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전도민재난지원금 지급 예산이 담긴 추경을 심의, 전 도민 지급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1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380만 경기도민 중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대상에서 빠진 상위 12% 도민에게도 1인당 25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경기도민은 12%가 아니라 18%나 된다. 따라서 추가경정 예산안도 2190억 원이 증액된 6000억여 원이 됐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예산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집행부의 계산 착오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전 도민 지급 문제를 두고 도의회 내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경기도의회 제354회 임시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원들 간의 공방에서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허원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재난지원금은 기초생계급여나 기초노령연금처럼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급돼야 한다며 전 도민 지급에 반대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재정 자립도별로 교부세 지원에 차등을 둔다는 지방교부세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성환 의원(더민주·파주 1)은 재난지원금은 모든 도
인류가 진보하는 것은 바로 종교적 신앙이 진보하기 때문이다. 신앙이 진보한다는 것은 새로운 종교적 진리를 발견하거나, 인간의 세계와 신에 대한 새로운 관계를 탐구하는(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것이 아니라, 종교적 이해와 결부된 모든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는 일이다. 새로운 종교적 진리라는 것은 없다. 유사 이래 모든 현자의 세계 및 신에 대한 관계는, 오늘날의 것과 완전히 같다. 종교가 진보하는 것은 뭔가 새로운 것이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이미 발견되고 표현된 것을 정화하는 데 있다. 신앙이란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서 가장 뛰어난 선각자들에 의해 도달된, 인생에 대한 가장 높은 이해의 지표이며, 그 사회의 나머지 사람들도 언젠가 틀림없이 불가항력적으로 그것에 접근해가게 된다. 진정한 진보, 즉 종교적 진보와 기술적, 과학적, 예술적 진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기술적, 과학적, 예술적 업적은 현대에서 볼 수 있듯 종교적 퇴보 속에서도 매우 위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궁극을 탐구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온갖 미신과의 싸움과 종교적 의식의 해명, 정화를 목적으로 하는 종교적 진보의 투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세상의 권력자들이 권력의
'호연지기(浩然之氣)의 아버지' 맹자. 대표 시 '대장부의 노래'와 함께 실로 큰 감동을 주는 또 하나의 시편이 있다. 선생은 당시 특급 정치컨설턴트이면서 큰 시인이었다. 그 위대한 문장 원문 그대로 옮겨보자. 天將降'大任'於斯人也(천장강'대임'어사인야) 必先勞其心志(필선노기심지) 苦其筋骨(고기근골) 餓其體膚(아기체부) 窮乏其身行(궁핍기신행) 拂亂其所爲(불란기소위) 是故動心忍性(시고동심인성) 增益其所不能(증익기소불능)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고달프고 우울하게 한다. 몸은 죽도록 힘들게 하고, 온 가족이 함께 굶어 죽을 만큼 가난뱅이로 추락시킨다. 뿐만 아니다. 하는 일마다 어그러지고, 어지럽혀 정신을 못 차리게 한다. 이는 '그 사람'의 마음을 크고 깊고 높이 움직여, 태풍 앞에서나 불판 위에서도 의연한 성품으로 단련하여, 마침내 지금까지는 할 수 없었던 어려운 일들을 너끈하게 이뤄내는 큰 인물로 키우기 위함이니라." (원문의 맛을 유지하기 위하여 의역을 맘껏 감행했다.) 2022년 3월 9일은 13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이제 6개월 남았다. 스무 명의 후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각축한다. 나에게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곧 다가온다. 올 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 간의 대규모 모임을 하기는 어려워서 왁자지껄하게 정을 나누던 코로나 이전의 추석 풍경이 아쉽다. 다들 들떠있을 명절에 유독 쓸쓸한 우리들의 이웃이 있다. 21세기는 실시간으로 지구의 반대쪽 사람들과도 영상 통화가 가능한 정보통신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일천만 이산가족들은 그리운 혈육의 생존도 알지 못하고 어렵사리 생존을 확인했지만 선물을 보내거나 정겨운 대화도 나눌 수 없는 안타까움 속에서 추석명절을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 북한은 우리가 실향민이라고 하는 이산가족을 자신들의 체제에 반대해서 북한지역을 떠나간 적대적인 월남인이라고 하면서 인도주의적 접근보다는 정치적 접근 자세를 보여왔다. 56년 북한은 남한과의 경제적 우위 상황에서 월북인들의 재남가족을 이산가족이라고 하면서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행사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하면서 북한측은 이산가족 행사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산가족들의 인간적 고통 해소보다는 남북 대화 협력 또는 국제사회와 관계개선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
소설 한번 쓰겠다. 이중첩자 얘기다. 무심코 영화 <토탈 리콜>을 다시 보다가 든 생각이다. 다시 본 건, 1990년 폴 버호벤이 만든 희대의 걸작 원판이 아니라 렌 와이즈먼이 2012년에 만든 리메이크 판본이다. 이게 더 영화 속 이중간첩의 행보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주인공 더그(콜린 파렐)는 자신이 저항군의 행동대장인 칼 하우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것도 사실은 가짜다. 독재자인 코하겐(브라이언 크랜스턴)이 저항군의 지도자 마티아스(빌 나이히)에게 접근시키기 위해 그를 저항군 편에 서게 한 것처럼 기억을 조작해 놨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칼 하우저는 애초부터 저항군을 파괴하려는 제5열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는 저항군에서 암약하면서 여자 멜리나(제시카 비엘)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기억이 조작됐다는 것을 모르는 하우저는 진짜로 저항군의 핵심이 됐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마저 다 헝클어진다. 왜냐하면 그는 코하겐에 의해 끌려 와 다시 한번 기억이 조작되기 때문이다. 그는 더그라는 이름의 노동자로 아내 로리(케이트 베킨세일)와 살아가는 평범남이다. 로리는 그를 감시하는 요원이다. 어쨌든 현재의 그는 ‘노바디’다.
