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4.0℃
  • 흐림강릉 24.9℃
  • 흐림서울 24.8℃
  • 대전 25.5℃
  • 흐림대구 29.6℃
  • 흐림울산 26.5℃
  • 박무광주 24.5℃
  • 흐림부산 25.9℃
  • 흐림고창 25.0℃
  • 흐림제주 28.4℃
  • 구름많음강화 23.8℃
  • 흐림보은 25.2℃
  • 흐림금산 26.0℃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7.1℃
  • 흐림거제 25.7℃
기상청 제공

[사설] 한·일, 섬세하고 절제된 접근으로 기회 살려야

서로 상대에 강경한 국민여론도 감안해야

  • 등록 2022.07.15 06:00:00
  • 13면

일본 참의원 선거가 지난 10일 집권 자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오랫동안 냉각기를 이어온 한일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본 자민당내 비둘기파로 알려진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에 참의원 선거까지 승리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한국도 대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새정부가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례적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분향소를 직접 조문했다. 한일 양국은 문재인 정부시절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문제 등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제 일본에서 선거가 끝났고, 한국에서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만큼 두 나라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새로운 협력적 미래관계를 열어가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두 나라 모두 과거를 교훈삼아 더욱 신중하고 정제된 자세와 충분한 교감아래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갔으면 한다. 

 

당장 일본의 평화헌법 개헌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1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자 개헌안을 조기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로 일본은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개헌지지 정당의 의석이 개헌 발의선(전체 의석의 3분의2)을 넘어섰다.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반성을 담은 평화헌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물론 자민당과 공명당 등 헌법개정에 찬성하는 세력들도 각론을 놓고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당장 개헌 추진이 가시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계기로 일본 국민 사이에서도 개헌 찬성(45%)이 반대(25%)를 압도하는 여론조사(NHK)가 나오는 등 일본의 우경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 한일간에는 일제감정기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과 관련해 가을로 임박한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최대 난제중 하나다. 지난 2018년 한국 대법원은 일본제철에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해당기업은 배상을 거부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노동자와 위안부 등 역사 문제에서 한국 측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4일 이 문제를 논의할 민관협의회가 출범하면서 해법을 모색중이다. 이와함께 한일 양국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조문외교를 비롯해 외교장관 회담을 조율중이다. 

 

두나라 사이에는 과거사나 개헌 등에서 뾰족한 출구를 찾기 어려운 구조적 정서가 있다. 한편으로 일본 자민당의 경우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권력구도 재편을 놓고 치열한 내부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일관계를 풀어갈 방향이나 시기가 그만큼 유동적이며 어려움이 있다. 우크라이나 지정학 사태를 계기로 세계는 점점 미국을 축으로 한 서방 대 중국‧러시아로 양분되며 긴장이 쌓여가고 있다. 

 

한국의 대외정책의 무게중심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며 한일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양국이 상호 존중과 호혜의 바탕위에서 절제되고 섬세한 관계개선에 나서주길 바란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