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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개혁,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가 열쇠

‘다당제’ 광장 과감히 열어 승자독식 구조 무너뜨리길

  • 등록 2022.03.02 06:00:00
  • 13면

20대 대선 막판에 더불어민주당이 등장시킨 ‘정치개혁’ 화두가 논란이다. 이재명 후보가 당을 움직이겠다고 선언했고, 송영길 대표가 행동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국무총리 국회 추천과 대선 결선 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당정치의 선진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변화는 사생결단의 양당제 폐해를 청산하는 일이다. ‘다당제’ 광장을 과감히 열어 망국적 승자독식(勝者獨食) 구조를 무너뜨려야 한다.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가 그 열쇠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발표한 정치개혁안은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감사원 국회 이관, 4년 중임제 개헌, 대선 결선 투표제,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화,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도입 등이 골자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통합 정치개혁을 위한 민주당 의원 결의’를 통해 “갈등과 분열을 먹고 사는 지금의 정치로는 국민역량을 결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위성 정당으로 선거 개혁을 실종시킨 ‘승자독식 정치’, 우리 잘못에는 눈감는 ‘내로남불 정치’, 민생 현실과 동떨어진 ‘소모적 대결 정치’를 민주당이 먼저 반성한다”며 “이제 ‘기득권 대결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통합 정치’로 가자”고 선언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하지만 한국 정치의 맹점들을 정확하게 찔러낸 이 같은 결의가 하필이면 왜 지금 나오느냐는 지적이 있다.

 

야당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선거용으로 내놓은 임시방편 ‘부도 어음’ 아니냐는 싸늘한 눈길을 보낸다. 국민의힘은 “진정성 없는 정치개악 쇼”라고 거칠게 비난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소신이 있다면 그렇게 실행하면 되지 않겠냐”며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정치개혁은 민주당의 오래된 약속인데 이행하지 않았고, 또 선거법(연동형 비례대표제)을 바꿔놓고 배신한 것이 문제”라고 지난날을 소환하며 비판한다.

 

선거철에 각 캠프에서 내놓는 모든 것은 ‘선거용’이다. 그 어느 것도 선거전에서 이기기 위해 모색되지 않는 것은 없다. 송영길 대표도 이 선언에 잇대어 “안철수 후보의 새로운 정치, 심상정 후보의 진보정치, 김동연 후보의 새로운 물결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며 솔직하게 러브콜을 보냈다.

 

‘정치개혁’은 어떤 경우에도 그 가치를 폄훼해서는 안 될 시대적 화두다. 가뜩이나 흉측한 네거티브만 난무하는 대선 국면에 등장한 귀한 ‘개혁’ 논쟁을 굳이 묵살할 이유는 없다. 특히 ‘다당제’ 정치구조 지향은 피해서는 안 될 정치 선진화의 핵심 과제다. 그리고 그 변화의 문을 여는 손잡이가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다. 승자독식의 폐해를, 그 유치한 청백전을, 그리고 가없는 혐오 정치의 비극을 정말 종식하고 싶다면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의 깃발부터 세워야 한다. 학문이 천 갈래 만 갈래로 분화하고, 직업군이 천지개벽하듯 다양해지고, 각양각색 인간의 개성이 존중되는 21세기 대명천지에 어떻게 국민을 계속 두 줄로만 세우자고 우기는가. 여당은 기득권을 철저히 내려놓는 실천으로 진정성을 증명하고,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의 관성을 벗어나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정치개혁’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과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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