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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고엽제전우회 오산시지회를 찾아서

본연 임무 함께 야간순찰·오산천 감시 등 환경지킴이 역할 ‘온힘’
베트남전 참전용사 60% 가량 고엽제 피해자…고통속 하나 둘 사라져
유 지회장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 안타깝지만 죽어서도 애국할 것”

 


‘전쟁 상처’ 사라져도 ‘나라 사랑’ 영원하리…

‘Old soldiers never die,They just fade away.(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 장군(원수)이 남긴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에서 자유로웠던 나라는 거의 없었다. 때론 침략자로, 때론 희생양으로 점철되는 전쟁은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다.

베트남전쟁(월남전쟁)은 1964년 통킹만사건을 구실로 미국이 북베트남에 폭격하면서 1973년까지 8년8개월간 지속됐다. 학자에 따라서 미국이 베트남에 개입하기 시작한 1959년을 기점으로 잡기도 한다. 이 전쟁은 민족적공산주의자 베트남민주공화국(북베트남)과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베트콩)이 베트남공화국(남베트남)을 상대로 싸운 내전의성격을 띤다. 반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남베트남을 지원키 위해 개입하고,여기에 맞서 중국과 북한도 비공식적으로 각각 전투원을 파견해 북베트남을 지원하면서 국제전으로 번졌다.

베트남전쟁은 한국전쟁과 더불어 냉전기간의 대표적 전쟁으로 꼽힌다. 희끗한 머리, 얼룩달룩한 제복, 검은 안경, 군화, 절제된 자세 등….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고엽제전우회원들을 상징하는 표면적 인상착의다. 국가보훈단체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오산시지회(지회장 유을로·63). 고엽제 피해자로 가슴앓이를 하며 하루도 맘편한 날이 없지만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이들에게 불변의 법칙이다. 유을로 지회장과 대원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상과 짊어진 삶의 애환을 들어 본다.
(편집자 주)


2005년 9월13일 설립된 오산시지회는 운영위원장(홍종호), 사업본부장(황을서), 선도과장(이종범), 사무장(김흥기), 조직과장(유태붕), 구급과장(심장섭), 홍보과장(석진호) 등 7개 분과와 간사(안금옥·김영옥)로 조직을 이뤄 회원 170명이 활동하고 있다.

고엽제후유의증 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1993.3.10 법률 제4547호) 및 동법 시행령(1997.12.31 대통령령 제15603호)에 의거, (사)월남전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사)대한민국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사)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로 오늘에 이른다.

앞서 1991년 호주교민 최영환 전우(2000년 작고)가 오렌지펀드제공 고엽제실상으로 최초 확인, 같은해 전국 시·도에서 55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참전전우회설립 및 고엽제대책본부가 발족되면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전신으로 태동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총회장 이형규·사무총장 김성욱)는 전국 16개 시·도지부와 산하에 181개 시·군·구지회를 두고 있다.

고엽제(枯葉劑)는 식물의 잎이 완전히 자라기 전에 떨어지게 하는 화학약품이다. 베트남전쟁때 월남군과 미군이 이런 목적으로 메콩델타 정글에 고엽제를 대량살포하면서 생태계와 인체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쳤다.

오산시지회는 중앙회와 도지부 통제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대표적 봉사활동으로 환경지킴이 역할에 혼신을 쏟는다.

등·하교 학생들을 위한 교통정리, 청소년 유해업소 계도, 야간순찰, 환경캠페인, 하천감시 등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나 눈에 띈다. 모든 대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궂은일에 앞장서며 행동으로 솔선수범하기 때문이다.

(사)전국참전유공자환경운동본부를 발족시켜 2007년부터 자체적으로 내고장 환경파수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오산천(국가하천) 사랑은 각별하다.

전국 최초로 친환경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오산천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감시활동에 나서며 환경지킴이로 본분을 다하고 있다. 전장(戰場)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전우였기에 대원들간에 우정과 의리는 남다르다. 서로 눈빛만 봐도 이심전심으로 생각과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인간애가 돈독하게 중무장 돼 있다.

김흥기(67) 사무장은 베트남전쟁 유공자로 1966년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화랑무공훈장과 인헌무공훈장을 받은 장본인이다. 그는 당시 육군 맹호부대 기갑연대 3분대장(하사)으로 참전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한낱 퇴역한 노병(老兵)으로 살고 있지만, 그가 들려 준 월남전 무용담은 몇날몇일 밤을 새며 들어도 끝없을 정도로 처참하고 잔혹하다.

대원들은 “국가의 명령에 따라 사선(死線)을 넘나 들며 전쟁을 치른 수많은 전우들이 지금은 고엽제 피해자로 전락,만성합병증에 시달리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며“세월이 흐르면서 하나 둘씩 운명을 달리하는 전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국군(육·해·공) 32만3천명 가운데 20만명이 고엽제 환자로 판정됐다. 또 국군 4천407명, 미군 5만8천159명, 남베트남군(22만357명) 등 모두 28만5천831명이 전사하고 부상·실종자도 148만6천635명에 이른다. 그러나 엄청난 인명과 물적피해를 남기며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일대에서 치러진 베트남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북베트남이 승리했다.

유을로 지회장은 “국가의 부름에 따라 이역만리(異域萬里)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한 전우들 상당수가 고엽제 피해자로 노년을 살아가고 있다”며 “아직도 우리사회 일부에서 고엽제 대원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지만,국가와 국민을 향한 애국심은 비록 죽어서도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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