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이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위대하게)를 외친 트럼프 시대가 재개되면서 국제 사회의 변동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긍정적이라면 우크라이나와 중동전쟁 종식이, 그러나 강력한 슈퍼 트럼프로 돌아온 그가 전개할 보호무역주의 시대의 재개는 매우 부정적일 것이다.
트럼프 2기는 바이든 정권을 뛰어넘어 강력한 통상정책으로 오직 미국만을(America Only) 위한 것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중남미 이민자에 대한 강력 규제와 보조금 감축 그리고 관세를 이용한 대미 수출국의 압박 등을 실시할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바이든 정부의 이민자 정책실패와 보조금으로 외자 유치한 성과를 공격하며 관세부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외쳤다. 당장에 바이든 정부의 압력으로 미국에 대규모 투자 중인 우리 대기업들과 대만의 TSMC 등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관세부과도 현재 3% 수준에서 모든 나라에 10~20%에 이르는 할 것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요 공격 대상은 중국일 것이다. 미국을 상대로 가장 많은 무역이익을 내는 중국에 60%에 이르는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언하니 이에 따른 중국의 대응과 제조업이 부족한 미국 내 산업 상황상 발생할 인플레이션 등 온통 어지러운 예상들뿐이다. 문제는 우리다. 방위비 증액과 통상 압박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제조업과 수출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는 대미 수출에 불똥이 튀었다. 이미 투자한 기업의 투자금 회수는 고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대미 무역 흑자는 대폭 축소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가능하더라도 당장에 효과를 낼 수도 없다. 어쩌면 과거의 시장이었는데 잃어버렸던 곳을 찾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마침 얼마전 중국에서 무비자 입국 국가 9개 나라를 발표했는데 그중에 한국이 있었다. 누군 웬 뜬금없는 중국의 행보냐 하지만 분명히 중국이 우리에게 손을 내민 것은 틀림없다. 이 손을 매정하게 쳐 버리기보다는 내막을 이해해야 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급격한 동맹 강화에 당황한 중국이 대안으로 우리에 손 내밀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동안 대중 수출로 고도성장을 이루었던 우리로서는 최근의 냉담을 끝내고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할 적기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그렇게 사이좋았던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시장은 어떠한가. 새로운 시장개척보다는 옛친구들이 필요한 때이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2기가 진행할 대북 접촉에 뒤처져서도 안 된다. 어쩌면 민족을 넘어서 우리 산업의 블루오션은 북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 외교를 금지옥엽 했던 윤석열 정부는 이제라도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트럼프의 가치는 이익이다. 때로는 오래된 친구가 가장 반가울 수 있다. 일방적으로 진행될 미국 우선주의에 휩쓸리지 않을 방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소릴 하면 무엇하나. 소귀에 경 읽기도 유분수지. 그래서 칼럼의 제목이 맷돌의 외로운 외침이다. 허탈하다.