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시급한 현안’으로 검찰개혁을 들었다.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한 후 찬반시위가 계속되던 9월 29일 트위터에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올렸고, 조 전 장관이 사퇴하던 10월 14일에도 검찰개혁은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라고 하였다. 또 11월 8일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는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그 검찰개혁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주말 집회현장에서 ‘검찰개혁’이 다시 등장하였다. 온 나라가 둘로 나뉘어 ‘조국사퇴’와 ‘검찰개혁’을 부르짖었던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당시의 ‘검찰개혁’은 조 전 장관을 검찰수사로부터 지키기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지금 다시 나온 ‘검찰개혁’은 단순히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공수처법을 통과시키자는 것일까? 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나 유
눈물 /이종섶 어린 연어가 먼 바다로 떠나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짓는 어미, 그 물이 1급수인 것은 어미가 흘린 눈물 때문이다 새끼들이 동해를 지나 태평양을 건너 알래스카까지 갔다가 목숨을 걸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어미의 눈물이 그리워서다 시집 ‘수선공 K씨의 구두학 구술’(2019) 수록 연어는 회귀한다. 단 한번 맡은 냄새를 쫓아 상상할 수 없는 먼 거리를 돌아온다. 태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생존본능이며 불가사의한 힘이고, 실존의 치열한 현장이다. 연어는 회귀한다. 자신의 고유한 내력을 몸의 어느 곳에 새겨놓은 채 그들은 사납게 움직인다. 강을 타고 흘러 바다로 가고, 다시 북해를 돌아 마침내 자신들이 산란된 곳으로 온다. 여기서 시인의 눈부신 통찰이 시작된다. 시인은 연어의 회귀를 어미의 눈물에 비유한다. 어미 연어는 새끼들이 먼 바다로 떠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우는 것인데, 그 눈물의 깊이만큼 물은 1급수로 정화된다. 그리고 새끼들이 목숨을 걸고 돌아오는 까닭을 어미가 흘린 그 눈물이 몹시도 그리워서라고 노래한다. 연어는 회귀하며 그 동력은 바로 ‘눈물’과 ‘그리움&…
경기북부지역에 있던 미군기지는 떠나고도 말썽이다. 10년 넘게 머뭇거렸던 개발사업이 별다른 성과없이 또 해를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남북평화바람과 북미화해흐름을 타고 노루꼬리만큼 희망이 보였지만 또 다시 제자리에서 연말을 맞게됐다. 미개발로 버림받은 도내 반환 대상 미군기지는 14곳이었다. 파주에는 캠프 에드워드·스탠턴·자이언트·게리오웬·하우즈 등 5곳, 의정부에는 캠프 카일·레드클라우드·잭슨·스탠리 등 4곳, 동두천에는 훈련장 짐볼스·캠프 호비·모빌·캐슬 일부 등 4곳, 하남에는 캠프 콜번 등이다. 이 가운데 파주에 있는 미군기지 5곳 가운데 캠프 에드워드와 캠프 스탠턴 등 2곳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돼 그나마 다행이다. 나머지 캠프 자이언트와 게리오웬은 응모한 민간사업자가 없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고 캠프 하우스는 사업 취소에 따른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개발할 수 없다.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의정부와 하남의 형편은 더 답답하다. 의정부의 캠프 카일 부지는 법원과 검찰을 유치하기 위해 환경오염 정화작업을 마쳤지만 계획이 무산돼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캠프 잭슨과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반
사적 제140호인 오산시 소재 독산성에서 삼국시대 성벽이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의 활약으로 인해 세마대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임진왜란 때인 1593년 7월 권율 장군이 근왕병(勤王兵) 2만 명과 함께 북상하다가 이 성에서 왜적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와 대치하던 권율 장군이 물이 풍부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흰 쌀을 말에 끼얹어 목욕시키는 시늉을 했고 이를 본 왜군은 산꼭대기에서 물이 풍부하다고 오판해 퇴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성의 축성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기록에는 백제가 쌓았으며,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쳐 임진왜란 때까지 계속 이용됐던 곳인데 정조 20년(1796) 수원화성의 축조와 함께 대규모 개축이 이뤄졌다고 한다. 영조 36년(1760) 온양온천 행차 후 환궁하던 사도세자가 성 안의 노인들을 모아 위로하고 창고의 곡식을 나눠줬으며. 훗날 정조 또한 14년(1790) 행차 때 노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묻고 쌀과 옷감을 하사했다. 하지만 이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 방치됐던 독산성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복원 사업이 실시됐다. 제대로 된
연일 최저 기온에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기 시작하면서 전열기, 보일러 등 난방기구 취급과 불 사용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경기지역 주택화재 발생건수는 6천651건이며, 그 중 전열기구로 인한 화재는 26.4%에 달하는 1천757건이다. 추워진 날씨 탓에 실내활동이 많아지고, 실내 난방기구의 사용 증가로 화재·화상 등 주택화재가 자주 발생한다.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대표적인 난방기구 전기장판은 내부 전선 합선, 과열 등으로 화재가 발생한다. 낡거나 접어둬서 전선이 끊어졌을 수 있는 전기장판은 사용하지 않고 폐기하는 것이 좋다. 둘째, 문어발식 콘센트로 인한 전기화재도 겨울철 화재의 대표적이다. 난방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때는 노후전선 안전진단 후 교체해야 하며, 보관할 때는 전선이 꼬이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 셋째,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도 겨울철 화재 주범이다. 연통이 가열된 후 감싸고 있던 보온재가 발화돼 화재로 연결되거나 불똥이 주변 가연물에 쉽게 옮겨 붙을 수 있어 가연물과 이격거리를 두고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도 주택화재의 가장 큰 예방법이다. 소화기와…
