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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의사들의 파업에 대한 생각

 

지금 의사들의 파업 이슈가 뜨겁다. 의대증원을 하겠다는 정부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의사들이 사직서를 내고 현장을 떠나고, 현장에는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있다. 의사는 돌아올 것인가. 아니면 돌아와야 하는가. 사람들은 의사가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환자의 불편은 늘어나고 그만큼 의사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질타가 잇따른다.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의미에서 사람들은 의사가 도덕적이고 이타적인 선택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북쪽에도 의사들의 소심한 파업이 있었다. 의사도 생존해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데, 의료계는 비생산부문이라 식량공급에서 제외했다. 의사들이 서로 약속 하고 동시에 치료를 중단했다. 속히 식량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생존하기 어려운 시기였고, 위협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었다. 생명을 살리는 기술은 있어도 가족을 살릴 아무런 준비도 못한 의사들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했기에 의사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의사가 없으면 치료해줄 사람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과 며칠안에 일어난 일이지만 멍청하게 가만히 있었던 사람보다 훨씬 나은 용기였다.

 

지금은 생존을 위협받을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의사들은 사직서를 내고 거리로 나왔다. 의사에 대한 존경을 가지고 있는 나로써 이 상황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 소심한 파업으로 가족을 지켰던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 누구나 자신에게 위협이 가해지면 반응을 한다. 더욱이 윤리적인 책임까지 떠안고 있는 의사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사도 파업을 할 권리를 가진 국민이지 않는가. 소심한 파업조차 용기가 되는 북쪽과 달리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의사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정치의 포장술 때문에 북쪽 의사는 환자에게 피와 살도 나누는 사람이여야 했다. 지금도 그러한 행위를 선전하고 있지만, 생존조차 보장 받지 못한 의사는 생명으로 거래를 한다. 기술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현명한 의사가 먼저 사직을 하고 장마당에 앉는다. 약을 팔고, 환자를 치료한다. 당연한 것 같지만 의사가 돈을 받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에 상상도 못한 것이다. 이런 행위도 어떻게 보면 파업과 같은 것이다.

 

의사도 파업할 권리가 있다. 생존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의사가 어떻게 환자의 생명을 살리겠는가. 의사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도 욕심이다. 물론 자신의 생명도 지킬수 없었던 북쪽의 상황과 많이 다르다. 뒷돈을 받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보다 그렇게 만든 사회에 문제가 있다. 지금 의사들의 파업이 지속되면 환자를 지키지 못했다는 도덕적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된다. 환자가 늘어나기전에 정부와 타협을 거쳐 지금의 상황이 종료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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