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의 장례식장 신축과 관련해 주민수용성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은 29일 오전 구청장실에서 길병원의 장례식장 신축을 반대(경기신문 7월 26일자 1면·8월 1일자 14면 보도)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골드 아파트입주자대표회는 주민 4700세대로부터 받은 ‘길병원 장례식장 신축 반대 서명’을 박 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길병원 장례식장 건축심의 과정에서 심의위원이 바뀌었던 점 ▲장례식장의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한 2020년 5월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교통량 산정이 정확히 이뤄지기 어려웠던 상황 ▲길병원이 인근 주민과 단 한 차례의 상의도 없이 신축을 결정한 점 등을 언급하며 건축허가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주민 남모 씨는 “길병원이 장례식장을 신축하는 부지가 바로 집 앞이다”며 “아무 상의도 없이 장례식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5월쯤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전 길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길병원은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전용호 남동구의원(국, 구월2·간석2·간석3동)은 “지난주 주민 집회가 열릴 때 현장에 온 길병원 관계자와 이야기를 했는데, ‘당장이라도 신축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주민과 상생을 해야 하는 길병원이 오히려 너무 당당하다”고 꼬집었다.
신동섭 인천시의원(국, 구월2·간석2·간석3동)도 “심의위원 변경, 교통영향평가 시점 등 주민들이 제기한 모든 문제에 공감한다”며 “시의회 차원에서도 절차상 문제점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박종효 구청장은 길병원이 주민들과의 협의에 소홀했다며 간담회 주선을 약속했다.
그는 “길병원에서는 주민들과 협의를 했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며 “공식적으로 남동구에서 간담회를 주선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길병원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식장은 필수 공익시설이 아니다. 병원 수익시설인 만큼 주민수용성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