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병이 6000원이면 한 잔에 1000원이 넘네..."
'국민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계속되는 원재료·부자재 부담과 물류비 등에 주류업체들은 출고가 인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은 물론 주류를 생산하는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전기료까지 오르는 등 생산 전반에 투입되는 금액이 오른 상황"이라며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 요인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사는 술 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올랐는데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150원 올랐다. 또 제병 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식당과 주점에 납품되는 소주 가격은 더욱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4월부터 탁주에 붙는 세금을 올린다고 밝힌 바 있어 맥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월 기획재정부는 맥주와 막걸리 등 탁주에 붙는 주세는 3.57%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2년 세제 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주세 개편은 가격 변동에 따라 세금이 변하는 소주 등 종가세 주류와 과세 형평성을 맞춘다는 취지다. 다만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70%만 반영해 주세를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맥주에 부과되는 주세는 리터당 30.5원 오른 885.7원, 탁주는 1.5원 오른 44.4원이 된다.
한편, 최근 소주 한 병에 9000원을 받는 식당들도 등장하며 소주 가격이 1만 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원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벌써 '소주 한 병 1만 원 시대'란 말이 나오지 않냐"며 "큰 가게들은 소주 가격 1000원 올리는 게 부담이 없겠지만, 우리 같은 작은 가게는 손님 눈치가 보여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격을 그냥 두자니 남는 게 없고, 올리자니 퇴근길 가게를 찾는 손님들한테 미안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