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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금단의 땅에서 우리풍악 울려 퍼져…두 번째 독립 맞은 듯 감격스러워

14일 개방행사 열려...거리두기 완화, 일반인도 참석
개방 도중 행사용 전광판 넘어져 시민 6명 다치는 사고 발생

 81년 금단의 땅에서 우리 풍악이 울려 퍼졌다. 하늘 위로 단소와 꽹과리가 울려 퍼지자 비로소 이곳이 정말 우리 땅이 됐음을 실감했다. 풍물단 상모꾼 머리 위에서 어지럽게 나부끼는 하얀 끈은 지난 세월의 아픔과 아쉬움을 내쫓는 한풀이 춤사위였다.

 

14일 오전 진행된 부평 주한미군기지 캠프마켓 개방행사는 무너진 담장 대신 세워진 임시 문으로 풍악단이 앞장 서고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자물쇠로 잠긴 철재 문은 국방부 박재민 차관이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전달한 열쇠로 열렸다.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고 온 박 시장과 신은호 인천시의장, 차준택 부평구청장 등은 부대 안으로 한 걸음 들어와 두 팔을 올리고 ‘만세’를 외쳤다.

 

그러나 행사 도중 전광판이 쓰러지면서 시민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캠프마켓은 반환 부지 B구역으로, 면적은 전체 부지 44만㎡ 중 가운데 9만3000㎡ 정도다. 과거 미군 병사들의 야구장과 수영장, 극장 등으로 쓰였던 곳이다. 행사가 진행된 야구장은 일반 경기장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마름모꼴 형태 부지와 오래된 수동식 점수판, 조명탑 등은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박남춘 시장은 “정말 돌아올 수 있을까 싶었던 이 땅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며 “마치 독립을 다시 맞이한 듯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준택 부평구청장도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는 당초 코로나19로 20여 명의 일부 내빈만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일반 시민들도 발열체크와 명부 작성을 거쳐 현장에 들어왔다. 시민들은 지난 80여 년의 세월이 담긴 이곳을 잘 보존해야 한다면서도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만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캠프마켓 인근에 사는 박종인(73) 씨는 “들어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근사하고 과거 모습을 잘 실감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인근에 공원(부평, 부영공원) 2곳이 있는 만큼 공원으로 조성하더라도 차별화된 시설 등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던 구순애 씨도 “최대한 지금 있는 그대로를 보존해야 한다”면서도 “부평 한 가운데 있는 곳인 만큼 미래의 인천, 부평의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시설이 자리하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캠프마켓 반환 이후 활용방안으로 ▲캠프마켓 내부 시민 안전문제를 정리하고 현 상태로 우선 개방해 주민참여 공간 조성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공론화 ▲역사 문화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캠프마켓 아카이브 진행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시장도 이날 “이제는 온전한 시민의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며 “시민참여위원회를 확대하는 등 최대한 많은 의견수렴을 하고 신중히 숙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29분쯤 행사를 위해 설치한 LED 전광판이 넘어지면서 시민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중상이고, 나머지 5명은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마켓은 앞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민들에게 부분 개방된다. 안전사고 등의 우려로 개방된 야구장 부지 외 다른 주변 시설이나 건물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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