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113년, 우리는 무엇을 성찰하고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지난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한국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참여함을 분명히 하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북중러 진영화가 촉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이 현대적 의미의 진영화에 가담한 기원은 1896년 아관파천이다. 조선은 강압적인 일본에 대항하기 위하여 삼국간섭 이후 부상한 러시아 진영에 의탁하였다. 이후 러시아의 비호 아래 대한제국을 수립하여 근대국가로의 개혁을 추진하였으나,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 진영(영국)이 승리한 결과 실패로 끝나게 된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속한 냉전 시기는 성공의 역사였다. 냉전 붕괴 이후에는 미국 일극의 조류를 타고 선진국으로까지 도약한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G2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새로운 진영화 전략으로 인하여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미소 냉전 시기는 지정학적 갈등의 시대였으나, 미중 간 진영화의 본질은 지경·지정학의 복합적 성격이 짙다. 미소 간 진영화의 목적은 체
학교 졸업 이후에도 취업이 되지 않은 ‘청년 백수’ 인원이 126만 명을 돌파했다.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일자리를 얻지 못해 놀고 있는 고급인력이 수두룩하고 상당수는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형편이다. 아예 구직을 단념하고 방황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가의 실업 대책, 일자리정책은 전면 재설계돼야 한다. 높디높은 고용절벽 앞에서 길을 잃고 낙심에 빠진 청년들이 득실대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나.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인구 841만 6000명 가운데 재학·휴학생을 제외한 최종학교 졸업자(수료·중퇴 포함)는 452만 1000명이고, 이 중 126만 1000명이 미취업 상태였다. 구체적으로 ‘청년 백수’는 4년제(45만 1000명) 및 3년제 이하(21만 5000명) 대학 졸업자가 66만 6000명, 대학원 졸업 이상자가 1만 2000명으로 대졸 이상자가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고졸(52만 4000명), 중졸(4만 8000명), 초졸 이하(1만 명) 등 고졸 이하의 비중은 46.2%였다. 이들은 직업훈련을 받거나(4.7%) 취업 준비를 위해 학원·도서관 등에 다닌다(36.2%)고 응답했
소설가가 자신이 쓴 소설 밖의 이야기로 질문을 받는 일은 드물다. 나는 평생 받고도 남을 그 드문 질문을 지난 며칠 내내 받았다. 내가 쓴 소설 ‘범도’의 바깥에서 벌어진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에 대해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물었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죠? 나는 누가 왜 항일무장투쟁을 이끈 영웅들의 흉상을 철거하려 드는지는 잘 모르지만 철거의 대상이 된 그들이 누구인지는 조금 안다. 줄이고 줄여서 6백 페이지가 넘는 책 두 권으로 펴낸 소설 ‘범도’에 담긴 홍범도와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이회영 선생의 이야기를 몇 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한 문장씩으로 대답했다. -홍범도? -항일무장투쟁 전선에서 가장 오래 싸우고 가장 크게 이겼으면서도 무엇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남기지도 않은 채 극장 수위로 최후를 마친 조선 최고의 포수가 홍범도입니다. 홍범도가 최초의 동지 김수협과 함께 단발령에서 일본군 12명을 사살한 것이 1895년 9월 19일이었다. 그의 나이 27세였다. 1908년 일본군 천지가 된 조선을 떠나 압록강을 넘어갈 때까지 그는 가장 오래 싸우고 가장 많이 이긴 포수부대의 대장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신흥관은 함흥시 중심에 자리 잡은 규모가 큰 음식점이다. 1976년 준공되어 부지면적 2만2000㎡로 지상 2층, 지하로 1층에는 식사, 2층에는 연회장으로 사용된다. 여기서 유명한 함흥냉면이 나온다. 함흥에서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신흥군이 있다. 신흥군은 일제시기 부전강, 장진강 발전소가 생기면서 번창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감자전분은 신흥군을 거쳐 함흥으로 흘러들었다. 감자는 오래전부터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그래서 감자전분으로 만든 농마(녹말)국수는 함경도 지방 특산으로 이름 있다. 신흥군에서 들어온 감자전분은 농마국수로 만들어져 지금의 함흥 신흥관 명물이 되었다. 함흥에는 농마국수를 기막히게 잘 만들어 인기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 레시피는 그이가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함흥사람들은 냉면보다는 농마국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용하는 육수에 따라 온면과 냉면을 구분한다. 농마국수는 차게도, 따뜻하게도 먹는다. 따뜻한 농마국수는 고기국물을 부어 먹는다.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서는 농마국수를 일상으로 먹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농마국수를 별미로 먹는다. 함경북도, 량(양)강도, 자강도 사람들은 감자전분으로 만든…
