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가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의 이름을 딴 ‘김연아 거리’를 지정하고도 3년째 사용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7일 군포시에 따르면 시는 초·중·고교를 군포시에서 마친 김연아 선수를 기념하고자 2011년 김 선수의 모교인 수리동 도장중학교 맞은편 철쭉동산~산본동 8단지 앞~중앙도서관에 이르는 1.2㎞ 구간을 ‘김연아 거리’로 지정하고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시는 이 구간에 김연아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핸드프린팅 등 시설물과 ‘김연아 거리’임을 알리는 표지판 등을 설치하고 김 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선포식을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일부 시의원들이 관련 예산을 심의하며 ‘이제는 김연아 이름 자체도 싫다’는 등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김연아 거리 조성비용으로 편성된 예산 3천57만원을 전액 삭감해 사업이 무산됐다.

시의회는 당시 김연아 선수 측이 모교인 수리고에 위탁 전시해오던 초·중학교 시절 유니폼 등 소장품들을 일방적으로 회수한 상황에서 군포시가 더 이상 ‘짝사랑’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다.

이로 인해 해당 거리에는 ‘김연아 거리’라는 명예도로명이 부여돼 있음에도 선포조차 하지 못한 상태인 데다 등록기한이 오는 2016년 2월까지여서 앞으로 2년여 동안 도로명을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김 선수와 각종 연결고리를 억지로라도 만들고자 하는데 김 선수가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한 군포시는 갖고 있던 고리마저 끊어버렸다는 비판여론이 또다시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김 선수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군포시민으로서 뿌듯한 한편 안타까운 마음도 금할 수 없다”며 “시 입장에서는 거대한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너무 아쉬울 따름”이라며 당시 군포시 의원들을 비난했다.

/군포=장순철기자 j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