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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뉴스읽기] 프라이드치킨과 밥

 

우리나라 저가 커피 브랜드 3위 업체인 컴포즈커피가 지난 달 2일 매각되었다. 필리핀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Jollibee) 푸즈’가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2억38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으며, 나머지는 졸리비 푸즈의 자회사 타이탄 다이닝이 5%,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 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25%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부산에서 시작된 컴포즈커피는 자체 로스팅 공장과 IT기술을 도입한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고품질 원두를 원활히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2년에 가맹점 2000호를 돌파하며, 2000억 원 수준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던 모회사 JM커피그룹 양재석 회장은 매각 주간사 케이알앤파트너스를 선정, 바로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BTS 멤버 뷔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자 가맹점도 급증하여 올해 6월 기준 가맹점 2612호를 기록했다. 지난 해 매출은 889억원,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47% 증가세를 보였다. 결국 양 회장은 컴포즈커피 창업 10년 만에 4700억 원 규모의 매각을 이루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인수를 단행한 졸리비 푸즈는 어떤 기업인가? 1978년 마닐라 퀘존시에 세워진 조그만 가게였던 졸리비는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졸리비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에 지점망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졸리비의 메뉴는 단순하다. 그레이비소스를 곁들인 프라이드치킨과 밥, 그리고 자체적으로 만든 햄버거가 대표 메뉴다. 그 외 필리핀 전통 면류 등 간단하고 저렴한 한 끼 식사가 되어 줄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간단한 음식으로 어떻게 8개국에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것일까? 졸리비는 우선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거나 해외근로자들이 진출해 있는 곳의 필리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나 졸리비가 필리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세계인들도 고객으로 삼고자 한 것은 현지인과 필리핀 사람들이 함께 졸리비 음식을 먹고 있는 광고를 보면 알 수 있다. 맛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낙언은 그의 저서 「맛 이야기(2016)」에서 화려한 요리보다 단순하고 익숙한 음식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맛있는 음식은 결국 엄마가 해 준 맛을 꼽는 때가 많으며, 가족이란 입맛을 나눈 사이여서 명절이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나누곤 한다는 것이다. 졸리비 푸즈의 음식과 맛 전략은 이런 맥락과 닿아있다.

 

리처드 신 졸리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컴포즈커피 인수 후 5년간은 한국시장에 집중할 것이며 컴포즈커피를 필리핀에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졸리비의 한국 진출에 대해 “한국의 치킨시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졸리비가 한국에 진출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치킨에 대한 사람들의 입맛은 매우 다르다,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리처드 신이 강조한 것처럼 식품기업 인수나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영업이익률이나 성장세, 가격 경쟁력 등 분석도 중요하지만 자국 및 해외 현지의 맛에 대한 분석과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각국에 진출한 한식당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에도 음식 프로그램들이 강세다. K푸드에 대한 외국 사람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한국음식 먹고 싶어서 한국을 방문해야겠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K푸드는 현지화 전략과 로컬 전략 사이 어디쯤으로 방향을 맞추어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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