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지난 10일자 본란 ‘빈발하는 교회 집단감염, 방역수칙 지키라’ 제하의 사설을 통해 교회시설, 교회 관련 소모임 등을 통한 코로나19가 수그러들 줄 모르고 거듭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종교시설에서의 단체식사와 소모임, 수련회, 캠프 등 집단 활동을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주길 간곡히 당부했다. 그러나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고양 기쁨153교회·반석교회,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 김포 주님의샘교회 등 수도권 교회 등 수도권 교회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회들 가운데 17일 오전 현재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249명, 용인 우리제일교회에서 126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사랑제일교회의 확산세가 가장 걱정스럽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이 서울 성북구청에 제출한 교회 출입 명단상 교인 수는 4천66명이다. 이 중 이제 5분의 1가량 검사가 끝난 상태인데도 무려 249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게다가 이들 중 다수가 밀집한 집회에 참석한 사람이 있어 ‘n차 전파’ 가능성이 우려된다. 더 심각한 것은 방역당국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찾을 수 없다. 걱정스럽고 힘든 부분이다. 참 재미있고 견딜 수 없는 가벼움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그립다. 아마도 정겨움이, 인간답게 사는 일정한 모습들이 그 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아프고, 힘들게 했고, 우리의 귀한 일상을 앗아가 버렸다. 이것에 아주 무겁게 동의한다. 이전, 이후를 따져야 하는 것 중에 시급하고 꼭 필요한 것은 이 땅의 이주자들 문제이다. 잘 먹고 잘 살게 된 우리 사회에 가난하고 힘겨운 이주민들이 꿈을 안고 찾아든지 수십년이 지났다. 지금은 250만 명 시대라고들 한다. 이전에 한국사회는 이주민들을 ‘막’ 대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코리안 드림은 그야말로 대유행했고, 이주자들은 건강과 젊음을 담보로 한국으로 흘러들어왔다. 산업연수생 제도, 고용허가제 등이 편제되고 대응했지만, 거의 모두 기만적 임시방편의 허점이 많은 제도들이었다. 그리고 미등록노동자들의 갖가지 고충들이 한국사회에 부각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람을 중요시 한다는 이 정부가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내 놓은 정책은 ‘방치’였다. 코로나에 위기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기 시작했다”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정부의 부동산 통계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앞장서서 비판적 견해를 밝혀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대통령과 장관들의 통계 인용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민단체는 거듭 큰일 났다고 하는데 정책 당국자들은 괜찮다니 대체 누굴 믿어야 하나. 생각 따라 ‘과학’마저도 난도질해대는 이 노릇을 어째야 옳은가.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임대차 관련 법안 등 정부의 부동산 해법을 긍정 평가하면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뭘 몰라서 하는 얘기다. 그건 문재인 대통령 혼자의 생각”이라고 깎아내렸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청와대는 신문도 안 보고 여론청취도 안 하느냐. 아니면 대통령이 온통 눈 귀를 가리는 간신배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 한국은행, 통계청 발표자료 등을 다 참고했다는 경실련 발표는 문재인 정부…
인연이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나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을 의미하고, 일의 내력 또는 이유를 말할 때 쓰이며, 그리고 원인이 되는 결과의 과정이다. 춘원 이광수는 인연을 “생명을 가진 것 치고 안전한 것은 없다. 인연이 닿는 시각을 피할 도리는 없으며, 그것을 피하는 첫길은 아예 인연을 맺지 않는 것이 첫째 길이요, 이왕 맺은 인연이거든 앙탈 없이 순순히 받는 것이 둘째 길이다”고 말했으며, 혜민스님은 “사람과의 인연은 본인이 좋아서 노력하는 데도 자꾸 힘들다고 느껴지면 인연이 아닌 경우이며, 될 인연은 그렇게 힘들게 몸부림치지 않아도 이루어지므로 너무나 힘들게 하는 인연은 그냥 놓아 주어라”고 말한다. 사자성어 거자불추(去者不追)와 내자불거(來者不拒)는 ‘가는 사람 붙잡지 말고 오는 사람 뿌리치지 말라’는 말이다. 법정스님은 인연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 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인연을 맺을 때 필요한 3가지 불가결한 요소는 진실, 인간미, 그리고 노력이다.…
발 바 닥 박 준 영 이 몸이 나야 땀 냄새가 난다 남의 말이나 받아 적고 남의 글에 밑줄이나 짜아악 오늘도 삶은 계란 하나를 올려놓고 우주를 그려보라니 나는 4B 연필로 머리를 깎고 스님은 계란을 깨뜨려 허기진 배를 색으로 칠한다 빨강, 파랑, 노랑, 하얀 발바닥 발바닥 검은 발바닥 박준영 1940년 진주출생, 1998년 김규동 시인 추천으로 한국문학 등단. 단시집 ‘하루는 쿠키와 아메리카노다’ 외 시집 다수. 한국문협의 한국문학백년상, 시와세계 작품상 외 다수 수상, 만화영화 주제가 40여 편 작사, TBC, KBSTV 제작본부장, KBS미디어 사장, SBS전무 편성 제작 본부장,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국악방송 사장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코로나19 창궐의 현장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역학조사관, 보건소 공무원 등 의료진과 현장대응팀 10명 중 7명(69.7%)이 울분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의료·현장대응팀 621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2차 위험인식조사 결과다. 코로나19 영웅들인 의료·현장대응팀의 사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치료·방역 인력의 업무 지속 의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나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한 내게 주어진 일을 계속할 것이다’라는 질문의 긍정적 답변은 76.8%였다. 지난 6월 1차 조사 때는 83.4%였다. ‘상황이 아무리 심각해도 내가 맡은 업무를 할 것이다’에서의 긍정응답은 75.0%였는데 역시 1차 조사(77.0%)때 보다 약간 하락했다. 우리 정부와 의료·현장대응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대처를 하고 있어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의 유명 언론과 보건관련 기관들이 칭찬하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방법은 선진화된 의료대응 시스템을 기