해마다 12월은 다음연도 예산안 심의와 의결로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온 나라가 정신없이 분주해진다. 정부가 다음연도에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세금을 걷게 될지, 그리고 그 세금을 얼마나, 어느 곳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예산안의 확정은 행정부의 제안과 의회의 심의 의견이 합의되면서 결정되는데 다음 회계연도 정부의 운영내용이 결정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결정이 모두 12월에, 대체로 다음연도 시작되기 전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지방예산편성이 중앙정부와 동일한 시기에 예산안을 심의·확정하게 되는 예산편성순기로 인하여 지방예산의 비효율적 운용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이에 대한 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지방예산의 특징은 중앙정부가 재정을 지방에 이전하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즉, 지방예산의 결정에는 중앙정부가 지방에 이전하는 재원이 매우 높게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12월의 예산편성은 아직 미확정된 중앙정부 재정이전 금액을 예상하여 다음연도에 사용할 예산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지방의 예산결정 시기가 12월이기 때문에
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특히 겨울에는 가정과 사무실, 기업체 등에서 난방용품으로 인한 화재가 빈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16~2018년 3년간 경기지역에서 겨울철 난방용품에 의해 발생한 화재 1천97건 중 전기히터·장판 429건, 전기열선 440건, 화목보일러 228건이다. 전기 히터 화재는 전기 과부하로 발생하거나 난방기와 가연물이 근접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력소모가 많은 전열기기는 용량에 맞는 전선을 사용하고 문어발식 전기사용은 금지하며 다 쓴 플러그를 뽑아 놓아야 한다. 특히 가연물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치하도록 한다. 전기장판은 사용하기 전에 콘센트 부분 등에 낀 먼지를 제거하고 장판 앞뒷면에 파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라텍스 재질 이불과 매트리스는 흡수된 열을 축적하기 쉬워 전기장판과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화목보일러는 불티가 비산하거나 복사열로 인해 주변 가연물에 붙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농가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불을 핀 뒤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견이 지연될 수 있다. 설치된 보일러 주변 2m 이내에 가연물을 두지 말아야 한다. 또 건축물 접촉면에 단열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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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일컫는 필리버스터는 16세기의 해적선이나 약탈자를 의미하는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초 함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일부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 정치용어화 됐다. 그 후 의회에서 소수파 의원들이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정착됐다. 의회의 토론을 활성화하고 다수당의 날치기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합법적 장치라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잘만 쓰인다면 다수당의 횡포를 막지만, 남발 하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다수결을 무력화하는 도구로 작용 하기도 한다. 따라서 각국의 의회 역사속엔 필리버스터가 오점으로 남아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 상원에서는 일찍이 이를 간파,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되 규정을 아주 까다롭게 하고 있다. 주제와 관련 없이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읽어도 되지만 일단 말이 끊기면 안 된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떠도 안 되며 어기면 발언 자격이 박탈된다. 일찍이 이 제도를 도입했던 우리나라는 1973년 폐지됐다가 2012년 1
2018년 현장실습생 1만7천656명 중 42.6%인 7천519명이 주당 34시간 현장실습을 한 후 참여기업으로부터 수당을 받지 못하는 등 평균적으로 주당 33.0시간 현장실습을 하고도 최저임금인 117만여 원 대비 45.6%인 53만8천여원만을 현장실습 수당으로 지급받은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감사원의 ‘직업교육 추진 및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고등학교 학생 수 153만 명 대비 직업계고 학생 수는 28.4만 명으로 약 18.5%의 비중을 차지하며, OECD 평균 45.9%(2014년)와 비교하면 훨씬 작은 비중이며, 직업계고 학교 수는 586개로 전체 고등학교 수 2천359개 대비 24.8%의 비중을 차지한다.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는 2017년 발생한 현장실습생의 자살사건 등으로 현장실습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하고, 학생 및 근로자 신분에서 학생 신분으로 변경되어 근로계약 체결 및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며, 취업시기를 3학년 2학기에서 동계방학 이후로 변경하는 내용의 2018년 ‘학습중심’ 현장실습제도를 전면 도입됐다. 최근, 직업계고의 주요 취업준비 통로였던 현장실습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