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해 보는 것은 신앙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견고하게 한다. 불신은 사람이 무엇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가 믿지 않는 것을 믿고 있다는 뜻이다. (마르티노) 이따금 영혼의 삶을 믿지 않게 될 때가 있다. 이것은 불신이 아니며, 그때 우리는 육체의 삶을 믿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명은 영혼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갑자기 죽음이 두려워질 때가 있다. 그것은 무언가로 인해 머리가 멍해져서, 또다시 육체의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믿을 때 흔히 일어나는 일로, 마치 연극을 열심히 관람하고 있는 사람이 무대 위의 세계를 현실로 생각하고 그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과 같다. 인생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러한 환각의 순간에도 신앙이 바른 사람은, 자신의 육체적 생명 속에 사는 것은 결코 자신의 진정한 생명의 행복을 빼앗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영혼이 침체에 빠지는 시기에는 자신을 환자로 생각하며, 가능한 한 조용히 있는 것이 중요하다. 현자는 가장 좋은 정신 상태에 있을 때도 회의를 품는 수가 있다. 자유자재로 의심할 수 있는 것은 신앙의 기초를 이룬다. 참된 신앙에는 언제나 회의가 따른다. 만일 내가 의심하지…
요즘 사는 재미 중의 하나가 대선 토론회다. 그런데 지지하는 당과 상관없이 여당보다 야당 방송을 더 재미있어하는 나를 본다. 홍준표 씨와 하태경 씨 때문이다. 두 사람의 정치철학과 정책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연예인 같은 매력이 있어서도 아닌데 왜일까. 모범생 같은 말을 하는 다른 후보와 대별되는 튀는 말, 센 말 때문이다. 심리학의 행동경제학의 ‘절정- 결말이론’이 떠오른다. 절정과 결말을 주로 기억하는 인간 심리.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맹수 등 가혹한 자연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장 화급한 문제, 당면한 문제 처리부터 해야 했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절정과 결말을 각인하면서 살아남은 조상의 후예라는 것이다. 홍준표 씨와 하태경 씨 두 사람 다 토론 내내 튀는 말, 센 말을 하다가 끝으로 가면서 순화된 표정과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두 사람의 성정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캠프 내에 혹은 조력자 중에 그 같은 행동경제학 이론을 조언해 주는 이가 있는가도 혼자 생각해봤다. 음악도 나를 사로잡은 곡들은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식으로든 ‘튀기’ 때문이었다. 특히 월드뮤직은 비영어권이 대부분이라 가사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음률이 튀거나 가수가 튀
- 정도전의 불교비판 ‘삼봉(三峰)’이라는 호를 가졌던 조선의 사상과 정치의 설계자 정도전(鄭道傳)이 고려말 불교의 타락에 대한 비판은 신랄하기 그지없다. 무위도식하는 자들을 간사한 무리라는 뜻으로 ‘간민(姦民)’이라고 불렀던 그는 특히 승려들이 그렇다면서 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광대한 토지와 노비를 두고 장부를 구름같이 쌓아둔 것이 관청의 장부보다 많다. 하는 말은 번뇌를 끊고 세속을 벗어나 마음을 깨끗하게 하면서 욕심을 없앤다고 하는데 찾아본 들 그런 게 있기나 한가? 평민 열집의 재산을 하루 아침에 소비해버리고 의리를 폐기한 채 인륜을 좀 먹는 해충이 되었구나.” 정도전이 쓴 <불씨잡변(佛氏雜辯)>의 한 대목이다. 여기서 ‘불씨’는 석가모니를 이르는 것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불교의 본질을 그렇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당시 고려 불교의 말기 현상은 이런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을 통해 유학(儒學)에 기반한 정치체제를 구상한 정도전은 시대적 적폐를 혁신하려는 혁명가였다. 1496년 성종때 완성된 조선의 기본법전 <경국대전(經國大典)>이 그의 <조선경국전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이 또다시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화천대유는 현재 여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신생 업체였던 화천대유와 관계사 7곳의 총자본금은 3억5000만원에 불과했는데 지난 6년 간 이들 업체가 챙긴 배당금은 4000억원 가량, 1000배 넘는 막대한 수익을 올려 소수의 개인투자자들에게 나눠줬다는 겁니다. 야권과 보수언론 등에서는 즉각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라며 이 지사를 정조준 했고, 여당 대선 경선 후보들도 화천대유 특혜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그런데 야권 유력 정치인인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31)씨가 화천대유에 6년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급반전 됐습니다. 이 지사는 ‘대가성 뇌물’이라며 수사를 촉구했고, 여당 대선 주자들도 한 목소리로 “모든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라며 곽 의원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
최근 염태영 수원시장이 방역체계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초 지방정부 수장 중 최초로 ‘방역체계 완화’를 주장한 것이다. 염시장은 얼마 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로 하는 방역체계를 지속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일 확진자 수가 지난해 대유행 때보다 2배 정도 많지만 백신 접종률이 70%에 이르고, 치명률은 훨씬 낮아졌기 때문에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시장은 이보다 앞서 자신의 SNS에 확진자 수보다는 중증 전환 비율 또는 치명률 등을 기준으로 방역 대응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집합 금지·제한조치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라면서 이 부분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동안 수원시는 전염병에 대한 ‘과잉대응’ 방침을 유지해왔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안전에 관한 문제만큼은 과잉 대응이 최선’이라며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방역행정 전반에 대한 대응 상황과 마무리까지의 과정을 분석한 백서 ‘일성록’도 발행했다. 당시의 ‘과잉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
