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가 지역에서 구청 일을 돕는 통장(統長)들의 보수 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현재 통장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매달 30만 원의 수당과 자녀 장학금이 있다.
장학금은 대학생 자녀 1명에게 1년에 두 번 50만 원씩 지급하고, 대상은 구청장이 선발한다. 올해는 상반기에 19명이 장학금을 받았고 하반기에는 11명이 받을 예정이다.
다만 장학금은 대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에만 지급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같은 일을 하는데 대학생 자녀 유무에 따라 보수가 달라질 수 없다는 논리다.
김숙희 구의원(국힘, 갈산1·2·삼산1동)은 “대학생 자녀가 있든 없든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모든 통장이 같다”며 “자녀들의 취업 지원금 등 다른 보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구의회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통장은 새로운 행정 제도들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거나 봉사활동 지원, 긴급복지 서비스 대상 주민 파악 등의 업무 등을 한다. 9월 말 기준 부평구에 596명이 있다.
잡일이 많다 보니 인천의 일부 신도시나 주민 연령대가 높은 지역은 통장을 맡는 걸 꺼려 여러 차례 재공모에도 공석인 곳이 많다.
부평구가 통장들의 보수체계를 개편하면 다른 지역들도 같은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된다. 의도에는 공감하지만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구 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영택 부평구통장연합회 지부장(62)은 “부평구 예산이 열악하다는 것을 안다”며 “지원을 해 주면 물론 좋겠지만 가능한 예산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구는 다른 지자체 사례나 필요한 예산 등을 꼼꼼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내용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통장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장학금 외 다른 보상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조례를 만들거나 개정해야 하고 구 예산도 고려해야 한다”며 “구 의회에서 의견이 나왔으니 다른 지자체의 사례나 예산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