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구름조금동두천 26.2℃
  • 맑음강릉 30.7℃
  • 흐림서울 27.5℃
  • 구름많음대전 27.1℃
  • 구름많음대구 28.1℃
  • 맑음울산 26.9℃
  • 구름조금광주 27.1℃
  • 맑음부산 26.8℃
  • 구름조금고창 27.0℃
  • 맑음제주 28.3℃
  • 구름조금강화 26.6℃
  • 맑음보은 24.6℃
  • 맑음금산 25.3℃
  • 구름조금강진군 25.9℃
  • 맑음경주시 25.5℃
  • 맑음거제 25.7℃
기상청 제공

[지역특집] 구제역 발생 한달 ‘강화군 실상’

구제역 공습,‘아사’위기 내몰린 지역경제
관광객 상대 농축수산물 거래 끊기고 우제류 반출 금지
일반 내장객 입장료 수익 전년比 20% 수준 주민 울상
적정돈 넘은 돼지 미반출 사육장 파손 축산농가 한

 


수도 서울의 서북부 최대 문화유적 관광지인 강화도가 지난 4월 8일 구제역 발생 후 1개월이 지난 지금 극도의 경제 불황으로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아우성이 메아리치고 있다.이렇다할 공업시설이 없어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이 주를 이루며 관광객을 상대로 상업과 서비스업이 지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데 구제역 발생후 관광객과 등산객의 발길이 끊기고 우제류의 반출이 금지되면서 ‘굶어 죽겠다’는 하소연이 꼬리를 잇는다.이에 구제역 발생 한 달이 된 강화군의 실상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구제역 발생 후 상황

지난 4월 8일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한우농가에서 최초 발생한 구제역은 지난달 27일 강화군 불은면 고능리 돼지와 한우농가에 퍼지기까지 총 7개 농가에서 발생했다.

그동안 강화군은 구제역 차단을 위해 발생농가로부터 3km이내 우제류를 살처분 해 왔으나 구제역은 이웃인 김포시로 퍼졌고 급기야 충청도까지 확산됐다.

강화군의 우제류사육은 전체 824농가에서 6만7천258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종류별로는 한우 499농가 1만7천187마리, 육우 73농가 2천541마리, 젖소 45농가 2천453마리, 돼지 75농가 4만4천103마리, 사슴 94농가 653마리, 산양 38농가 321마리 등이다.

이는 강화군 인구가 약 6만 6천명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군민 1인당 1마리를 키우는 숫자다.

구제역 발생 후 현재까지 살처분 된 우제류는 총 227농가에 3만1천277마리로 강화군에서 사육하던 전체 우제류의 50%에 육박하는 엄청난 숫자다.

1개월 동안 살처분과 방역에 동원된 인력과 장비도 엄청나다. 한달동안 공무원, 군인, 소방대원, 수의사 등 1만3천300여명이 투입 됐고 굴삭기, 덤프, 제독차량 등 1천670대의 장비가 동원 됐으며 이밖에 소독약품 1만9천kg을 비롯 생석회 4만1천855포 방역복, 부직포, 비닐 등등 부가적인 약품과 물품도 투입됐다.

구제역이 지역에 미친 영향

구제역 발생 후 강화군은 외부인들의 방문과 내부인들의 출입 자제를 당부했다. 섬의 특성상 내륙과 연결된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서 방역만 잘 한다면 외부로의 전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4월 19일 강화군 금월리와 염하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김포시 월곶면 고양리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 하면서 강화도로 연결되는 모든 도로는 방역 초소가 설치되고 극심한 교통정체를 가져왔다. 강화도는 가기도 불편하고 가서는 안 되는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매년 봄이면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던 고려산 진달래 축제, 고려궁지 벚꽃 축제가 취소되고 각종 행사와 체육대회가 취소 됐다. 꼬리를 물고 달려오던 수학여행 버스와 관광차가 자취를 감추고 쭈꾸미를 맛보러 오던 인파도 걸음을 멈췄다.

실제로 강화군 시설관리공단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월 대비 입장료 수익을 보면 고려궁지가 지난해 2천300만원에서 올해는 688만원으로 70% 정도 줄었고 역사관이 54.87%, 초지진 64.55%, 마니산 43.36% 등 평균 약 50%가 줄어든 것으로 밝혔다.

이러한 통계는 요금을 내고 들어가는 역사관이나 마니산 등의 상황이고 실제 일반 상춘객까지 따진다면 피부로 느끼는 내방객은 지난해의 20% 수준도 안 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반응이다.

화도면 선수포구에서 수십년째 장사를 하는 M횟집은 지난해 4월 한달동안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에는 300만원도 채 매출을 올리지 못했으며 이맘때면 북새통을 이루던 강화읍의 인삼센터와 풍물시장도 공치고 들어가는 날이 허다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이다. 또한 외포리, 창후리 등의 횟집과 화도면, 온수리, 강화읍 등 전 지역의 식당들이 평소 매출의 30%도 안 된다고 울상이다.

또한 가축 농가들은 다 자란 돼지를 반출하지 못해 난리다. 불은면의 돼지 사육농가 K모씨는 “차라리 구제역에 걸려 보상이나 받았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보통 돼지의 경우 110kg이면 적정돈으로 출하하는데 현재 140kg에 육박해 있고 이들이 소비하는 사료값과 육중한 체구로 인한 사육장 파손, 새끼 돼지들을 분산하지 못해서 오는 미성장과 쌓이는 축분 등으로 죽을 지경이다.

구제역 제외 농가는 수매시 10%를 보상가로 쳐준다지만 다른 정부의 대책이 없이 이대로 가다가는 모든 축산농가가 제풀에 주저앉아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제류 사육 농가의 하소연이다.

대책은 있는가?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자 강화군은 지역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국의 교육청에 ‘일반 관광 방문은 괜찮다’는 등의 홍보를 하고 있지만 연일 보도되는 매스컴의 영향과 곳곳에서 실시되는 방역에 따른 교통체증 등으로 묘책을 내놓지 못한채 하루빨리 구제역에서 해방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공무원들 또한 죽을 맛이다. 5월 들어서는 인력을 채용해 행정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했지만 여전히 구름 상황실에 매달리고 방역초소를 순찰해야 한다.

4월 내내 밤낮 없이 방역장에서 근무를 마치고 다시 투입되는 상황 속에서 밀린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기진맥진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6월 선거가 다가오지만 주민들은 ‘선거고 뭐고 우선 먹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아우성이다.

구제역 한 달! 밴댕이 철이 되고 꽃게, 병어 철이 다가왔지만 강화도는 한 겨울이다.

강화도가 휘청거리고 있다. 하루빨리 구제역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을 보면서 이 상황이 장기화 한다면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