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지도부 정비를 마쳤다. 정치권의 시계는 대선을 향해 빠르게 돌아갈 것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하더라도 역대 대통령의 경우 정계입문(정무 고위직 포함)후 최소 15년 안팎의 숙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대선에서는 선출직 행정부 등에서 오랫동안 경륜을 쌓은 후보가 있는가 하면 비정치 영역에서 초단기의 변신으로 대권을 노크하는 인물도 있다. 흔히 지도자의 덕목을 얘기할때 도덕성을 포함해 ‘소통·추진력·포용·정치력·용인술·미래비전·행정경험·경제지식·국제적안목’ 등을 거론한다. 지도자가 모든 부문에서 강점을 갖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정치 10단’의 지도자를 비롯해 ‘경제·여성 대통령’ 등 다양한 지도자를 지켜봤다. 하지만 후반기에 내리막길을 걸으며 기대에 못미친 경우가 많았다. 그 이면에는 대부분 자신만의 경험에 갇힌 ‘소우주’(小宇宙,뚝심·고집)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부동산, 양극화, 인구감소, 낡은 정치 등 다양한 이해충돌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밖으로는 광속의 미래혁명과 외생변수들이 도전해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느 나라보다 역동적이고 대
그들이 그것을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모든 존재는 떼어놓을 수 없이 서로 굳게 맺어져 있다. 자신의 자아만을 진정한 존재로 생각하고, 다른 존재는 그들이 자신의 삶에 도움을 주거나 방해하는 경우에 곧 일종의 상대적 관계만을 인정하는 사람은 자신과 타인은 깊은 심연을 사이에 두고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죽으면 유일한 존재인 자신뿐만 아니라 전 세계도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한편, 모든 타자, 즉 살아 있는 모든 것 속에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의 생명을 통해 살아 있는 모든 것과 하나가 되는 사람은, 죽음으로 자기 존재의 극히 일부를 잃을 뿐이다. 그런 사람은 모든 타자 속에, 자신이 항상 그 속에 자신의 존재 또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또 사랑해온 타자 속에 계속 존재한다. 그런 사람에게는 자신을 타자와 분리하는 기만과 망상이 사라진다. 이러한 점에서 지극히 선량한 사람과 지극히 사악한 사람은 죽음 앞에서 극명한 차이가 드러나는데, 오직 이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주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쇼펜하우어) 나는 결코 나 한 사람만의 구원을 원하지 않고 또 인정하지도 않는다. 혼자서만 안심하여 살고 싶지도 않다. 나는 가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니 커뮤니케이션 혁명이니 하는 말들이 무성했던 세월이 족히 반세기는 된 것 같다. 근래에는 미디어 환경 대신에 생태계 변화라는 말로 바뀌었다.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 그 변화가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어서 그런지 요즘은 이런 호들갑이 뜸해지고 연구자와 언론사, 기자들 모두 각자도생 하느라 바쁘다. 연구자는 본질을 놓치고 현상을 좇느라 여념이 없고, 언론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듯 절실하고, 기자들은 ‘단독’을 만들어내느라 분주하다. 일컬어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라고 하던가. 후기 자본주의, 탈 산업사회, 포스트모더니즘 등 포스트주의가 유행하던 때도 있었다. 일리도 있고, 정보사회론의 대두와 미시담론의 발견 등 공(功)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주의를 앞세우며 진실을 부정한다는 데 있다. 진실은 상대적이며, 절대적 진실은 없다는 것. 탈진실의 시대를 설명하는 구호다. 그 결과 대학은 진리 탐구의 전당에서 취업학원으로 전락했고, 언론(저널리즘)은 객관보도의 원칙을 폐기하고 상업적 선정주의에 빠졌다. 그리고 기자는 기레기가 되었다. 오래 전부터 대학의 언론관련 학과에서는 저널리즘의 역사와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다. 따라
지구에서 가장 많은 산소가 만들어지는 곳은 어딜까요? 질문을 던지자 아이들이 신나서 대답한다. "숲이요!", "아마존 아닌가요?" 대체로 나무와 관련된 답들. 바로 답을 말해주지 않고 한참 뜸을 들이고 있으니 눈치 빠른 아이 하나가 숲이 아닌 다른 곳인 거 같다고 답을 정정한다. 아이들을 둘러본 후 정답이 '바다'라고 말하자 교실이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다. 바다에 들어가면 숨을 쉴 수 없는데 어떻게 바다에서 산소가 나오냐는 아이부터, 책 어디선가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고 써 있는 걸 봤다는 아이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한껏 흥분한 아이들을 진정시키면서 바다에서 산소가 발생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바다에는 작은 플랑크톤이 사는데 그 친구들이 번식하면서 산소를 배출합니다. 우리가 숨쉬는 산소의 절반 이상은 바다에서 옵니다." 우리반 친구들과 환경 수업을 처음하면 어디에서 산소가 제일 많이 나오는 지를 알아본다. 바다가 만들어 내는 산소를 확인시키며 아이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스키마(Schema)를 깨뜨린다. 그 후에 바다가 얼마나 심하게 오염되어 있는지 준비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꺼낸다. 주로 바다에 떠 있는 한반도 7배 크기의 쓰레기 섬과 인간이 버린 쓰
UN에서는 2006년도부터 매년 6월 15일을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로 지정해 노인학대 예방과 노인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7년부터 노인학대 예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해 국가적 차원에서 홍보 및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한 해 경기도내 노인학대 신고는 2,593건으로 2019년도 비해 148건 증가했고, 노인학대 판정 건수도 지난해 1,194건으로 2019년도 비해 280건 증가하였다. 특히 2020년 노인학대 판정 건수 중 86%는 가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학대는 가족 구성원간의 단순 가정사로 여겨져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고, 대부분 피해 노인 분들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신고나 처벌을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때 보다 주변인들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은 지난해 4월부터 경기도 내 4개 노인보호전문기관과 2개 학대피해노인전용쉼터를 수탁·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도의회, 경기도내 시군, 경기도광역치매센터, 경기남․북지방경찰청 등과 협약을 통하여 어르신들의 노인인권 향상과 노인학대로부터의 보호 체계
