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안영희 흙마당을 그려 수유리 산언덕에 연립주택을 사 올라 간 그가 말했다 _요즈음 참 행복해요, 낼도 또 갈 거예요, 종로 나무시장엘. 입원실에서 풀려나왔을 땐 3월의 바람 끝이 매웠으나 유리창으로 깃드는 짧은 한낮의 햇살은 영혼의 바닥까지 부시게 투사해주는 행복의 예고편, 순정 신약제였다 창호지 새하얀 전지만큼의 양지를 찾아 붕대에 감긴 발 눕히다가 아 아아! 대중없이 터져나가던 탄성 나숭게소루쟁이씀바귀… 저리 여린 목숨들 어느새 비집고 올라와 주검자리 같은 허접의 땅에 깃발깃발 연초록을 팔락대고 있음에 애초에 내가 실린 기차의 종착역이 죽음이라 해도 뭐 괜찮아, 위대한 저 어머니 관장하시는 일이라면 다 맡겨두어도 괜, 찮아 싶었다 ■ 안영희 1943년 광주 출신. 1990년 시집 『멀어지는 것은 아름답다』로 등단해 시집 『내마음의 습지』, 『어쩌자고 제비꽃』 등 6권을 펴냈다. 지난 2005년 경인미술관에서 『흙과 불로 빚은 詩』 도예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계간 『문예바다』 편집위원으로 있다.
벗은 나무에 눈부신 봄꽃잔치가 벌어졌다. 곱다. 정말 곱다. 그러나 이 봄꽃잔치가 얼마나 갈 것인지. 금방 피었던 벚꽃이 잠시 눈을 돌린 사이에 낙화 되어 눈꽃처럼 흩날린다. 떨어진 저 꽃잎 자리에 어느새 녹음이 돋아난다. 벌 나비가 날아든다. 햇볕도 따갑다. 저 무성한 산림, 저 무수한 초목들, 푸른 하늘 아래 산천이 참으로 아름답고도 곱다. 그야말로 따사로운 햇살 아래 세상천지가 변하였다. 참으로 호시절이다. 허나 내 마음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외롭고도 그리운 마음에 하루에도 열두 번 창밖을 내다본다. 나에게도 저런 호시절이 있었던가. 아무렴 있었고, 말고 창밖에 내비치는 꽃봉오리 같은 나의 아름다운 시절도 있었다. 내가 살던 시골은 너나없이 가난했지만 나는 그 가난 속에서도 늘 꿈을 꾸어 왔다. 언젠가는 저 십 리 밖 읍내에 나가서 시골 장터도 구경하고 싶었다. 읍내 아이처럼 예쁜 옷을 입고 다니는 게 어린 시절의 꿈이었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잠시 아버지를 따라 읍내에 나가서 살게 되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양장점 문을 열고 들어섰다. 꽃무늬가 화사한 원피스를 맞춤옷으로 내게 입혀주셨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동화 속 공주님 같
“어떠한 가치도 도덕에 의해 지지(支持)되지 않는 한 불안정함을 면치 못한다.”고 일찍이 이탈리아 정치학자 모스카(mosca)는 말했다. 통치가 다만 수적 우위나 물질적, 지적인 힘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 원리에 뿌리박아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도덕은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낱말이 아니다. 도덕은 전통과 현대의 이분법으로도,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구분법을 넘어선다. 제21대 국회가 오는 5월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미래 한국사회의 가치지향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재성찰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177석의 거대 여당이 됐기 때문에 책임감이 무거워졌다. 더 진화된 정치문화를 이끌어가야 될 도덕적 책임감도 생겼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싸우지 말고 제대로 국민들을 위해서 대화하고 타협해서 좋은 정책을 내라는 바람뿐이다. 이제껏 정치의 도덕성은 애초부터 실종되었던 우리 정치문화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협치가 더 필요하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면서도 청렴도지수는 45위다. 도덕이 땅에 떨어지는 것은 사회적인 책임, 국가의 책임이 더 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적지상주의’에 내몰리며 자라 온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삶
우리는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메신저 어플로 피해자를 유인, 신상정보와 나체사진을 받아 협박하여 성착취물을 촬영, 텔레그램을 통해 촬영한 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특히 ‘박사방’의 경우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74명, 그중 아동 청소년 등 미성년이 16명이며, 공유방의 이용자가 약 26만명에 달하는 등 성범죄에 대한 인식과 도덕적 가치가 결여 되어 있는 사람이 이처럼 많은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디지털 성범죄에는 특히 미성년자의 피해자가 많은데, 사회경험, 판단력의 부족한 상태의 아동·청소년에게 경제적 도움을 준다며 접근하는 어른들의 호의에 의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하여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고, 학교 등교가 연기되는 가운데 아동 청소년 등이 SNS, 메신저 등을 접할 시간이 증가하며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높아짐에 따라 미성년 자녀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수칙과 대처 방법 등 교육이 필요하다. ▲낯선 사람에게 사진과 개인정보 공유하지 않기 ▲검증되지 않은 파일 설치하지 않기 ▲조건만남·성매매 위험성 있는 앱 주의하기 ▲이유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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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안산 대부도 갯벌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EAAFP)에 등재됐다(본보 12일자 9면). 대부도 갯벌이 철새 서식지로의 국제적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EAAFP는 이동성 물새의 보전을 위한 여러 활동과 습지 보전 및 습지에 서식하는 다른 종의 보전을 위한 활동과 연계·협력을 추진하는 국제기구다. 람사르습지는 잘 알려진 것처럼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따라 지정한 습지다.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정을 가진 곳으로 희귀동식물종과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8년 지정된 안산 대부도 갯벌은 전 세계 9개의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중 가장 많은 철새가 이동하는 동아시아-대양주 경로로 알려져 왔다. 특히 대부도갯벌은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중간 기착지이자 철새의 보금자리로 중요한 서식지 역할을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중요성을 감안한 안산시는 등재를 위해 지난해 9월 EAAFP 사무국과 사전 현장 실사 후 올해 1월 환경부에 신청서를 제출한바 있다. 습지
