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록자 불견산(追鹿者不見山)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숲속에 까마귀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까마귀는 몹시 목이 말랐다. 그는 물을 찾아 나섰다. 오랜 가뭄으로 마실 물이 보이지 않았다. 까마귀가 타는 목마름으로 사방구석을 헤매고 다니는데, 마침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를 발견했다. 마침 까마귀의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주둥이가 긴 항아리 하나가 무너진 담장 아래 비스듬히 누워 있는 게 보였다. 까마귀는 얼른 항아리 쪽으로 날아갔다. 그 속에 물이 있는 것을 알았다. 까마귀는 항아리 주둥이에 대가리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항아리 속의 물은 그의 주둥이가 닿기엔 너무 멀었다. 까마귀는 양발을 버틴 채 모가지를 항아리 주둥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래도 물은 마실 수가 없었다. 까마귀는 온몸을 밀어 넣으며 버둥거렸다. 조금만 더, 조금 더…. 마침내 까마귀 주둥이가 그렇게 바라던 항아리 안 물에 닿았다. 그는 허겁지겁 물을 마셔댔다. 가까스로 물을 마신 까마귀가 이제 항아리 속에 들어간 몸뚱이를 빼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항아리 주둥이가 너무 좁아서 까마귀는 몸을 빼낼 수가 없었다. 그는 날개를 퍼덕거
본보에 게재된 박재동 화백의 만평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무차별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만평에 대한 객관적인 견해를 훨씬 넘어서는 작가에 대한 인신공격성 언급들은 언론이 범해서는 안 될 고약한 일탈이다. 이런 행태들은 ‘표현의 자유’는 물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통제하려는 비민주적인 인식의 잔재를 엿보게 해 씁쓸하다. 누구보다도 기본권적 자유를 존중해야 할 언론들의 이런 보도 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구태다. 중앙일간지를 포함한 다수의 언론이 지난 23일부터 본보에 연재되고 있는 박재동 화백의 만평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의 일부 내용을 걸고넘어지고 있다. 시비가 걸린 만평은 지난 26일자 본보 1면에 게재된, 최근 대립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을 풍자한 그림이다. 만평은 지난 국감에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인용하고 있다. 만평 속에서 윤 총장이 “난 당신 부하가 아니야”라고 말하자, 팔짱을 끼고 있는 추 장관이 그 앞에서 “소원대로”라고 말하는 모습을 담았다. 윤 총장의 모습은 목이 잘려있는 상태로 그려졌다. 만평에는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장관의 대립이 한고비를 넘었
4년차 중반을 넘어서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20여차례 정책을 쏟아냈지만 아직까지는 성적을 못내고 있다. 누르면 두더지처럼 튀어오르고 최근에는 증세 역풍까지 불고 있다. 그런데 이런와중에 또 현 정부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얘기가 언론에 불거졌다. 정부가 최근 전.현직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을 공개했는데 ‘청와대 다주택자’ 논란을 일으켰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지난 8월 퇴직 시점까지도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말 수도권 다주택 참모들에게 6개월 안에 집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자 노영민 실장 등 청와대 고위 비서관이 일괄사의를 표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세금 폭탄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부동산 정책의 약발이 먹힐지 좀 지켜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개인 사정이야 있겠지만 김조원 전 수석을 바라보는 국민이나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가 나름대로 부동산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을 안정화시키려 한 열정이나 진정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측근이나 참모들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길을 걷는다면 사정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반영비율 상향이 겹치면서 급격히 오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은 74만4천 명으로 작년보다 25.0%(14만9천 명)나 늘어났다. 납부세액도 작년보다 27.5%(9천216억 원)나 증가한 4조2천687억 원이나 된다. 종부세 제도의 취지는 살리되 충격을 완화할 제도보완책은 검토해야 한다. 현실성 있는 섬세한 규정으로 정부의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부과된 종부세액이 가장 많은 곳은 역시 서울로 2조6천107억 원이다. 주택분만 작년 8천297억 원에서 올해 1조1천868억 원으로 43% 급증했다. 다음으로 주택분 종부세 납부대상자가 많은 곳은 경기도다. 14만7천 명에게 2천606억 원이 고지됐다. 작년보다 대상자는 25.6%, 세액은 38.8%가 올랐다. 일반적으로 종부세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일종의 ‘부유세’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1주택자이면서 종부세를 내는 비중이 올해 서울에서만 38.3%에 이른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시중의 충격은 상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종부세 폭탄이 웬 말’, ‘나라에 월세 내라는 거냐’, ‘세
