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요금 인하, 네트워크 분담금 등 통신업계 이슈와 관련해 삼성전자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거침없이 털어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19일 “(휴대폰) 제조사들이 다른 나라에서 유통되는 값으로 (국내에서도) 판다면 국민 부담이 확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통신요금은 해외보다 싸지만 국내 제조사들이 단말기 공급가격이 해외에 비해 40~50% 가까이 비싸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 차단 사태와 관련해서도 독설을 이어갔다. 그는 통신망을 전력망에 비유해 “누군가 특별한 기기 때문에 전력을 내 마음대로 쓴다면 말이 되겠냐”며 “통신망도 전력망과 같이 투자자와 사용자의 돈으로 만든 희소자원인 만큼 공짜로 쓰게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해 “스마트TV는 통신망이 연결돼 있지 않으면 그냥 값비싼 TV일 뿐”이라며 “국내에서 공짜로 썼다고 해외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작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비난을 쏟아낸 것은 2009년 아이폰 도입 당시부터 쌓인 오랜 악연이 영향을 미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이날 “아이폰 도입 당시 배신자 비슷한 취급을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아이폰 도입에 앞장선 KT에 대해 자사 단말기 공급가격을 높이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석채 회장은 이날 ‘올레 경영 2기’ 출범을 알리며 새로운 먹거리인 ‘Virtual Goods(가상상품)’를 유통하는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면서, 2015년까지 그룹 매출 4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