해마다 1년 동안 먹을 고춧가루를 사서 냉동 보관하며 먹고 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석달이나 빨리 고춧가루가 떨어져서 당황했다.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코로나의 영향으로 집에서 저녁을 먹는 횟수가 늘어 고춧가루 사용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이틀정도 집에서 저녁을 먹던 남편이 일주일에 6~7일을 집에서 밥을 먹으니 고춧가루뿐 아니라 식재료비도 늘었다. 요즘 시대엔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니 먹는 것에도 건강을 많이 생각하게 되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음식을 싱겁게 하려하니 고춧가루로 색을 내서 싱거움이 안 느껴지고 맛있어 보이게 하고, 다양한 종류의 야채를 끼니마다 먹으려 하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 생선, 두부, 달걀 등을 꾸준히 먹으려고 한다. 어쩌다 아들에게 인스턴트 식품으로 밥상을 차려주고 나면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해 건강한 음식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음식은 무엇보다 신선하고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신선함, 로컬푸드를 거리(㎞)로 환산 했을 때 반경 50㎞로 볼수 있고, 시간적 개념으로 신선함은 하루, 즉 당일내 유통인 ‘24시간’으로 규정…
토지의 사유제는 노예제도, 즉 인간의 사유제와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정의에 어긋난다. 맨 처음 누군가가 어떤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 땅은 내 것이다”라고 말했을 때, 그 말을 믿어 준 마음씨 좋은 사람들, 그들이 바로 지금과 같은 시민사회의 창시자이다. 그런 때, 그 말뚝을 뽑아버리고 도랑을 메운 다음, “조심하시오, 이 사기꾼의 말을 믿지 맙니다. 만약 땅은 누구의 소유물도 될 수 없고, 땅에서 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것임을 잊는다면, 여러분은 모두 파멸할 것이오!”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인류는 그 많은 범죄와 전쟁과 살육과 불행과 비천함에서 구원 받았을 것을! (루소) 단순히 공정함이라는 면에서 봐도 토지의 사유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땅의 일부가 한 개인의 사유물이 되어, 마치 그에게만 소유권이 있는 물건처럼 그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그 한 사람이 사용하도록 점유되는 것이 공정한 거라며, 그 밖의 땅도 모두 똑같이 사유물이 될 것이고, 결국은 땅 전체가 그렇게 되어 지구 전체가 온통 사유재산 투성이가 되기 때문이다. (허버트 스펜서) 현재의 토지 사유권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이준석 대표의 100일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평가를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볼 점은, 이준석 대표는 평시의 당 대표가 아니라 대선 시즌의 당 대표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대선을 앞둔 시점의 당 대표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대선 예비후보들은 자칫 자신이 경선 룰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당 대표와 기싸움을 벌인다.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뭔가 개혁이라도 할라치면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 대표가 뭔가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일단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여론의 관심은 경선에 쏠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 대표가 여론의 관심을 받기는 힘들게 된다. 셋째 경선이 끝나고 당의 최종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모든 당무의 중심은 대선 후보가 갖게 마련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대선 후보 중심으로 당이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째,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새로운 대통령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되고, 반대로 대선에서 실패하게 되면, 당 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들을
내년 대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당내 경선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여야 유력 후보군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최근 두 차례(2012년, 2017년) 치러진 대선과 달리 여·야와 당내 경선 구도가 접전 조짐을 보이면서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 난타전에다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는 등 선거 과열의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여야와 각 후보 진영은 이른바 ‘사주고발’·‘대장지구’ 의혹 등을 둘러싸고 피아 구분 없는 백병전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방송토론회가 끝난 뒤 같은 당 홍준표 의원에 달려드는 과정에서 홍 의원 캠프 관계자가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해서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은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또 추석 연휴 전 윤석열·유승민 야권의 두 경선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가 일부 극우 지지자들의 강력한 제지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지금은 코로나 충격과 부동산 폭등 등으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