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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정의 날…유권자의 ‘성숙한 지혜’ 보여주자

‘회고적 투표’ 넘어 ‘전망적 투표’로 나라 미래 밝혀야

  • 등록 2022.03.09 06:00:00
  • 13면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헐뜯기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일관한 20대 대선 투표일이 밝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뜩이나 멍든 민심을 더욱 힘들게 했던, 선거기간 내내 펼쳐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저질 선거전도 모두 끝났다. 신기록을 달성한 사전투표율이 증명하듯, 이번 대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결정의 날, 마지막 선택만 남았다. ‘회고적 투표’를 넘어 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이성적인 ‘전망적 투표’로 유권자의 ‘성숙한 지혜’를 보여주자.

 

‘비호감 대선’으로 점철된 선거전의 혼란 속에 둔감해졌지만, 이번 대선전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엄중한 환경 속에 치러졌다. 이 나라는 지금 안보와 경제 지형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대전환의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가공할 코로나 후폭풍, 10여 년 만의 인플레와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인한 자산 양극화, 높은 청년 실업률, 세계 최저 출산율과 최고 고령화 속도 등 해결해야 할 국정이 산더미다.

 

혼돈 상황으로 치닫는 국제적 환경은 더욱 엄혹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라가 힘이 없으면 국민이 처참한 피란민으로 전락하는 비극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중이 대치하는 신냉전이 전개되는 급변은 안보 영역을 훌쩍 넘어서는 전방위적 글로벌 긴장국면을 예고한다. 기술, 공급망이 진영을 중심으로 복잡한 이합집산을 추동하는 새로운 경제패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최악의 흙밭 싸움을 연출했다. 여야는 국가의 미래 따위는 도무지 안중에도 없이 상대 후보에 대한 티 뜯기에만 혈안이 되어 결정타를 먹이기 위한 폭로전 선동에 함몰된 추악한 선거전을 펼쳤다. 상대 후보를 파렴치범으로 몰아 때리기 위한 온갖 협잡과 모함이 난무하는 형편없는 저질 청백전이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유권자를 하찮게 여기는 저급한 선거전략이 판치는 육박전에 불과했다.

 

이쯤에서 유권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선거야말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임을 똑똑히 상기해야 한다.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은 명실공히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부터 각성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심판의 성격을 띤 것이 선거인 만큼 그동안 해온 것을 평가해 표심에 반영하는 ‘회고적 투표(retrospective voting)’를 아주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온전히 감성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할 개연성이 높은 ‘심판’의 성격에만 머무르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국내외적으로 냉혹한 시대를 맞닥트리고 있는 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누가 앞으로 잘할 것인가 하는 전망적 투표(prospective voting)를 아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치명적인 ‘이성 마비’ 고질병을 획책하는 지독한 ‘진영주의’가 걱정이다. 하지만 지금은 맹종을 강박하는 기형적 파당 정치의 병폐를 논증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냉철한 이성을 꼿꼿이 가누고 투표장에 가시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물려줄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 잠시만 더 생각하고 결정하시라. 오늘의 선택이 당신의 삶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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