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고 있는 전세난의 영향으로 지난 5년간 고가아파트의 가격은 소폭 하락한 반면, 저가아파트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가격의 5분위 배율은 4.5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은행이 이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6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12월 8.1로 시작한 5분위 배율은 2009년∼2013년 같은 달 기준으로 7.9→6.9→5.7→5.1→4.6으로 점차 낮아졌으며, 올해 3월까지 4.6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0.1 하락하며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의 가격 변동은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전국 상위 20%(5분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4억7천674만원으로, 5년 전인 2009년 4월(5억2천655만원)보다 4천981만원 하락했다.
반면, 하위 20%(1분위) 아파트 값은 평균 1억496만원으로, 5년 전(6천610만원)보다 3천886만원 올랐다.
고가아파트 값이 5년 새 9.5% 내리는 동안 저가아파트 값은 58.8%나 오른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5분위 아파트 값이 0.8%(398만원) 내리는 사이 1분위는 4.2%(424만원) 올랐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서울지역의 아파트 값 5분위 배율은 지난달 3.9를 기록하며, 지난해(4.0)보다 하락했다.
1분위 가격은 2억2천786만원으로 1.0% 올랐고, 5분위 가격은 8억9천497만원으로 1.2% 떨어졌다.
경기지역의 1분위 가격은 1억3천336만원으로 0.1% 상승했고, 5분위 가격은 4억4천331만원으로 2.4% 하락했다.
인천지역 역시 1분위(1억1천315만원)가 1.3% 올랐고, 5분위(3억3천195만원)는 1.2% 내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중대형·주상복합 아파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내려가며 거품이 빠졌지만, 저가의 소형 아파트는 공급부족과 전세난, 실속소비 경향이 더해지며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전승표기자 sp4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