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재오픈에 따라 운동을 다시 하는데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거리두기를 한다. 다시 느껴보는 일상의 행복이다. 집을 벗어난 외출, 지인들과의 만남과 거창하지 않은 식도락, 영화 관람과 문화생활, 근교 나들이, 그리고 체육 활동 재개 등 이제 피폐해진 삶의 일상을 복구중이다. 이 모든 것들이 과거엔 특별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이보다 더 나아가 숨 쉬고 먹고 자는 것에 대해 우리는 무심했다. 물과 공기가 지천에 있으니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귀한 추억들임을 이번 미증유의 코로나 대란으로 알게 되었다. 어디 비단 이것뿐이겠는가?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가 끊기고 오로지 통신망에 의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학교 수업조차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지만 현 사태에서 그나마 평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모두가 순응하는 것이다.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그날을 위해 모두가 구성원으로서 참고 노력하는 것이다. 살면서 자신의 희망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노력을 해도 안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은 운이라고 한다. 운이 없었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참고 인내하며 살 수밖
배신, 배반(背反)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인가? ‘당연히 지켜야할 믿음’이나 ‘의리 등을 저버리는 것’이 배신이고 배반이다. 여기서 믿음은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을 말하고, 의리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지켜야할 도리이다. ‘배신’은 그 행위의 결과가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배반’은 완전히 돌아서 버린 것을 말한다. 신의를 저버리는 나쁜 행위를 보다 실천적,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배반’이다. 우리네 세상살이에서 사람의 심사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 나쁜 것 중에서도 가장 나쁜 것이 ‘배반’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에서 ‘낙타는 사람을 배신하는 짐승이라서, 수 천리를 걷고도 지친 내색을 않다가 어느 순간 무릎을 꺾고 숨을 놓아버린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낙타들이다.’라고 하며, 배신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었던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배반당하는 자는 배반으로 인해 상처를 입지만, 배반하는 자는 한층 더 비참한 상태에 놓이게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배신이란 두터운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서 신뢰라는 접착제를 떼어내는 것이다.’라고 세계적인 철학자 아비샤이 마갈릿은 말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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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지역화폐를 현금과 차별한 업소 15곳을 적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했다. 7일 단 하루 동안에 발각된 업소다. 그동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도내 일부 소상인들이 ‘재난지원금 카드를 노리고 물건 가격을 은근히 올렸다’, ‘재난지원금 카드로 결제하니 수수료 명목으로 10%를 더 요구했다’는 등의 원성이 자자했다. 이에 도 특사경은 이날 이재명 지사 SNS와 경기도 콜센터를 통해 제보 받은 지역화폐 차별 업소에 수사관 20명을 동시다발 투입했다. 현장 확인 결과 제보내용은 사실이었다. 9곳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을 신용카드로 결제하자 현금과 달리 부가세 명목으로 10%를 더 요구했다. 15군데에서는 지역화폐카드로 결제하자 수수료 명목으로 5~10%의 웃돈을 요구했으며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에 따르면 이 지사가 자신 또는 경기도의 모든 SNS에 바가지 거래점포를 신고하면 처벌하겠다고 밝히자 도민들은 SNS,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비양심 거래점에서 겪은 일과 업소명과 위치를 올렸다. 물론 이는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에 한정된 일이다. 대부분 상인들은 재난기금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며 재난지원금·지역화폐를 환
코로나 2차 전파가 현실화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처음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용인 6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나흘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 속도 빠르게 진행 되고 있어서다. 어제(10일) 정오를 기준으로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경기 14명을 비롯 인천 6명으로 늘었고 전국적으로 총 54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추가 접촉자 파악과 감염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얼마나 증가할지 예측마저 불허 하고 있다.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용인과 안양에서 서울 이태원소재 다수의 클럽 관련 확진자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미 경기, 인천, 서울, 충북, 전북, 부산, 제주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그 숫자가 증가 추세고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 다수가 이곳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어서 그렇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방역 당국을 더욱 긴장 시키는 것은 2차 감염에 대한 우려다. 클럽 방문자들이 감염사실을 모르고 생활터전으로 돌아가 주변의 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감염자들의 경우만 보아도
