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선학교는 각종 상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상담신청으로 전문상담교사들은 점심을 먹거나, 쉬는 시간을 가질 틈도 없이 학생들의 다양한 상담에 올인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형국이다. 특히, 최근 각종 정신적인 상담, 사안에 따른 상담, 특별교육프로그램 상담,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 운영 등 전문상담교사가 감당해야할 상담 영역이 점층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비교과교사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까지 감수하고 있다. 경기도 전문상담교사인 K교사는 “학생들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학생들이 내뱉는 모든 유형의 대화를 고스란히 상담교사는 안아야 한다”며, “단지, 비교과교사인 전문상담교사가 수업이 없다는 이유로 근무평정, 성과급, 업무분장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것이 더욱 화가 난다”고 말했다. 2020년 2월 2일 교육통계서비스의 교육통계 자료에 의하면, 유·초·중·고 전체 교원수는 496,504명이며, 전문상담교사는 2,609명(전체 교원수 대비 약 0.525%)이다. 초·중·고 전체 학급수는 232,949명이며, 전체 학생수는 5,…
깍지 /김동원 내 손을 나꿔 챈 그녀에게 아내가 있어 안 된다고 했다. 곁에 벗은 예쁜 속옷은 유채 꽃빛이었다. 등 뒤에서 그녀가 “오늘 밤만이라도 하늘 물속을 헤엄쳐, 저 샛별까지 갈 수 없냐”고 내 허리를 꽉 깍지로 껴안았지만, 나는 두 자식이 있어 진짜, 안 된다고 뿌리쳤다. 돌아보지 말걸, 꿈속 그녀는 알몸으로 초승달 위에 웅크려 울고 있었다. 어쩐 일인지 나는 그 밤부터 꿈만 꾸면, 구름 위로 떠오르는 달에게 올라타는 연습을 한다. 제멋대로 엉켜버린 두 인연이 천년의 허공 속에 헛돌지라도, 미친 듯 미친 듯 그녀를 위해, 나는 밤마다 꿈속에서 달을 타는 연습을 한다. ■ 김동원 62년 경북 영덕 출생. 대구에서 성장. 1994년 『문학세계』로 등단. 시집『구멍』, 『깍지』 외 다수. 시선집 『고흐의 시』 출간. 시 에세이집 『시, 낭송의 옷을 입다』, 평론집 『시에 미치다』 출간. 대담평론집 『저녁의 시』 편저. 2015년 대구예술상 수상. 2017년 매일신춘문예 동시 당선. 2018년 대구문학상 수상. 2018년 고운 최치운 문학상대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대구시인협회 부회장. 한국시인협회원. 『텃밭시인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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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장병 복지 증대를 위해 일과 후에 휴대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병사들 봉급도 계속 인상할 예정이다. 2019년 병장 월급은 40만5천700원이었지만 올해는 병장은 54만900원을 받는다. 오는 2022년에는 67만6천100원까지 오른다. 제대할 때까지 잘 모으면 목돈을 만들 수도 있겠다. 평일 일과 이후 외출을 허용하는 군 장병 외출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장병들은 일과를 끝내고 오후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외출이 가능하다. ‘군대 많이 좋아 졌다’는 말이 나올 만 하다. 그런데 문제는 전방 지역이나 산간벽지 등에 근무하는 병사들이 외출을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국방일보가 지난해 2월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평일 일과 후 외출 때 가장 하고 싶거나 실제 한 일은?'이라는 질문에 병사 41.5%는 ‘동기 및 선임과 친목 활동’을 꼽았다. 그 다음은 ‘전우들과 맛집 탐방’, ‘온라인 게임’, ‘영화 관람’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친목활동이나 맛집 탐방, 온라인게임 등을 할 만한 곳이 부대 근처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군부대 인근 지자체들과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경기 양주시는 ‘
동물행동학자 데즈먼드 모리스는 이렇게 썼다. “학생들을 회초리로 때리는 건 옛날부터 내려온 영장류의 의식적인 성교형태라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그래도 선생님들이 체벌을 계속할지 의심스럽다.” 교육부에서는 최소한의 체벌을 허용하면서 관련 규정 정교화에 힘쓴 시절이 있었다. 체벌은 결코 교육수단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강력해지자 결국 일체 금지했지만 그 과정에서 ‘사랑의 매’를 강조하는 사람도 많았고, ‘대체벌’(운동벌, 학습벌 등)이라는 생경한 대안도 나왔고, “학습권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교육권도 보장하라!” “학교와 교실이 무너진다!”는 아우성과 호소도 있었다. 요즘은 간혹 교사가 학생에게 맞았다는 소리는 들려도 교사가 학생을 때렸다는 얘기는 좀체 들리지 않는다. 또 학생 간 폭력을 법(규정)으로 해결하게 되면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학부모가 늘고 심지어 변호사를 들이대기도 한다. 교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이 사라진 것도 큰 변화일 것이다. 예전에는 일단 불러 세워 놓으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고 묻지도 않