화성시가 시민들의 교통복지를 위해 매년 300억 원을 마을버스 적자노선 재정지원에 쓰고 있다. 막대한 재정지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벨트에 속한 화성시가 법인 지방소득세 감소에 따른 세출 사업 예산을 감액 편성을 고려하고 있어 재정지원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본보 6월 13일자, 14일자 8면, 19일자1면, 26일자 9면, 7월4일자 9면, 11자 9면)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은 공공성과 효율성이라는 양립하기 쉽지 않은 두 가지 목적으로 달성해야 한다. 예산의 합리적집행이라는 관점에서 경제성 분석을 통해 효율성을 평가해야 하며, 사회적 공익의 관점에서 정책성 분석 및 지역균형발전 항목을 통해 형평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화성시의 마을버스 재정지원 정책은 어떨까? 화성시의 마을버스 적자노선은 전체 마을버스 노선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적자노선에 대한 재정지원은 화성시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적자노선에 대한 재정지원은 해당노선의 운행을 보장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효율성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유는 이렇다. 적자
“누군가 나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지난 2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긴급복지 핫라인 개설 1년을 맞아 담당 부서를 찾아가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한 말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전화하신 분 입장에서 고민하고 공감해 달라”면서 “수원 세모녀 사건과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도민에게 든든한 복지 울타리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김지사의 말에 공감한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가 동반해 세상을 떠나는 사건들이 발생해 국민들을 울렸다. 2014년 송파 세모녀 사건에 이어 2018년 증평 모녀사건, 지난해 8월 21일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일어났다. 수원 세 모녀 사건은 화성시에 주소를 두고 있던 세 모녀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수원으로 이사와 생활을 하다가 복지사각지대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다.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일깨워 준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경기도는 이 사건이 발생한 며칠 후 김동연 지사의 지시로 긴급복지 핫라인을 개설했다. 생활고를 겪는 도민 본인, 또는 이웃이 긴급복지 핫라인으로 연락하면 도움을 준다. 핫라인
다시 써야하는 징비록 징비(懲毖). 잘못을 묻고 이후의 근심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시경(詩經) 소비편(小毖篇)에 있는 "지난 잘못을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 영의정과 전시 군사 최고직을 지낸 류성룡의 징비록이 대표적이다. 그는 징비록을 통해 임진왜란의 원인과 7년의 전란 상황을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개인과 조직은 어떤 일에 크게 실패했다면 그 이유를 분석하고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와 국가의 경우에는 그 폐해와 부작용, 전국민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징비가 더욱 더 필요하다. 잼버리 대회의 성공 경험과 실패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주최하는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축제이다. 14세에서 17세까지의 전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한다. 이번 세계 잼버리 대회는 전북 부안의 새만금에서 열려 158개국에서 4만 3천 여명이 참가했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려 세계 잼버리 대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다. 1991년에는 강원도 고성에서 17회 잼버리가 열렸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성공적 개최가 2017년…
프로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과연 무슨 차이일까?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것일까? 유산균, 젖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등은 모두 비슷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젖산균은 세균을 배양할 때 젖산을 생산한다 하여 우리나라에서 유산균을 대체하는 말로 사용하던 용어다. 유산균은 젖산의 일본어 표현인 유산을 생산하는 세균이라는 이름에서 기인한다. 이에 반해 프로바이오틱스는 Pro(영어의 for에 해당하는 그리스어)와 Bios (영어의 Life에 해당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우리나라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서 말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사람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생균”으로 정의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만약 이들이 모두 죽고 생균이 아니라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생물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물질대사를 진행하게 되고 이 물질대사의 결과로 나오는 산물이 포스트바이오틱스라고 부르는 물질이다. 즉,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생균이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이름이 같으면 효능도 같을까? 지구 상의 모든 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