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한달간 심의건수는 통신 분야가 1만3619건이다. 1월 29일자로 4기 심의위원회가 임무 종료되었으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결 심의안건이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힘들다.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도 7개월 간의 공백기를 두고 뒤늦게 구성됐었다. 자료를 보니 1년간 통신관련 심의의결 내용이 22만6846건, 방송 심의건수가 1025건이다. 방송은 지상파든, 종편이든, PP든 간에 건전한 양식에 바탕을 둔 자율심의가 선행된다. 이에 비해 통신은(인터넷, 유튜브 등) 개인사업자 영역이 많고 상업적 이윤을 위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 요즘 TV 보다 시청량이 많은 유튜브는 구독경제의 속성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유포하여야 돈이 된다. 유튜브의 빛과 그림자가 너무나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상당수의 사람이 비상식적이다라고 지적하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지지자 후원금만 2020년, 7억2500만원에 달한다. 전세계 유튜버 후원금(슈퍼챗) 중 5위라고 한다. 광고는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엄청날 것이다. 한강변 대학생 사망사건 때 유튜브의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 행정기관지만 심의위는 민간기구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
양심은 자신의 영적 본원에 대한 의식이다. 양심이 그런 의식일 때, 비로소 사람들의 삶을 올바로 이끌 수 있다. 신은 너에게 전통적인 가르침, 즉 전 인류의 의식과 너 자신의 개인적 의식, 즉 너의 양심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주었다. 그것을 통해 너는 비로소 신에게 접근하고 신의 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너는 이 날개의 하나를 잘라내고 싶어하는가? 왜 이 세상에서 숨어버리거나 이 세상에 빠져 버리려고 하는가? 그 둘은 다 신성한 것이다. 그 둘을 통해 너에게 말하고 있다. 그 둘이 일치할 때, 너의 의식 또는 양심의 목소리가 전 인류의 의식에 의해 뒷받침될 때, 너는 언제나 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며, 자신이 진리를 발견한 것을, 또한 최소한 신의 섭리의 일부를 알아냈다는 것을 확신해도 된다. 왜냐하면 한 목소리가 또 하나의 목소리가 지닌 진실성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주세페 마치니) 양심! 너, 신성하고 영원한 하늘의 목소리여! 너, 무지하고 유한한 자, 그러나 이성을 갖추고 자유가 주어진 존재의 유일한 바른 지도자여! 너, 선에 대한 실수 없는 심판자여! 너만이 인간을 신과 닮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인간 본성의 탁월함과 그 행위
B형 여자를 까면 먼지 위에 싹을 틔운 콩이 튀어나온다. 콩 구르는 소리마다 구석이 생겼다. 구석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야 보이는 곳 자칫 찾지 못한, 갸웃거리는 고개들이 싹을 틔우는 곳, 그러므로 가만가만 쓰다듬듯 콩을 까라는 구석의 조언助言 흩어진 진심들 식탁으로 모아지고 속상하게 속이 빈 콩깍지들에게선 튀어나간 것들로 움푹했던 비릿한 후회가 나열되어 있다. 얕은 잠속에서 멀리 두었던 실수를 반복하다 아침 햇살에 눈 뜬다. 한결 가벼워진 여자의 나른한 종아리에서 새끼 쥐들이 줄줄이 도망간다.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 하라는, 적절한 밤이 콩꼬투리마다 들어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콩들도 줄줄이 깍지를 떠나 친밀하게 보글보글 끓는다. 콩은 모두 알알의 구석을 키우고 있다. ▶약력 ▶201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 『가시비』, 『사과처럼 앉아있어』 ▶전자시집 『열일곱 마르코 폴로 양』
‘식이위천(食以爲天)’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는 뜻이다. 먹는 것이 가치보다 중요한가. 북쪽에서 공식 인정한 ‘고난의 행군’으로 불렸던 1994년~1998년은 먹거리가 가치보다 우선했다. 기아(飢餓)가 개인의 일상을 덮치고 존재도 알지 못했던 장마당이 갑자기 늘어났다. 역전 골목과 길거리에 먹거리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대용식품이 생겨나고 거친 것과 부드러운 먹거리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렸다. 처음에는 소나무 껍질을 가공한 것과 각종 나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중국의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빵이며 기름에 튀긴 완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빵 하나에 집을 내놓은 사람도 있으니 어려운 시기 음식은 곧 하늘이다. 하늘같은 음식을 얻으려고 사람들은 갖가지 먹거리를 개발했다. 북쪽에서는 콩을 많이 심는다. 논두렁이나 산에 노란 두부콩을 심어 두부를 앗아 부식으로 먹는다. 그래서 ‘고난의 행군’ 이전에도 두부를 만들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맛 보다는 허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 두부는 소화가 빠른 가격대비 비싼 고급음식이었다. 두부 한모 보다는 중국에서 들어온 밀가루로 만든 완자나 꽈배기가 보다 저렴했다
‘대선개입·해킹 의혹’ 등으로 최악의 관계를 보여온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16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갈등으로 귀국한 대사들을 다시 모스크바와 워싱턴으로 복귀시키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현재의 상황에서 가족같은 신뢰는 있을 수 없지만 신뢰의 섬광은 비쳤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중간 대치 전선의 시계가 현란하게 돌아가고 있다. 앞서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국제질서에 대한 구조적 도전”이라며 처음으로 대중국 공동 대응을 천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신(新) 대서양헌장’을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중인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독일 등 파시즘에 맞설 대서양헌장을 선언했다. 전후 유엔과 NATO출범의 기초가 됐다. 최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은 인도양과 아프리카까지 진주 목걸이 모양으로 연결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공격적인 ‘전랑(늑대)외교’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영국과…