가계부채 급증세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선 가운데, 시중 은행들이 줄줄이 대출금리인상에 나섰다. 시중 은행들은 기준금리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가산금리(운영 비용과 대출자 신용등급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매기는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달 초부터 전세 대출 금리까지 올리기 시작했다. 신용 대출 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빠르다. 취약계층은 이자 부담 증가뿐만 아니라 새로 돈 빌리기도 어려워졌다. 코너에 몰린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시급하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우선 신용대출 금리부터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용 3~4등급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7월 평균 금리는 연 3.59%로 4월에 비해 0.50%포인트 뛰었다. KB국민은행은 4.58%로 0.31%포인트 높아졌다. 취약계층인 7~8등급 저신용자의 KB국민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7월 평균 9.80%로 3개월 새 2.62%포인트 급등했다. 1~2등급은 3.48%로 0.23%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쪽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달 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80∼4.30
뜨더국은 남쪽 언어로 수제비를 말한다. 고향에서는 수제비라고도 하지만 뜨더국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더운 여름보다는 찬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초가을이나 겨울에 얼큰하게 해 먹는 뜨더국을 고향에서는 국수만큼이나 좋아하고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배고픈 시절에는 옥수수나 콩이 여물기만을 간절히 기다린다. 간절함이 있으면 곡식이 크는 소리와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옥수수가 이삭을 업기 시작해서 통통해지고 작은 알갱이가 누렇게 되면 그때부터 갖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초가을부터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국수, 풋 강냉이 지짐, 꼬장떡 등 먹거리가 풍성해진다. 어려운 시기에는 강냉이(옥수수) 알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부터 먹었다. 여물기 전의 옥수수는 초당 옥수수 맛과 비슷하다. 영양분도 적어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면하지 못함에도 가난한 시절에는 밭에 옥수수가 어서 빨리 여물기만을 기다렸다. 뜨더국은 밀가루로 만들어야 제 맛이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호박이나 풋고추를 넣고 끓이다가 쭉쭉 늘려 뜯어서 넣으면 된다. 밀가루로 만든 뜨더국은 쫄깃하고 맛있다. 겨울에는 김치를 넣기도 하고, 여름에는 나물국에 넣기도 한다. 밀가루가 흔하지 않은 시기에는 옥수수가루를 섞기도
만약 삶이 행복이라면 삶의 필연적 조건인 죽음도 역시 행복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죽음은 자아로서의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일이다. 대부분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평화와 안도의 표정은 아마 거기서 유래하는 것이리라. 선한 사람의 죽음은 대개 조용하고 평온하다. 그러나 각오를 하고 죽는 것, 스스로 나아가 기꺼이 죽는 것은 자기를 버린 자, 살려는 의지를 거부하며 그것을 포기한 자의 특권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람만이 겉으로만이 아니라 진실로 죽기를 원하는 자이며, 따라서 자아의 존속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고 또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 죽은 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이 있는 곳에 있다. (세네카) 만약 죽음이 무섭다면 그 원인은 죽음 속이 아니라 우리의 내부에 있다. 선량한 사람일수록 죽음을 두려워하는 일이 적다. 성자에게는 이미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육체의 죽음은 육체를 결합시키고 있는 것을 멸망시킨다. 즉 순간적인 생명의 의식을 멸망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매일 잠들 때 늘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문제는 과연 육체의 죽음은, 나의 모든 의식의 흐름을 통일하고 있는 것, 다시 말해…
조선의 3대 군주인 태종 이방원은 어린 시절부터 부친인 이성계를 따라 북방의 많은 전투에 참여한 호방한 인물이었다. 그가 당연히 왕위가 자신에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도 아버지를 도운 공로 때문이었다. 여하튼 곡절 끝에 왕위에 올라 태종이 된 그는 여전히 그 시절의 무인 기질로 사냥을 즐겼다. 즉위 4년 차인 어느 날 그가 사냥을 나갔다. 왕의 행차이므로 대소 신료와 호위무사 등 대규모의 인원이 동원되었다. 이리저리 사냥감을 찾던 그 순간 어디선가 노루가 나타나 달아나기 시작했다. 발견한 태종을 급히 말을 몰아 추적하였다. 한 손에는 활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말고삐를 잡은 형세는 영락없는 북방 무사 이방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이 꼬꾸라지면서 이방원은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국왕 중심의 조선에서 왕의 변고는 국가의 변고였기에 주변의 모두가 달려와 왕의 안위를 챙겼다. 다행히 왕은 큰 탈이 없이 먼지를 털고 일어났다. 모두가 안심하는 순간 태종의 첫마디는 “이 일을 사관이 알지 못하게 하여라”였다. 평생을 전쟁터와 치열한 권력투쟁으로 보냈던 태종이 익숙하게 타던 말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왕으로서 체면에 관한 문제였기에 그는 자신이 낙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