스튜디오 가득 쌓여 있는 미술재료들을 바라보며 이제는 정리하자고 마음먹는다. 언젠가 써야지 하며 모아온 수많은 재료들 속에서 온갖 개인적인 관심사가 다 녹아있다. 살아오면서 그 비싸다는 보석도 명품도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새롭게 눈에 들어온 미술재료는 완전히 익숙해 지기까지 연관된 재료들까지 사들여 만져보고 바라보며 생각을 다듬어 작품으로 이어가곤 했다. 특히 최근에는 비단과 모시 그리고 한국 전통보석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아무리 바빠도 그 재료들을 쌓아 놓으면 잊어 버려 항상 주변에 펼쳐 놓고 지나가면서도 항상 마음으로 눈인사를 하며 아이디어로 다듬었다. 몇달전에는 2020년 한국국제 행사를 위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지닌 통영누비로 작업하려고 비단으로 누비를 만들어 색색이 펼쳐 놓았다. 그리고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몇 개를 아트워크로 만들어 간단한 살롱쇼를 개최해 장단점을 비교해 놓은 상태이다. 수십년 동안 동대문에서 포목상을 하던 연로한 어르신이 건내주신 50년 넘은 비단들은 요즘도 만지작 거리며 작품으로 제작 하지 않았다. 지금은 생산되지 않을뿐더러 그속에 한국의 섬유산업의 발전사가 그대로 담아 있다. 특히 하늘하늘…
며칠 전 모 방송사에서 일하는 엄마들의 현실적 애환을 그린 특집드라마 「외출」(극본 류보리, 연출 장정도)이 방영되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드라마의 요지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일과 자녀 양육(養育)보다 훨씬 무거운 편견과 무책임의 구조적 모순이 여성들의 어깨와 심장을 억누른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적 예우나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아이들의 양육은 엄마의 몫이다. 따라서 ‘일하는 엄마’는 아이들과 일터와 세상에 죄인 아닌 죄인처럼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결국 미혼 여성들의 혼인기피, 출산기피로 이어지고 결국 인구감소라는 사회적 위기로 치닫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즈음에서 다시 반성해야할 것은 양육은 온전히 여성의 몫인가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되짚어 보아야 한다. 몇 해 전 한국 여성이 일본 여성에 비해 가족구성과 가족돌봄 등에서 비교적 큰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결과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표출되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돌봄자’라는 고정화된 성별분업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
성 소수자를 총칭하는 용어로 ‘LGBT’가 자주 쓰인다.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퀴어(queer)와 같은 뜻이다 성소수자는 신화와 성서에도 기록될 만큼 뿌리가 깊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수 천년동안 금기였다. 아울러 동성연애도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성결혼은 더더욱 그랬다. 더불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성(性) 심리적 행동 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이상자취급을 받아야 했다. 금기는 20세기 후반 들어 깨지기 시작했다.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초 레즈비언 단체 ‘빌리티스의 딸들’이 조직되면서 부터다. 이후 1973년 미국 정신의학협회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하면서 성소수자 인권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지금은 자유로운 인권이 강화되면서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물론 일부 이슬람국가들처럼 여전히 사형으로 다스리지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인식이 변하면서 많은 나라가 성적 소수자들을 포용하고 있다. 덕분에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오늘은 잔뜩 흐린 잿빛 하늘이다. 모처럼 여유 있는 일요일 아침. 딸아이가 서둘러 햄, 어묵, 우엉, 시금치, 계란 지단까지 붙여 내더니, 하얀 밥을 큼지막한 볼에 퍼 담고 참기름, 볶은 깨, 소금, 식초 몇 방울로 간을 한다. 웬일이냐는 내 말에 딸아이는 “잿빛 하늘의 주말이면 종종 소환하시는 엄마 표 김밥 파티!” 하며 깔깔깔 웃어젖힌다. 곧이어 가족 모두가 식탁에 앉아 각자의 김밥을 말며, 먹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나는 묵은 김치를 넣은 김밥, 아들은 깻잎과 참치가 들어간 김밥, 딸아이는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는 걸 좋아했다. 남편은 심심하고 깔끔해서 기본 김밥이 좋다고 했다. 각자의 김밥이 최고라며 서로 먹어보라 떠들며 품평회를 하다 보면 영락없이 과식을 하게 된다. 김밥을 싸는 일은 어쩌면 나에게 추억을 소환해내는 어떤 의식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이 그리운 날, 느닷없이 허전한 날, 엄마, 어머니가 보고 싶은 날도 김밥을 싸곤 했으니 말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첫 소풍을 가던 날, 어머니께서 싸 주신 그 김밥의 첫 맛은 지금도 나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간간하게 간을 한 하얀 밥에 빨갛게 볶은 멸치를 한 줄 넉넉하게 넣고 돌돌 말아주신
지구는 돈다 /박주택 지구는 둥글다 둥글다고 한다 심지어 돈다, 돈다고 한다 나는 둥글다는 것이 의아스럽다 저것은 누군가 지은 집 저것은 성곽 저 끝에 보이는 것은 우체국 뛰쳐나가는 것이 미덕인 119ㅡ 모든 것을 녹이는 수평 나는 밖을 가만히 응시한다ㅡ 하늘은 눈이 없다는 생각 지구가 나만 빼놓고 돌지 않아 다행이다 나는 지구에 매달려 있다 나는 달을 보며 다른 행성으로 가는 사람들을 배웅했다 ■ 박주택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꿈의 이동건축』,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에서』, 시론집 『낙원 회복의 꿈과 민족 정서의 복원』, 평론집 『반성과 성찰』, 『붉은 시간의 영혼』, 『현대시의 사유구조』 등을 펴냈으며 현대시 작품상, 이형기 문학상, 소월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