임기말을 향해 달리고 있는 현 정부가 북한카드를 회심의 반전카드로 삼아 만지작거리는 느낌이다. ▲지난 1월 개정한 조선노동당 규약 개정 내용을 6월에 흘린 점, ▲개성공단 복원 및 금강산 관광 재추진을 송영길 대표·이인영 통일장관 등이 밝힌 점, 그리고 ▲민간차원에서 민변 등의 국보법 폐지 공론화와 더불어 통일걷기대회· 통일논문대회· 평양탐구학교 등을 잇달아 여는 것 등이 금년 하반기에 ‘통일열기와 북한과의 평화만들기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일부 언론에서 벌써부터 깜짝쇼 식 정상회담이나 ‘대북성과 조바심’을 내지 않도록 촉구하고 있고, SNS 상에는 국보법 폐지 청원과 반대운동이 가열되고 있을 정도로 또 한 번 진영 간 대결 조짐도 보이고 있어 지난 4년 간 심화되었던 국민들 간 갈등의 골이 더 깊게 패이지 않을까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노동당 규약 개정 논란부터가 대립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진보진영은 노동당의 ‘당면 목적’ 수정 문구(‘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를 두고 북한이 견지해 온 ‘남조선 혁명론이 약화되어 사실상 남조선 혁명론이 소멸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법적 소송에서 사실관계를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하는 판사가 판결문을 쓰느라고 사건 소송서류를 들여다 볼 시간이 없다고 불평한다면 헛소리로 들릴 것이다. 그런데 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실제로 하는 집단이 있다. 언론인을 자임하는 상당수 언론사 취재기자가 그들이다. 그들의 입에서 기사를 쓰느라 취재를 할 시간이 없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논리의 모순이고 궤변이며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 기사가 취재의 토대 위에서 작성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기자 초년 시절 수습기간을 거치게 하고 경찰서와 병원, 사건을 찾아 사람들을 만나서 현장감이 있는 기사를 생산하도록 하는 훈련을 받는 것도 충실한 취재와 엄밀한 확인의 과정에서의 긴장감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 아닌가? 그런데 요즘 기자들은 현장 취재를 통해서 보다는 사이버 공간, 즉 연예인과 정치인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검색해 기사거리를 찾아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취재 시간과 노력을 더 들이기보다 주로 저질 황색정보들을 골라 ‘단독’이니 ‘속보’니 하는 요란한 제목을 달아 포털에 올리는 경우가 흔하다. 사람들의 관음증을 자극해 조회수를 늘리려는 이른바 낚시행위가 자주 눈에 띈다. 클릭
남을 비난하지 않는 데는 아주 약간의 노력이면 충분하다. 남을 비난하지 않는 자의 생활은 참으로 당당하다. 그런데 그 약간의 노력을 하는 사람을 이렇게 찾아보기 힘들다니! 한 노인이 꿈속에서 생전에 결점이 많았던 수도승이 천국의 맨 윗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 그 많은 결점을 가진 수도사가 가당찮게도 저렇게 큰 영예를 누리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한평생 아무도 비난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는 죄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남을 판단하면서도 자기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으니 결국 남을 판단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단죄하는 것입니다. (바울) 남의 행위를 비난하지 말라. 남을 비난하면 공연히 자신의 마음이 어지러워져 커다란 잘못을 범하게 된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반성하라. 그러면 그것은 결코 헛되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성현의 사상) 자기 스스로를 가차 없이 엄격하게 비판하면 할수록, 남을 더욱 공정하고 더욱 너그럽게 비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공자) 남의 불명예 속에서 자신의 명예를 찾지 말라. 선량한 사람은 남의 치욕을, 심지어 그에게 해를 끼친 자의 치욕까지…
- 전쟁의 후방기지 “대한민국 정부는 대일본 정부의 행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십분 편의를 제공하고 대일본 정부가 전항(前項)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군략(軍略)상 필요한 지점을 수의(隨意) 수용할 수가 있다.” 여기서 ‘전항’은 바로 앞의 항목으로 “대일본 정부는 대한국의 독립 및 영토보존을 확실히 보호한다”를 가리킨다. 이게 도대체 뭘까? 게다가 어떤 군사전략상 필요한 지역에 대한 수용을 요구하는 것일까? 이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들어간 일본이 육군 2개 사단을 조선 땅에 상륙시키면서 맺은 이른바 동맹조약의 내용이다. ‘동양평화’를 내세워 “대한제국은 일본을 굳게 믿고 시정(施政)개선에 관해서도 충고를 받아들일 것”을 제1조로 못 박은 협정으로 말이 협정이지 강제체결된 조약이었다. 1904년의 일이었다. 이듬해인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우리에게 강요한 “을사보호조약”이라는 이름의 식민지 체제를 장착하기도 전에 조선은 이미 국권을 고스란히 상실했던 것이다. 조선땅 천지를 전쟁의 후방기지로 삼아 어디든 일본이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압박에 저항하지 못했으니 그다음 수순은 정해져 있었다. - 러일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