한때 화제가 됐었던 책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잠깐 동안 고민에 빠졌었다. 90년대 생들은 긴 글과 골치 아픈 글을 기피한다는 대목에서였다. 독자들이 점점 더 진지한 글을 읽지 않게 되면 직업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90년대 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발랄한 문체를 구사해야 할까. 문체야 그렇다 치고 주제 자체가 진지한 경우는 어떤가. 잠깐 동안이지만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들이 진지한 글을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너무나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천성이 워낙 진지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몸 담고 있는 비평이란 분야 자체도 진지하다. 이런 유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점점 더 설자리가 없겠구나 싶어 애통한 기분이 잠깐 들었었는데, 뭐 이런 유의 글이 인기 없는 게 어제오늘 일도 아니니까, 그냥 고민을 접어두기로 했다. 글을 쓰는 이들은 시대에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시대와 동떨어져 보이는 것들에도 매달려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역사와 과거를 더듬어야 하고 수많은 개념들과 씨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왜 이 먼 곳까지 왔는지, 현실로부터 시작한 고민이 어찌하여 이처럼 먼 곳으로 나를 이끌었
올해부터 교실에서 하는 루틴이 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 마지막 교시에 다 함께 감사일기를 쓴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서 수업받느라 고생한 반 친구들에게 힐링할 시간을 주고, 나도 교실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아본다. 오늘을 복기하며 한 템포 끊고 소란스러운 정신을 붙잡는다. 알림장을 쓰기 전 10분 동안 끼적이는데 고요한 가운데 연필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듣기에 좋다. 단어는 감사 ‘일기’지만 실제로는 하루 동안 감사한 일이나 스스로 칭찬할만한 자신의 모습을 세 가지 정도 찾아서 작성한다. 감사일기를 적는 아이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금세 쓰고 쉬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에,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민하다가 전에 썼던 내용을 커닝하며 분량을 채우는 친구들도 있다. 물론 한 글자도 적지 못하고 그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아이도 있다. 처음에 감사한 일 찾는 것 자체를 어려워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들 많이 나아졌다. 글쓰기가 끝나면 제일 먼저 내가 발표한다. 내 감사일기에는 대체로 날씨의 모습이 들어간다. 맑으면 맑은 대로 청량해서, 흐리면 운치가 있어서, 비가 오면 흙냄새와 살아나는 초록이들이 예뻐 보여서 감사하다는 내용들이다. 처음에는 날씨에 시큰둥하던 아이들도…
느닷없이 소설이 여러 날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국회에서 한 의원의 발언을 듣던 한 장관이 ‘소설 쓰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의 말에 대해 한 소설가 단체가 항의성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에 대해 네티즌들은 ‘소설이 너희들 것이냐’는 댓글을 달았다. 뒤이어 다른 한 의원이 그 장관을 향해 ‘소설 잘 읽었다’고 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성명을 발표했던 소설가단체를 향해 이번에는 왜 성명을 발표하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소설을 둘러싼 이 느닷없는 소란은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그 의원으로서야 쓰기가 쉽지 않은 소설까지 한 편 썼다고 한 장관의 말에 불쾌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한 문학단체가 왜 발끈했을까. 소설이 아닌 것을 소설이라고 해서 소설가들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여긴 것이다. 그 소설가 단체는 허구를 통해 진실을 추구하는 서사 장르가 소설인데 이 장관이 터무니없는 거짓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소설로 격상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소설가단체의 성명에 가장 발끈해야 할 사람은 ‘소설을 쓰고’ 있는 것으로 지목당한 의원이었을까, 아니면 그 의원을 향해 ‘소설을 쓰고’ 있다고 한 장관일까. 서사창작은 3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1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의 민간단체들이 주동이 되어 매년 6·15일과 8·15일 남북의 민간단체대표들이 함께 모여 남북정상의 615공동선언과 광복절을 기리기 위해 기념식을 갖고 종교·문화예술·여성·노동 등 각 분야별 소모임, 그리고 남북예술공연, 연회, 참관 등 남북주민들의 만남을 통해 분단 이후 각각의 삶속에서 벌어진 차이를 확인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는 새로운 문화 창조의 가능성 모색 등 남북재통합을 위한 사전 준비 모임 성격으로 매년 남과 북을 교차 방문하면서 개최한 경험이 있다. 통일부 직원으로 이 행사의 지원을 위해 참여했던 경험과 느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남·북간 다시 만남을 소망해 본다. 사실 남북 민간단체의 모임성격이라지만 북은 반관반민단체 즉 노동당 내 통일전선사업부 멤버들과 그 산하 외곽단체 회원들의 참여고, 우리측은 민족화해협의회와 7대 종단, 통일연대 등 순수민간 시민단체들이 참여한다. 그래서 일부 보수인사들은 우리측 진보진영 시민단체인사들이 북한정권에 이용되는 문제가 많은 행사로 비판도 했지만 직접 참여하여 관찰해 본 나의 생각으로는, 오히려 북측의 의도가 어떻든 북측 참여인사들은 우리측 민간단체 참여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