나라건 기업이건 누가 그 집단의 리더로 있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리더십은 역사의 흐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미 대통령선거가 조 바이든의 승리로 끝났다. 뒤늦게 미 연방 총무청이 당선을 공식 승인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깨끗한 승복이 아니라 소송을 이어갈 모양새다. 강대국의 리더십 부재가 우려스럽다. 패자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미국의 전통이 124년 만에 깨졌다. 리더 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가를 보여준 사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예측할 수 없는 환경변화를 가져왔다. 어느 때보다도 세상이 공감하는 리더십이 절실할 때가 아닌가. 우리는 어떤가. 최근의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과연 리더십이 존재하고 있는가를 의심케 한다. 리더십은 지도자의 의무와 책임을 말한다. 모든 환경에 들어맞는 리더십 역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리더십 정의(定義) 만해도 850여 가지이상이 될 정도다. 리더십 전체를 관통하는 리더십에 대한 정답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서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게 리더의 표상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동서고금의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귀한 교훈을 주는 리더십 사례로 꽉 차 있다.…
어느새 김장철이다. 올해는 비가 두 달 동안이나 왔기에 배추 농사가 잘 안되었다고 한다. 작년에는 친정에서 배추 농사를 많이 지어서 우리 김장도 같이하였다. 올해는 배추도 조금 심고 흉년이라서 따로 김장하였다. 쪽파와 마늘 무는 친정에서 가져왔다. 젓갈은 멸치액젓과 봄에 소래 포구에서, 직접 사다 담은 새우젓이 맛있게 발효되었다. 생새우와 홍갓, 청각에 싱싱한 생굴과 꼴뚜기와 한치는,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배추쌈을 먹기 위해 사놓았다. 예전 같으면 배추를 절이는 일이 큰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절임 배추를 예약하여 사서 하니까 참으로 편하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싣고 오면, 아파트까지 운반하고 다듬고 절이는 일도 힘들었다. 배추를 절이면서 벌써 허리가 아팠다. 이제는 김장도 많이 하지 않으니 정말 편해졌다. 김장하는 날짜에 절임 배추를 예약해놓으면 그날 맞춰서 배추가 온다. 배추를 씻을 필요도 없다. 그저 물만 빼놓으면 된다. 해마다 무채 써는 일은 남편의 몫이다. 무를 채 썰어놓고 남편은 모임에 나가고 큰딸이 일을 도우러 왔다. 무 생채에 양념을 섞어 버무리다 보면 어느새 김칫소가 빨갛게 물들어간다. 쪽파와 홍갓 썰고 청각도 송송 썰어 넣는다. 마늘과 생
코로나19는 사회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으며 의료, 경제, 교육 등 전반적인 변화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우리 사회는 초기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IMF외환위기 대비하여 116.4%로 그 어느 때보다 체감하는 충격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K-방역, ‘한국판 뉴딜’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대한민국이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기남부권역은 수도권 최대 농축산 도시에서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과 반도체 산업 등 4차산업을 이끄는 인적자원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지만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s Development) 측면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과 4차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의 인적자원개발을 지원하고 의견에 귀 기울이는 기관이 필수적으로 존재해야만 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인적자원개발을 선도하는 기반을 만들고자 안성에 경기남부지사를 개청했다. 대면중심 노동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가 만들어낸 해일이 일파만파(一波萬波)다. 진작부터 아군-적군으로 나누어 펼쳐온 죽기살기식 정치권의 아귀다툼이 일반 국민에게까지 퍼져나가는 형국이다. 추 장관이나 윤 총장은 각기 나라에 기여한 바도 있지만, 국가로부터 큰 은덕을 받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쩨쩨하고 뻔뻔한 법 기술 들고 꼴불견 싸움질을 벌이기 전에 국민 앞에 나와서 민심을 두 쪽 낸 허물부터 석명하고 대죄해야 마땅하다. 여야 정치권이 또다시 국정조사 개최를 놓고 추미애냐, 윤석열이냐 하면서 그동안 신물 나게 보여준 닭싸움을 시작했다. 국정조사 이야기를 먼저 꺼낸 쪽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직무배제 조치를 결정한 직후 “윤 총장의 혐의가 충격적”이라며 국정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관련해 ‘포괄적 국정조사’를 하자고 여당에 제안했다. 추 장관이 밝힌 윤 총장의 징계 사유 중 ‘판사 사찰’ 문제는 일단 논란이 불거진 이상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대검 쪽에서는 일상적인 자료수집 정도였다고 하지만, 만약 윤 총장의 지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