연대를 표현할 때 서양은 BC와 AD를 쓴다. 그리스도 탄생을 전후로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눈다. 그리스도 탄생이 그 기준점이다. 내 역사에도 기준점이 되는 지점이 있다. 섣달그믐 무렵이면 부엌은 부산했다. 아궁이에선 장작불이 타고 가마솥에서 하얀 김이 솟아올랐다. 엄마와 할머니는 며칠 전부터 수정과며 식혜를 만들고 만두를 빚느라 종종걸음을 쳤다. 2㎞가 되는 길을 걸어 방앗간에서 가래떡도 빼왔다. 종일 언 논에서 썰매를 지치던 동생들은 무릎이며 바짓단이 푹 젖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흙이며 지푸라기를 묻히고 얼굴은 빨갛게 얼어서. 그리고는 꽁꽁 언 다리를 아랫목 이불에 집어넣고 앉아 강정을 먹거나 얼음 낀 차디찬 식혜를 받아먹었다. 매년 설은 추운 날을 잡아서 돌아왔다. 코끝이 찡하게 얼어붙을 것 같은 매운 날만 골랐다. 처마의 고드름도 가장 길게 늘어지는 겨울의 강심. 그 한복판에 낀 설. 눈밭에 떨어진 귤처럼 달력에도 내리 사나흘 빨간색으로 설 연휴가 끼어 있었다. 설 아침에는 늘 고민을 했다. 차례가 끝나면 제사상에 놓인 음식 중에서 무엇부터 먹을까가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곶감, 옥춘사탕, 약과, 젤리. 어느 것 하나 뒤로 세워놓을 수 없었다. 최
동맹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안방까지 내줬는데 온갖 오염물질을 다 숨겨놓았다. 추징금은 물론 오염 장본인들에게 법적 처벌까지 묻고싶은 심정이다. ‘원상복구하고 우리 집에서 나가’라고 요구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수십년 동안 우방이라는 탈을 쓰고 우리 땅 곳곳에 해코지를 했다. 오랜 세월 쉬쉬하다 이제 삼척동자까지 다 알게된 주한미군의 용렬(庸劣)한 행위 말이다. 최근 생화학 실험까지 하려다 들통났다. 지난해 12월 부산항 제8부두 주한미군 기지 안에서 ‘센타우르(CENTAUR) 의혹 해소를 위한 설명회’까지 가졌다. 안심하라는 취지였겠지만 ‘면피를 위한 꼼수’로 밝혀졌다. 그들의 졸렬한 행동은 ‘그렇게 안전하면 당신 땅에서 하세요’라는 말 한마디에 쥐구멍을 찾아야 했다. 센타우르는 ‘세균전 실험계획’이다. 이들은 2015년 5월 우리나라에 ‘탄저균’을 밀반입해 비밀리에 실험했다. 2016년 5월에는 부산항 8부두에 주한미군 세균실험실을 도입하려 했다. 경기도 역시 자유로울…
우리에겐 ‘미풍양속’형 세시 풍습이 많다. 조선시대 설날 임금에게 지어 올린 연상시(延祥詩)를 대궐의 기둥에 써붙인데서 유래했다는 입춘첩(立春帖)도 그 중 하나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새봄이 시작되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우순풍조 시화연풍(雨順風調 時和年豊)·비가 적당히 내려주고 때맞춰 바람이 고르게 불어주니 풍년이 든다’,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평안하니 집집마다 넉넉하다’란 글귀를 대문에 붙여놓고 이웃의 행운과 안녕을 기원했다. 그리고 막연함으로 빌지 않았다.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을 함께 실천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일 년 내내 횡액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입춘 전날 밤 각자 생각한 선행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동네 골목을 빗자루로 쓰는 작은 일에서부터 불우이웃을 돕는 일 까지 내용도 다양했다.이런 선행은 아무도 볼 수 없는 밤에 주로 이뤄졌다는 데서 진정성도 느낄수 있다. 비록 매년 찾아오는 절기이지만 해가 바뀌었다고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게
이 땅에 화로가 되어 /박병두 굶주린 사람, 병든 사람, 외로운 사람도 오늘 그대가 부르는 따뜻한 노래 때문에 추운 땅이 녹듯 해가 떠 빛을 쬐었다. 가파른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오늘이 그대의 땀과 눈물이 모여 경제를 이끌었고, 고뇌와 시름으로 경제만을 걱정하던 날선 바람들이 저 가난한 사람들을 강인하게 일으켜 세워주었다. 칼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동장군처럼 흔들림 없이 그대는 자신보다 그들을, 가족보다 국가를 생각했다. 출구 없는 위기의 경제가 슬프니, 오히려 힘이 되어 된바람이 부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도 그대의 용맹한 정신이 길을 찾는다. 외로운 사람들이 있어, 그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천만리 만만리 길을 찾아가야 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름없는 경제의 선상에서 풍요를 염원하는 그대의 충정한 외침은 더 큰 희망으로 가슴에 남는다. 윤택한 경제를 꿈꾸는 그대의 숭고한 바람이 오늘 이 땅에 화로가 되어 태양처럼 더 크게, 더 넓게, 더 따뜻하게, 웅장하게 일어날 것이다. = 경기 중소기업인 ‘G포럼’에 부쳐, 헌시 ■ 박병두 1964년 전남 해남출생,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아주대학원 국문학과,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KB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전역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병원체)로,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감염되면 약 2~14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를 당혹케 하는 것은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으로부터도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월 1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1천791명, 사망자는 259명이라고 발표했다.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는 모두 지난 20일 공식 통계를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앞으로 더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15명으로 늘었다. 특히 2차 감염자로 확인된 6번 환자의 가족 중 2명도 무증상 감염으로 확인돼 3차 감염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지구는 지난 15년 간 동물에게서 인간에게 전파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사스’와 ‘메르스’를 경험했다. 사향고양이에게서 전파된 사스(S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