인간의 감정과 행위에 변화가 일어나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의 사상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사상에 변화가 일어나려면, 자신의 영적 본성과 그 본성의 요구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의 생애의 각 시기는, 우리가 의식하는, 우리의 의지에 의해 수행되는 행위, 즉 결혼, 취직 같은 것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이를테면 산책할 때, 한밤중에, 식사 중에 떠오르는 사상에 의해 결정되는데, 특히 과거 전체를 통틀어 우리에게 너는 지금까지 그런 행동을 해왔지만 좀더 다른 행동을 하는 편이 나았을 거라고 얘기해 주는 사상에 의해 결정된다. 그 경우 그 뒤의 우리의 모든 행동은 노예처럼 그 사상에 봉사하고 그 의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소로) 인간이 그 앞에서 발을 멈추는 모든 사상은 그가 그것을 말하든 안하든 반드시 그의 생활을 해치기도 하고 돕기도 한다. 죄악을 피하고 그것을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모든 죄악의 뿌리는 나쁜 사상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사색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소로) 우리는 돈이 든 지갑을 잃어버리면 아까워하지
“엄마, 나 좀 죽여줘.” 혀를 깨물어 붉은 빛을 띠는 A의 입에서 겨우 나온 말이었다. 엄마는 그런 딸을 잡고 오열했다. “같이 죽자. 같이 죽자.” 엄마의 말을 들은 A의 얼굴에 굵은 눈물이 흘렀다. 그러나 눈물을 닦을 수가 없었다. A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눈을 떠보니 병원 응급실이었고 목 이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자가 돼 있었다. 보고 들을 수 있었고 혀를 움직여 말할 수 있었지만 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았다. 손으로 밥을 떠서 먹을 수 없었다. 일어설 수 없었고 앉지도 걷지도 못했다. 배설도 자신의 힘으로 조절할 수 없었다. 머리를 돌리지도 못했고 몸을 뒤집지도 못했다.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냄새가 맡아졌다. 온몸에서 올라오는 역겨운 땀 냄새와 똥 냄새, 등에 생긴 욕창 썩는 냄새를 고스란히 맡아야 했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머리였다. 가려운 머리에서 푹푹 쉰 냄새가 났고 머리에 왕소금만한 비듬이 생겨 베개에 떨어졌고 이가 기어 다니며 머리를 깨무는 감각이 또렷했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A는 죽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기껏 한다는 것이 혀를 깨무는 것이었지만 죽지는 못했다. “시간은행
1.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되었다.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을 거쳐 국민의힘으로 이름을 바꾸는 동안 당 권력을 좌지우지하던 올드보이 (혹은 올드걸)들이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한국 정치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드라마가, 그것도 극우의 본산이라 불리는 정당의 안방에서 펼쳐진 것이다. 그를 당 대표 자리까지 밀어올린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무엇인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거의 유일하게’ 젊고 변화지향적인 이미지를 지닌 인물이기 때문이다(변화의 방향성이 옳고 그른 것과는 별개로). 진보와 보수 정당 모두에서 이념적 명료성과 특히 기간당원 육성시스템이 전무한 것이 해방 이후 정치사였다. 정당의 뿌리가 취약하고 지속가능의 구조틀 자체가 부재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빈약한 정당정치의 실체가 이준석 식 이미지정치의 승리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 여러 이유로 이준석 신드롬의 의미를 폄하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 정치에서 "이미지"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간과하면 안 된다. 최순실의 치마 속에서 놀아난 박근혜가 어떻게 너끈히 대통령에 당선되었던가. 도둑정치의 주범 이명박은 또 어떠했던가. 지금 이준석이 격발시킨 세대교체의 쓰나미는 향후 국민의힘 대선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봉현리 633번지 일원 채석장이 있던 부지를 20만9209㎡ 규모의 물류단지로 개발하는 봉현물류단지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도가 골든코어(주)가 제출한 봉현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신청서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반려 이유는 보완 요구사항 미이행 등이다. 그동안 광주시와 주민들은 환경·교통·안전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물류단지 지정을 반대해왔다. 경기도 역시 사업시행자 측에 여러 차례 사업 보완을 요구했으나 보완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도의 요구사항은 광주시 반대 사유에 대한 해소 대책 수립, 사업 대상 부지(토석채취허가 만료 지역)의 산지 복구 선행, 주민설명회 개최 등이었다. 결국 도는 관련 신청서가 제출된 지 14개월여 만에 광주시의 의견을 받아들여 반려결정을 내렸다. 봉현물류단지 사업은 광주시 곤지암읍 봉현리 733 일대 20만9209㎡를 물류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시행자인 골든코어는 구소기소 상태인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한때 대표를 맡은 곳이다. 봉현물류단지 사업은 이른바 옵티머스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관계 유착 비리 의혹으로 확대되기도 했지만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