두 번째 최장수다. 그런데 지난달 현지 공영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에게 74%의 지지를 보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결집효과’가 일정부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15년의 장기 집권속에 특히 코로나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3월 시점에 동일한 여론조사에서도 53%가 나왔다고 하니 그녀의 저력이 놀랍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초반 70~80%대의 지지율로 정점을 찍고나면 퇴임 시점에 0~30%대로 추락하는 것과 대비된다. 집권 4년차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기간 독일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는 실업율이 3%로,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운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보통의 국가지도자들이 갖는 야누스(두 얼굴의 소유자)적인 모습이 아닌 다소 투박한 모습에 녹아있는 신뢰감에 더 주목하는 것 같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
지난밤에 찬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출근길을 달리는 자동차가 온통 빨간 단풍잎에 덮여 있다. 자세히 보니 그런 자동차가 몇 대나 지나가는 것이다. 어떤 차는 노란 은행잎을 뒤집어쓴 채 달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단풍잎 자동차와 은행잎 자동차이다. 그 잎을 미처 털어내지 못한 운전자가 왜 그런지 멋지게 보인다. 아마도 단풍나무 아래 세워둔 자동차에 잎이 떨어지며 물기로 착 달라붙었나 보다. 아침 길에 자동차 몇 대가 지나가며 보여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동안 빛 고운 단풍을 자랑하더니 이제는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나무를 본다. 나무가 많은 곳에선 나뭇잎이 떨어질 때 낙엽 쓸기가 큰일이다. 날마다 경비 아저씨는 낙엽을 쓸고 계셨다. 집 밖을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경비 아저씨의 낙엽 쓰는 모습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나는 음료수를 건네며 “아저씨! 힘드시겠어요? 빨리 나뭇잎이 다 떨어지면 좋겠네요.” 아저씨는 “그냥 쓸다 보면 다 떨어질 때가 있겠지요.” 하신다. 연세 드신 분이 열심히 낙엽을 쓸며 말씀도 모든 것을 달관하신듯했다. 거의 한 달 가까이 경비 아저씨는 낙엽과 씨름을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 늦가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날씨가…
도시에 공부하러 떠난 아들이 어느 날 시골 아버지를 찾아왔다. 돈이 떨어진 탓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공부는 안 하고 팽팽 놀기만 한 것을 담박에 알아차렸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풀베기를 해야 하니 갈퀴를 가져오렴” 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일 시킬 것이 뻔해 “갈퀴? 그게 뭐지요? 제가 공부에 바빠 생각이 나질 않네요” 하고는 마당을 가로질러 방으로 들어가 퍼 잘 꾀를 부렸다. 그러다 마당에 놓인 갈퀴를 잘못 밟아 이마를 쿵하고 짓쪘다. “아니, 누가 여기다 갈퀴를 놓아 둔거야?”하고 씩씩거렸으나 이미 피멍이 커다랗게 생긴 뒤였다. 이번에는 갈까마귀 이야기다. 독수리가 높다란 산 위에서 쏜살같이 내려와 새끼 양 한 마리를 나꿔채는 걸 본 갈까마귀가 자기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여겼다. 기고만장하여 들판의 숫양을 내리 덮쳤으나 발톱이 양털에 얽혀 박힌 채 그만 파닥거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목자가 이걸 보고 갈까마귀를 사로잡아 날개를 꺾고는 집으로 가져가 아이들에게 놀잇감으로 주었다. 아이들은 이 새가 무슨 새냐고 묻자 목자가 답했다. “갈까마귀가 분명한데, 독수리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야.” 톨스토이와 이솝이 각기 전해준 이야기들이다. 농사꾼 아들이 도
추록자 불견산(追鹿者不見山)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숲속에 까마귀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까마귀는 몹시 목이 말랐다. 그는 물을 찾아 나섰다. 오랜 가뭄으로 마실 물이 보이지 않았다. 까마귀가 타는 목마름으로 사방구석을 헤매고 다니는데, 마침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를 발견했다. 마침 까마귀의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주둥이가 긴 항아리 하나가 무너진 담장 아래 비스듬히 누워 있는 게 보였다. 까마귀는 얼른 항아리 쪽으로 날아갔다. 그 속에 물이 있는 것을 알았다. 까마귀는 항아리 주둥이에 대가리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항아리 속의 물은 그의 주둥이가 닿기엔 너무 멀었다. 까마귀는 양발을 버틴 채 모가지를 항아리 주둥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래도 물은 마실 수가 없었다. 까마귀는 온몸을 밀어 넣으며 버둥거렸다. 조금만 더, 조금 더…. 마침내 까마귀 주둥이가 그렇게 바라던 항아리 안 물에 닿았다. 그는 허겁지겁 물을 마셔댔다. 가까스로 물을 마신 까마귀가 이제 항아리 속에 들어간 몸뚱이를 빼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항아리 주둥이가 너무 좁아서 까마귀는 몸을 빼낼 수가 없었다. 그는 날개를 퍼덕거