화장장이 없어 “저승길이 너무 멀다”는 탄식을 해왔던 가평군과 포천시, 남양주시 3개 시·군의 숙원이 드디어 풀릴 것 같다. 지난 주말 가평군청 대회의실에서 3개 시·군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화장장 공동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시·군 90만 여 주민들은 관내에 화장장이 없어 도내의 고양시나 성남시, 심지어는 강원도 춘천시를 비롯해 인제군, 속초시까지 먼 길을 가야 했다. 뿐만 아니라 비용도 더 부담하고 있다. 고양시 벽제승화원의 경우 고양시민은 12만원이지만 관외자는 100만원을 내야 한다, 성남시도 관내 시민은 5만원이지만 관외자는 100만원을 받는다. 따라서 그동안 화장장 건립 필요성을 모든 주민들이 공감했지만 건립은 어려움을 겪었다. 필요하지만 내 집 주변에는 안된다는 님비현상 때문이었다. 지난 2011년 포천시가 광역화장장 부지를 확정하고 2014년까지 33만㎡ 부지에 900억원을 들여 화장로 10기와 봉안시설, 편의시설 등을 갖춘 사업을 추진했었다. 이 화장장은 포천시를 비롯해 의정부·양주·동두천·가평·남양주·구리 등 경기북부권역 7개 시·군이 공동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들이 시장 퇴진운동을
선거 때 상대후보가 링컨을 공격했다. “저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두 얼굴의 사나이다.” 다음 차례에 링컨이 나와 반박했다. “내가 두 얼굴의 사나이라면 무엇 때문에 이런 못생긴 얼굴로 이 자리에 나왔겠습니까?” 링컨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잠깐 밖으로 나와 보니 참모 서너 명이 모여 한참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내용을 알아본 즉 사람의 다리 길이가 몸 전체의 어느 정도 비율이어야 하나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링컨이 한마디 거들었다. “별걸 다 가지고 싸우네. 다리 길이야 땅에 닿을 정도면 되는 거지.” 링컨의 빼어난 유머와 위트는 바로 자신의 우울증을 극복하려는 수단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레이건 대통령이 1984년 재선에 도전했을 때 그의 최대 약점은 73세의 고령이었다. 당선되어 다음해 취임하면 74세이고, 임기가 끝나는 해에는 78세가 될 터였다. 한국나이로 79세 노인이라면 최악의 경우 치매 걸릴 위험성도 있을 텐데, 세계 대통령이랄 수 있는 미국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업무를 과연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이것이 언론의 시빗거리였고, 야당의 공격 포인트였다. 당시 레이건의 상대후보는 카터 대통령 때 부통령이었던 먼데일로 MIT를 나온 엘리트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저기 가는 저 사람 조심하셔요. 어물어물 하다가는 큰일납니다.” 예전에 불렀던 자전거 동요가 생각난다. 요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전거를 타면 운동도 되고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효용성이 높다. 따릉이(서울), 타슈(대전), 타랑께(광주) 등 지역 특색에 맞춘 재미있는 이름의 공공 자전거가 생겨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하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도 한다. 2018년 9월부터 자전거 헬멧 의무화가 시작되었다. 자전거는 자동차로 분류되어 차도 끝자리를 이용해야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내려서 끌고 보행해야 하며, 도로에서 좌회전 하려면 교차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해야 한다. 우선 자전거를 타려면 공기압(Air), 브레이크(Break), 체인(Chain)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장은 ‘초·중등교육법’에서 정하는 범위에서 자전거 이용과 관련된 교통안전교육을 해야 하며, 13세 미만인 어린이의 보호자는 어린이가 전기자전거를 타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유럽의 자전거 성공은 어려서부터 자전거에 대해 꾸준히 배우고, 면허증을 발급하고
‘18세기의 방’ 저자 문희경은 애완견에 대한 소고(小考)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18세기 유럽 여성들의 초상화를 보면 온통 애완동물 천지다. 특히 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대부분 소형견이다. 이들 소형견은 무릎 위에서 노는 개라는 의미에서 ‘랩도그(lapdog)’라고 불렸다. 또 주인의 품에 안겨 있는, 즉 오락용 애완견이었으며 따라서 ‘쓸모없는’ 장난감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많은 소형견들은 ‘토이 도그(toy dogs)’로 분류된다. 그림 속에는 숨겨져 있는 다른 뜻도 있다. 여성과 애완견을 하나로 묶은, 부정적인 이미지다.” 요즘은 장난감 차원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됐다. 개 뿐만이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인간과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아울러 서로 소통하고 감정적으로 교류하여 친구가 될 수 있는 ‘반려동물’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형성되었다. 그리고 동물도 지능과 감정이 있고, 또 고통을 겪는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래서 동물에 대한 사랑도 유별나게 진행된다. 수많은 개와 고양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과 애완동물의 묘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인식은 사회가 고도로 발달되고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