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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 지속…끝나가는 호시절

손보 빅5, 상반기 순익 5조 원 육박
IFRS17에 유리한 장기보험 주력 덕
제도개선 예고에 하반기 전망 '흐림'
2분기 실적은 후퇴…금리 인하도 부담

 

올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이 회계제도 변경 효과를 톡톡히 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회계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예고한 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위 5개 손보사(삼성·현대·DB·KB·메리츠)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4조 8211억 원이다. 1년 전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둬들인 곳은 삼성화재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어난 1조 312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DB손보 또한 1조 124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23.2%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화재도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997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1조 원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했다. 833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현대해상은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67.6% 급증했고, KB손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572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꼽힌다. 장기보장성보험이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상 핵심 수익성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5대 손보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규모는 35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회계제도 변경 이후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IFRS17이 도입된 이후로 보험사들이 지속적으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어서다. 

 

IFRS17은 보험사의 수익을 보험료가 들어온 시점이 아닌 계약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하도록 한다. 기본 원칙만 제시하고 보험사에게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보험사들이 장기보험 해지율을 자의적으로 산정하면서 미래에 생길 이익을 당겨 단기 실적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무·저해지보험 판매도 늘었다. 무·저해지 상품은 납입기간 내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일반 상품에 비해 저렴하다. 다만 해지율 설정에 따라 이익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논란을 인지한 금융당국이 회계제도 개선안 마련에 나선 만큼, 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 릴레이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IFRS17 공동협의체'를 꾸리고 회계 실무상 혼란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초 올해 2분기 결산이 이뤄지기 전인 8월까지 제도개선 방향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보험개혁회의에서 "연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판매채널, 회계제도, 상품구조 등의 종합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최근 국민의 관심이 높은 실손보험과 IFRS17 쟁점 사항의 경우 가급적 연말 전에 빠르게 개선방안을 도출·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 손보사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후퇴한 데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5대 손보사 중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늘어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금리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보험사들의 자산 수익성이 악화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금리로 팔았던 상품에서 역마진이 발생해 건전성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으로 인한 상반기 호실적은 이벤트 성이었다면, 제도 도입 초기부터 걱정됐던 역마진 문제가 금리하락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사들로서도 실적이 문제가 아니라 건전성 비율을 올리는게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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