지난 11월 23일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는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백주대낮에 북한의 포탄이 면사무소와 주민 가옥 근방에 떨어져 폭발하던 장면을 방송을 통해 보면서 연출 장면이 아닌 실제 현실이라는 걸 알고서 무척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1953년 7월 휴전협정 체결이후 북한이 무력으로 대한민국 영토에 공개적으로 포사격을 한 첫 사례로 그동안 빈번하게 있었던 비무장지대나 서해 해상분계선 일대 지역에서 발생한 도발과는 의미가 다르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군장병과 민간인 사상자와 주택 파괴 등 피해를 보았지만, 북한의 포격도발에 원점타격식으로 단호하게 대응하여 북한군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년전 남북관계는 이렇듯 남과 북이 포탄을 주고 받는 상황이었다.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난 지금의 남북관계도 그때와 비교해서 본질적인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북한은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계기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남관계를 대적관계로 전환하였다. 남북 통신선을 차단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공개리에 폭파하였으며, 대남군사행동계획을 시행에 옮기려다가 보류하
경기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을 보면서 그 소감을 적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연극은 자주 접하지 못한 장르이고,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 바인데 연극 한 편을 보고서 그 느낌을 적어도 되는가 고민했다. 제목은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 지금 어느 곳에 있느냐?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11월19일부터 29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휴식 없이 75분간 이어간다. 마른 나뭇가지와 고공시위 망루, 그리고 거친 거푸집 바닥이다. 거푸집이란 철근을 넣고 시멘트와 모래와 자갈로 벽채를 세우기 위한 나무판이다. 어제까지의 관행이 오늘 범죄가 된다. 섬뜩한 기시감. 기시감은 처음 접하는 단어이므로 사전을 찾아보았다. 기시감(旣視感) :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 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 데자뷰(deja vu)는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이다. 무대에서는 현재와 1930년대, 1980년대, 그리고 현재의 어떤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시공을 초월한 두 배우의 독백이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진다. 가
4년차 중반을 넘어서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20여차례 정책을 쏟아냈지만 아직까지는 성적을 못내고 있다. 누르면 두더지처럼 튀어오르고 최근에는 증세 역풍까지 불고 있다. 그런데 이런와중에 또 현 정부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얘기가 언론에 불거졌다. 정부가 최근 전.현직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을 공개했는데 ‘청와대 다주택자’ 논란을 일으켰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지난 8월 퇴직 시점까지도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말 수도권 다주택 참모들에게 6개월 안에 집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자 노영민 실장 등 청와대 고위 비서관이 일괄사의를 표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세금 폭탄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부동산 정책의 약발이 먹힐지 좀 지켜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개인 사정이야 있겠지만 김조원 전 수석을 바라보는 국민이나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가 나름대로 부동산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을 안정화시키려 한 열정이나 진정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측근이나 참모들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길을 걷는다면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