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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기도미술관 김홍희 관장

경험·정보력 쌓아야 새로운 패러다임 제안
큐레이터, 문화 생산자이자 창조자

“솔직히 저는 항상 사람들한테 그래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왜냐하면 60여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논걸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거든요.” 배우 황정민이 2005년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진솔한 표정으로 전한 일명 ‘밥상 수상소감’이다. 이렇듯 전시, 연극, 영화 등 대부분 배우와 작가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작품의 구상단계부터 무대에 올려지는 완성단계까지 일선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 기획하고 연출하는 숨은 리더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다. 이에 본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숨은 일꾼들을 소개하는 ‘이동훈 기자가 만난 문화 Leader’를 기획했다. 문화계에서 각계각층의 숨은 리더들을 찾아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금껏 숨은 리더들이 기획, 연출했던 작품들을 다시 꺼내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본다.<편집자주>

 

‘아프리카 세계전’ 제3세계 예술 한자리에

“‘큐레이터’는 문화 생산자이자 창조자다.”

김홍희(61·여) 경기도미술관 초대 관장은 문화계에서 ‘마이더스의 손’ 으로 불린다.

오랜 경험을 통한 노하우로 기획하는 전시마다 성공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관장은 30대 초반 늦깎이에 미술사 공부를 시작한 미술계 늦둥이다.

뉴욕총영사관 한국문화원의 문정관으로 활동한 남편 천호선 씨를 따라 뉴욕에 갔다가 백남준과의 ‘운명적 만남’ 을 계기로 문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래서 그런지 김 관장의 전공은 비디오 아트와 페미니즘 미술사.

이후 10년 가까이 남편을 따라 덴마크의 코펜하겐대학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뒤 이화여대에서 서양현대미술사학과 대학원을 수료한 데이어 캐나다 몬트리올의 콘코디어대학에서 미술사학과 석사과정, 다시 홍익대에서 서양미술사 박사 과정을 마치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된 이유 중 하나도 해외에서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광주비엔날레를 국제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서였다.

2006년 12월 경기도미술관 관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관장은 도미술관의 대중화를 위해 “올해는 미술관 근처 공원을 찾는 도민들이 미술관을 지나치지 않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현재 관람객들이 쉴 수있는 스트리트카페를 만들어 운영중에 있다. 질 높은 전시로 도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예산이 다소 삭감돼 생각보다 전시 규모가 작아질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해외교류 미술인 ‘아프리카 세계전‘은 올해 꼭 해야하는 사업이다. 유럽 등의 미술은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제3세계의 미술은 생소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큐레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큐레이터는 벽에 그림만 걸어 놓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함량을 넓히기 위해 공부도 중요하지만 경험을 쌓는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정보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는 큐레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희 관장이 기획·연출한 주요 전시회

‘현대미술 재조명’ 아시아 미술 위상 강화

 

■ 2006 광주비엔날레

2006 광주비엔날레에는 32개국에서 127명이 참가, 5개의 전시관에 총 89작품이 전시됐다.

‘첫 장-뿌리를 찾아서’와 ‘마지막 장-길을 찾아서’로 구성된 전시는 기획자와 작가를 대폭 늘려 기본주제인 ‘아시아성’의 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져진 자체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외부 공간디자이너 의뢰 없이 전시공간 활용을 자체 해결, 공간이용과 관람동선 등에서 관객의 편의를 높였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의 눈으로 세계 현대미술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아시아 미술의 역동성과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김 관장은 “서구 예술의 대안으로 ‘아시아’를 부각한 주제 설정이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1990년대 이후 ‘한류 열풍’처럼 아시아 미술의 변화와 역동성을 보여주고 편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아시아 미술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 탄생과정·존재 의미 감각적으로 해부

■ 창작해부학

완성된 작품을 위주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미술 전시와 차별해 작품의 진행 과정 및 아이디어의 전개 과정을 담은 시각 자료들을 정리, 작품의 탄생 과정과 존재 의미를 감각적으로 ‘해부’ 하는 전시.

