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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이장면] 허진호 감독 ‘봄날은 간다’

쓰디쓴 이별 후엔 지독한 그리움 뿐

‘봄날은 간다’는 사랑이라는 마음의 병 그 후 남는 그리움이란 후유증 그리고 결국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허진호 감독은 아름다운 영상과 세련된 음악 등 뛰어난 완성도로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랑에 빠진 청년이 사랑의 변화에서 겪게 되는 가슴앓이와 자기성찰을 그린 멜로영화.

하지만 이 영화의 재미는 이것이 아니다.

‘봄날은 간다’가 가진 매력은 현실적 소재에 섬세한 연출로 특히 시련에 가슴아파 하는 남자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이 영화에서 이영애(은수)는 유지태(상우)에게 절대 ‘대시’ 하지 않는다.

그냥 “라면 먹고 갈래요?” 라고 은근히 남자를 유혹할 뿐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유혹이 호감이 되고 그것이 사랑으로 발전하고 결국에는 쓰디쓴 잔인한 이별을 맞게된다.

정말 재미있는 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사랑도 변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허진호 감독은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들을 다루면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상우가 은수의 전화를 기다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핸드폰의 벨소리를 여러 차례 바꾸는 장면과 핸드폰 줄을 붙들고 이리저리 흔드는 장면을 보면서 “맞아 나도 그랬어” 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실연 후 은수의 늙었을 때의 추함을 상상해보라는 친구의 위로를 듣고 “그러네 그러니깐 (은수가)불쌍해 진다. 야... 근데 보고 싶다”는 대사는 헤어졌지만 그래도 한번이라도 보고싶은, 예전에는 어렵지 않게 그녀를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음에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또 할머니의 역할도 매우 크다.

시련에 힘들어하고 있는 상우에게 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힘들지?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게 아니란다”라고 위로한다.

특히 후반부에 은수가 화분을 건내며 “이거 할머니 갖다줘”라고 말하자 상우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어”라고 맞받아 친다.

이젠 더 이상 우리 사이에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우역을 맡은 유지태가 애드립으로 한 말이어서 DVD에서는 대사가 삭제돼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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