창작해부학은 출품된 작품들이 완성되기까지 거친 창작의 과정들을 추적해 드러내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관람객이 ‘난해한’ 현대미술을 차근차근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가지는 현대미술을 ‘사라진 재현과 차용의 놀이’(홍경택, 구동희, 리경), ‘사진, 현대미술의 혁명가’(오상택, 유현미, 이민호, 임택), ‘일상의 (사소한) 프로젝트’(김윤수, 배종헌, 정소연), ‘시선과 공간의 문제’(박은선, 김민정, 박준범, 이해민선)로 기획하고,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21세기 변화된 여성미술 시대담론 제시

■ 2008 경기미술프로젝트 ‘언니가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개막 이후 한 달 반여 동안 모두 2만6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일반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 연장 전시까지 했다.

경기도미술관이 위치한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 미술관의 정체성 형성 맥락에서 연구하고 기획하는 등 도의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를 전시 주제로 삼았다.

근대 여성미술의 문을 연 수원출신의 나혜석과 현대 페미니즘 미술을 개척한 화성서 작업하는 윤석남을 두 축으로 경기 여성미술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고자 기획, 나혜석 작고 60주기를 맞아 21세기 변화된 여성상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의 여성미술에 대한 시대담론을 제시했다.

한국 현대미술 여성작가 26명과 여성을 주제로 작업하는 남성작가 1명, 총 27명 작가의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된 전시는 ‘우마드(Womad)’, ‘허스토리(Herstory)’, ‘시스터액트(Sister Act)’, ‘팜므파탈(Femme Fatale)’ 등을 보여준 전시. 특히 경기도를 비롯해 타지역과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 이번 전시를 통해 도 여성 작가의 작품 뿐 아니라 프랑스, 미국,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작가의 작품, 그리고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2세 작가의 작품까지 한 자리에 모이게 함으로써 도의 지역적 특수성을 탈지역주의로 승화시키고 다양성과 세계성을 부여했다.

‘4인 거장’ 현대 건축 새로운 패러다임 제안

■ 경기도미술관@안산

경기도 미술관의 위치, 장소, 공간에 기초한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작업으로 펼쳐진다.

안산시의 역사적, 문화적, 지형적 특성을 연구해 안산시에서 향후 실행 가능한 네 가지 마스터플랜을 형성했으며 미술과 인접한 타 장르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경기도미술관의 기획 전시다.

특히 참여 작가 제프리 이나바는 건축사무소 이나바(INABA)를 설립자이며 조민석은 매스스터디스(Mass Studies), 비야케 잉겔스는 빅(BIG; Bjarke Ingels Group), 그리고 매드(MAD)의 설립한 마얀송 등은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머징 건축가들로 현대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며 국제 무대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4인의 건축가들은 경기도미술관이 위치한 안산시에 4개의 건축적 제안을 내놓아 함께하는 건축 뿐 아니라 미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했다.

 

약   력
   
▲ 경기도미술관 김홍희 관장
● 학력
1998년  홍익대학교 서양미술사 박사
1989년  캐나다 몬트리올 Concordia University 미술사학과 석사
1984년~1985년  덴마크 Copenhagen University 미술사학과
1980년~1982년  뉴욕 Hunter College 미술사 학부및 대학원
1970년  이화여자대학교 불문과 졸업
●경력
2006~  경기도미술관 관장
2000~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겸임교수
2005~2006  2006광주비엔날레 총감독
2004~2006  경기문화재단 백남준미술관 학예자문
1998~2006  쌈지스페이스 관장
2003   제5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2001  2001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국제커미티 멤버 
2000  2000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커미셔너
1995  ’95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InfoART> 큐레이터
● 수상
2007  대통령 옥관문화훈장(제222호), 2006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자격 
2003  제14회 석주미술상 수상(평론부문)
1996  대통령 표창 (제100534호), ’95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전문위원 자격
1996  중앙일보 제정 제1회 <월간미술대상> 수상 (큐레이터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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